과천백수 맹호영 통신 간헐적 연재 ⑦ 리더십
제약산업은 대표적인 고부가 가치산업으로 미래형 신산업, 혁신성장 선도산업, 중점육성산업 등으로 분류되어 새로운 정부마다 국가차원의 종합적 지원대책이 마련되고 있다.
우리나라 핵심인재가 보건의료계에 집중된 만큼 인적 클러스터는 세계 최고의 여건을 갖추고 있어 언제든지 환경이 주어지고 여건만 만들어지면 제약산업은 지금 보다도 더 큰 희망의 순간이 반드시 올 것이고 우리나라가 제약 강국으로 우뚝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제 제약기업 CEO는 글로벌 시각에서 도약할 준비를 하고,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전략과 전술을 경험해보지 않았으며 전혀 가보지 않은 새로운 낯선 길에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
그간 국민의 세금으로 월급을 받아 32년간 혜택을 받아 온 나는 공직생활을 통해 얻은 지식은 당연히 공공재 성격이 강하므로 다시 세상에 내놓아야 된다고 생각해왔다. 그래서 공직사회에서 엮어진 기득권 성격의 각종 네트워크, 즉 사회적 탯줄을 정리하여 새로운 인생을 살아보고자 노력을 하고 있다. 그간 배우고 일했던 분야가 주로 제약산업 진흥과 관련된 내용으로 그 경험을 함께 공유하고 싶어 소개하고자 한다.
※ 사회적 탯줄 : 엄마 배속의 태아는 오로지 탯줄에 의존해서 생명을 유지하고 세상에 태어나면 반드시 탯줄을 끊어야만 생명을 이어갈 수 있음. 비유적으로 사회관계망으로 엮어진 기득권을 사회적 탯줄로 표현.
제약기업이 본격적으로 세계 시장에 관심을 쏟은 것이 한·미 FTA 협상 이후이다. 국내 제약기업의 의지와 상관없이 미국측의 요구에 의해 한·미 FTA 협상의제에 의약품만 따로 떼어내어 별도의 분과로 구성·운영되고 우리나라 의약품 제도를 글로벌 표준으로 전환되도록 압력을 받았다. 2006년 미국 시애틀에서 본격적으로 한·미 FTA 통상협상이 한창 진행될 때, 어느부처인지 기억이 명확하지 않지만 국가간 통상의 세계에서는 내 나라가 아니면 모두 남의 나라이므로 오직 내 나라 이익이 극대화되는 방향으로 부처간 이기주의를 버리고 철저하게 대한민국 원팀으로 대처하자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결과적으로 국민들의 관심과 지원, 그리고 타 부처의 협조·협력으로 의약품 제도와 법령은 국제 표준으로 정비되어 오히려 위기가 기회가 되어 더 크고 넓은 국제 거대시장으로 진출할 수 토대가 만들어졌다.
의약품은 특성상 안전성이 중요하므로 인종에 따른 개체 차이가 있다고 가정하여 의약품이 국경을 넘을 때마다 그 개별국가의 제도법령에 따라 다시 임상을 실시하고 허가를 받아야 유통시킬 수 있다. 수출 대상 국가마다 그 국가 개별 법령에 따라 허가 받는 일이 힘들지만 제도·법령이 과학적근거를 통해 만들어지는 만큼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일정한 흐름이 있다. 그래서 미국에서 허가받은 경우 다른 나라에 진출하는데 상당이 용이하다. 세계시장을 목표로 한다면 초기 어려움이 있더라도 미국 등 최대시장을 겨냥한 전략을 세우는 것이 효과적 전략일 수 있다.
※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국내기업의 해외진출을 지원
약대를 졸업하고 복지부에 입사하여 보건과 복지 업무 전반을 경험하였지만 늘 의약품 제도와 법령에 관심을 두어 제약기업의 흥망성쇄를 직접 목격할 수 있었다. 왜 어떤 제약기업은 비약 성장하고 어떤 제약기업은 없어지거나 회사의 주인이 바뀌는 이유가 무엇일 까 궁금했었다. 우리나라 제약산업도 태동한 지 꽤 오래되어 창업자에서 2세,3세로 넘어가고 있다. 오랜 세월 제약기업을 지켜보다 보니 대체적으로 내가 예측한 상황이 들어맞는 기업이 많았다.
한 줄로 압축하면 제약기업 Owner 또는 CEO가 미래 통찰력을 지녔는 지, 그 여부가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중요한 이유가 되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대부분 돈을 최고의 가치라 여긴다. 기업의 목적이 돈 버는 것에만 집착하면 긴 호흡으로 가지 못했다. 작지만 오랫동안 성장하는 기업 오너가 한 얘기이다. "돈 버는것만이 어떻게 기업의 의미이고 목적이 되겠습니까. 돈이란 놈은 버는 맛을 느끼면 쉽게 헤어나질 못합니다. 사람의 마음을 얻어야지요."
공직생활하면서 주로 제약기업 임원들을 상대하다보니 나보다는 10살 내지 20살 많은 사람들이다. 일부는 일찍 성공한 30대 중역도 있었지만 대체로 40대 후반이 많았다. 특이한 것은 일찍 성공한 사람들이 인생후반에는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이 많아 "세상은 우연으로 이루어지지만 어떤 규칙을 가지고 세상이 움직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혼돈속에서도 일정한 질서가 있어 한발한발 바른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것도 깨달았다. 성실하게 열심히 해도 초반에 잘 뜨지않는 사람도 훗날 언제 인가는 인정받고 큰 CEO로 성장하는 광경을 목격하였다. 세상은 대체적으로 공평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직장생활을 시작한 1985년 1월부터 한달 스케줄(일정)을 모두 적을 수 있는 월력(달력)에 지금까지 38년간 내 일상을 기록하고 있다.
1장에 한달(31일)일정을 모두 적을 수 있어 편하지만, 칸이 작아 많은 내용을 기재할 수 없어 주요 단어(key word)만 적어 놓았다. 30년이 훨씬 지난 시점에 다시 펼쳐보아도 단어만 보고 그 날의 기억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인간의 뇌 저장기능에 감탄하기도 한다.
가끔씩 매년(1월∽12월) 특정한 달에는 무엇을 했는 지 궁금해서 1985년부터 2022년까지 37장을 쭉 펼쳐보면 신기하게도 매년 일정한 행동패턴이 있어 과거를 회상하기도 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기초자료로 활용하기도 한다. 수년 전에 자기가 한 발언을 분명하게 기억하는 CEO는 대체적으로 성공한 기업을 이끌고 있었다.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제약기업 특징은 한결같이 CEO의 리더십이 빛난다.
첫째로 직원의 마음을 움직이는 CEO가 회사를 꾸준히 성장시키고 있다. 내가 배웠던 "수신 제가 치국 평천하"은 이제 꼰대들만 이해하는 고리타분하고 재미없는 리더십이 되었다. 직원의 마음을 사로잡는 전략과 전술은 직원을 존중하고 믿어주고 칭찬하는 것이다. 외부에서 수혈하는 것보다 내부직원을 교육시켜 인재로 활용하는 적극적인 CEO가 인정받고 있다.
둘째로 CEO의 차가운 결단과 정확한 타이밍으로 성공을 견인한다. 내부 갈등을 부정의 요소가 아닌 긍정적인 에너지로 전환하는 능력이 돋보인다. 상호 신뢰와 존경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갈등을 미루지 않고 처리해결하는 능력이 뛰어나며, 항상 상대방 입장에서 먼저 이해하고 배려하는 리더쉽으로 좋은 관계를 유지한다.
셋째, 소통하고 공생하는 CEO는 직원들과 함께 발전한다. 성과를 CEO 혼자 독점하지 않고 함께 발전하는 공생의 길을 택하며, 위기에 처했을 때 두려워하지 않고, 때로는 전진을 위해 일보 후퇴하는 여유를 보이고 분명한 메시지 전달 등으로 직원들의 신뢰를 받는다. 태평성대에도 위기의식은 필요하다. 왜냐하면 위기의식은 문제의 발생을 예견하고 대비하려는 일종의 책임감이자 사명감으로 CEO가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덕목이기 때문이다.
세상이 빠르게 변해가고 있는데 옛 방식에 머물러 있는 기업은 국민들의 선택과 관심에서 멀어지고 밀려날 수 밖에 없다. 아무리 좋은 제품도 국민들에게 전달되지 않으면 그건 결국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직원 또는 국민과 소통할 때 필요한 것은 평등한 태도와 친근한 말투로 분명한 논리로 설득할 수 있는 소통능력이 CEO 에게 필요한 요소이다.
CEO가 미래 방향을 제대로 읽은 기업과 읽지못한 기업은 시간이 지나갈수록 큰 차이가 벌어진다. 미국·중국(G2) 거대국가가 경쟁·대결적인 구도로 변화하고 있고, 각 국에서는 국가재정 상황이 한계에 다달아 지속 가능한 건강재정을 위해 의료서비스 축소하는 정책이 입법화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가파른 고령사회 진입으로 건강재정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이미 한국은 선진국이므로 개도국 예외규정 적용은 불가능하여 선진국에 걸맞는 글로벌 표준을 따라야 한다.
CEO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글로벌시각에서 미래에 대한 통찰력을 키우는 것이다.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제약기업 CEO는 늘 배움을 통해 항상 스스로를 반성하며 자신만의 원칙을 지켜가고 있다. 그래서 잘못할 가능성이 현저하게 줄어들고 남에게 인정받고 성장하고 있으며 그 어떤 유혹에도 꿋꿋히 이겨나가고 있었다. 기업의 미래는 CEO의 미래 통찰력에 달려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