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시밀러에서 바이오신약…전문의약품에서 일반의약품·의약외품까지 외연 확장

셀트리온 창업자 서정진 회장이 그려온 글로벌 종합 바이오·제약회사의 기틀이 완성돼 가고 있다. 창업 초창기부터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사업에 집중해온 셀트리온은 이미 바이오시밀러 연구·개발(R&D)에서부터 제조·생산, 판매·유통까지 수직계열화(Vertical Integration) 구조를 구축했다.

서정진 회장은 최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복제약이 아닌 신약, 전문의약품(ETC)이 아닌 일반의약품(OTC)과 의약외품으로까지 사업 분야를 확장하며 셀트리온의 수평계열화(Horizontal Integration)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서 회장은 문어발식 확장은 아닐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셀트리온은 글로벌 시장에서 최상위 바이오시밀러 전문기업으로서 이미 그 위상을 굳혔다. 셀트리온은 지난 2012년 세계 최초로 항체 바이오시밀러를 개발에 성공하며 상업화도 이뤘다. 바로 자가면역질환치료제 '램시마'다. 특히 램시마는 유럽에서 항체 바이오시밀러 중에서는 세계 최초로 오리지널의약품의 점유율을 넘어서는 기염을 토했다. 램시마의 오리지널의약품인 레미케이드는 미국 제약사 얀센이 개발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다. 세계 첫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의 글로벌 누적 처방액과 매출액은 각각 12조원, 5조원을 넘어섰다.

셀트리온은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램시마의 후속 주력 제품으로 낙점한 램시마SC도 조만간 선보인다. 바이오시밀러가 아닌 바이오 신약으로 말이다. 서 회장은 "램시마SC가 오는 10월쯤 신약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기자간담회에서 말했다. 그는 "램시마SC를 필두로 내년에는 총 이중항체, 항암제 등 10개의 후속 신약후보물질 임상에도 나선다"고 덧붙였다.

셀트리온은 항체약물접합체(ADC), 이중항체, 마이크로바이옴, 경구용 항체치료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국내외 기업과 오픈이 노베이션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자체 R&D를 통해 플랫폼 기술과 항체신약 파이프라인 확보에도 집중하고 있다. 영국 익수다테라퓨틱스(Iksuda Therapeutics), 미국 트라이링크바이오테크놀로지(TriLink BioTechnologies), 에이비프로(Abpro Corporation), 라니테라퓨틱스(Rani Therapeutics), 국내의 경우 피노바이오, 리스큐어바이오사이언시스, 진메디신, 지뉴브 등과 전략적인 제휴 및 투자를 진행했다.

서정진 회장은 셀트리온(바이오의약품 개발·생산), 셀트리온제약(케미칼의약품 개발·생산), 셀트리온헬스케어(바이오의약품 판매·유통)로 구축한 수직계열화 구조에 일반의약품에 이어 의약외품까지 붙여 사업 영역을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셀트리온은 지난 2020년 일본 다케다제약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의약품 사업을 3000억원이 넘는 금액을 주고 인수했다. 인수를 통해 다케다제약의 전문의약품 브랜드 12개뿐만 아니라 일반의약품 브랜드 6개도 확보했다. 특히 화이투벤(감기약), 알보칠(구내염 치료제) 등 소비자들에게 잘 알려져 있는 일반의약품도 포함돼 있다.

서 회장은 이번 기자간담회에서 의약외품 사업에도 진출하겠다고 선언했다. 셀트리온그룹 내 상장 3사를 주축으로 완성된 수직계열화 구조와는 별개로 상장 3사간 합병이 이뤄지고 난 다음 '이 합병법인이 의약외품 계열사를 두는 구조'를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드존슨(J&J)도 의약외품 사업을 영위하는 자회사를 갖고 있다"면서 "글로벌 제약사가 의약외품 사업을 할 수 있는 것은 세계 직접판매망을 갖추고 있기 때문인데, 셀트리온도 세계 직판망 구축이 완료된 데다 글로벌 시장에서 브랜드 파워가 낮지 않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서정진 회장은 간담회에서 셀트리온그룹의 사업 경쟁력을 키우고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거시적인 관점에서 글로벌 바이오 기업 인수합병(M&A)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하나의 신약을 보유한 기업보다는 신약 개발을 위한 플랫폼을 보유한 기업을 우선순위에 놓고 M&A를 검토하고 있다"며 "문어발식 경영이 아닌 셀트리온그룹과 시너지 효과가 있는 전후방 사업을 중심으로 미국, 일본, 인도 등 여러 국가의 기업을 관찰 중"이라고 말했다.

서정진 회장은 은퇴 전인 지난 2018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전화 연결로 깜짝 등장해 '글로벌 시장에서 순항하고 있는 바이오시밀러에서 더 나아가 바이오신약과 백신 등을 개발해 종합 바이오·제약회사로 거듭나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그는 간담회에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상용화된 mRNA 플랫폼을 6월 말까지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그렇게 되면 언제든지 mRNA 백신을 개발할 수 있다는 게 서 회장의 구상이다. 2021년 공식 은퇴 후 2년 만인 최근 복귀를 선언하며 셀트리온그룹 방향타를 다시금 거머쥔 서정진 회장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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