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터뷰 | 두올물산 나한익 대표

화합물의약품과 병용요법시 PFS 42개월
대조군 대비 30개월 늘어... 글로벌 임상 3상 진행
17개국 160개 임상사이트

"오레고보맙(Oregovomab)은 난소암 면역항암제 분야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입니다. 미국 난소암 처방과 관련해 표준 치료법(Standard of care)이 되는 게 꿈입니다."

면역항암제 항체 후보물질인 오레고보맙을 기존의 화합물의약품과 병용요법으로 개발하고 있는 두올물산 나한익 대표는 국내외 바이오 산업을 두루 경험한 전문가로 통한다. 나 대표는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CMO 제노피스(Genopis)를 설립해 운영했으며, 헬릭스미스에서 전략총괄실장 겸 CFO, ANLBIO 사업개발 본부장, 뉴로마이언 CEO를 역임했다. 

바이오 산업 분야에서 자란 나 대표는 눈에 띄는 금융권 이력도 있다. 뉴욕 딜로이트(Deloitte)에서 경영 컨설턴트로, 호주 투자은행 맥쿼리와 일본계 투자은행 노무라에서 바이오 담당 애널리스트로 활동했다.

단독요법 글로벌 임상 3상시험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내지 못했으나, 병용요법에서 난소암 치료제로 가능성과 잠재 가치가 있을 것으로 판단, 오레고보맙의 기술을 사들여 신약개발에 나선 두올물산 나한익 대표를 지난 달 24일 그의 사무실에서 2시간 동안 만났다. 

두올물산 나한익 대표
두올물산 나한익 대표

 

두올물산이 OQP바이오에서 오레고보맙(Oregovmab)을 이전 받게 된 내용부터 오레고보맙을 신약으로 개발하려는 중장기 계획 등 전반적 스토리를 듣고 싶습니다.

오레고보맙은 캐나다 OncoQuest라는 회사에서 개발하던 면역항암제입니다. OncoQuest의 대주주는 Quest Pharmatech과 중국 상장사 Hepalink라는 회사입니다. Quest Pharmatech은 한국 교포가 주축이 돼 만들어진 회사죠. 오레고보맙은 단독요법으로 한번 실패를 경험한 약인데요, Stanford의 Jonathan Berek 박사님이 화학항암제와 병용요법을 제시해 Hepalink의 투자를 받아 임상 2상을 진행했고, 무진행생존기간(PFS)이 대조군 대비 30개월 늘어난 42개월이라는 좋은 결과를 얻었습니다.

이후 Hepalink는 추가 투자를 단행하지 않았고요, OncoQuest를 좋은 조건에 전부 인수하기 위한 전략을 펼치는 와중에 Quest Pharmatech은 한국으로 이 회사를 가져오는 것을 고민하게 됐고, 한국 자산운용사를 통해 두올산업과 연결이 됐습니다.

두올산업은 OncoQuest로부터 IP(지식재산권)를 이전 받아 사명을 OQP로 변경하고 임상 3상을 진행하던 중 감사인의 의견거절로 바이오 관련 자산을 인적분할을 통해 '오큐피바이오'라는 회사를 만들게 됐습니다. 이후 두올산업의 자회사인 두올물산을 K-OTC에 등록을 하고 오큐피바이오에서 IP를 이전 받아 개발을 이어 나가려고 합니다.

감사인은 바이오에 대한 지식이 충분하지 않아 저희 임상 2상의 결과를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E&Y, Evaluate, D&P에서 감정평가를 받았지만, 감사인이 의견거절을 했습니다. 의견거절로 투자자들은 투자금 회수에 나섰고 임상비용을 충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죠. 좋은 약이 사장될 뻔 한 상황이 됐는데 K-OTC로 이전해 다시 투자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졌고 최근 다시 투자금이 들어오기 시작해 임상은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오레고보맙의 경우 단독요법으로 임상 3상 시험을 했으나 1차 임상평가지표에 도달하지 못했어요. 그러다 다시 연구가 재개되는 등 스토리가 있습니다. 그간 오레고보맙의 임상개발 전반을 듣고 싶습니다.

오레고보맙의 임상 2상 결과. 출처=회사 IR 자료집
오레고보맙의 임상 2상 결과. 출처=회사 IR 자료집

단독요법으로 MOA 연구를 포함해 공개 임상 시험(Open label study)을 6번 진행했습니다. 여기에서 체액성 및 세포성 반응(Humoral and cellular response)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어느 정도 효과도 확인했습니다. 임상 2상에서 무작위 연구(Randomized study)를 3개 진행했습니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가 나오진 않았지만, 가능성을 확인한 임상이라고 판단합니다.

효과가 있다면 N(환자수)수를 늘리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대규모 임상 3상을 진행한 것 같습니다만,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실패의 원인을 투여 용법에 있다고 결론을 내리고 화학항암제와 병용투여 요법으로 임상 2상을 다시 진행했습니다. 병용투여의 결과로 PFS(무진행생존기간) 42개월(대조군 12개월)이라는 좋은 결과를 얻게 됐습니다.

단독요법에서는 오레고보맙이 수술과 항암화학요법을 진행한 후에 투여가 됐습니다. 아마도 타깃 항원 CA125 수치가 많이 떨어져 있어서 면역복합체(Immune complex)가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수술 후 화학항암제와 동시에 투여됐을 때 CA125 수치가 충분히 높았던 것으로 보여집니다. 

 

현재 진행중인 난소암 면역항암치료제 '오레고보맙' 글로벌 임상 3상을 비롯해 오레고보맙과 연관돼 진행하고 있는 임상개발(K-Master 사업단과 연구자 임상포함)에 대해 종합적으로 설명해 주세요.

오레고보맙 작용 기전. 출처=회사 IR 자료집
오레고보맙 작용 기전. 출처=회사 IR 자료집

글로벌 임상 3상은 602명을 대상으로 17개국 160개 임상사이트에서 진행하는 계획으로 2020년 말에 시작이 됐습니다. 현재 110개의 임상사이트가 열려 환자모집을 하고 있고 내년 말까지 환자 모집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저희가 이번 임상에서 2개의 임상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습니다. 

선행 항암화학요법(Neoadjuvant chemotherapy)과 보조 항암화학요법(Adjuvant chemotherapy) 두 가지 치료요법에 병용으로 오레고보맙이 투여됩니다. 각각 진행해야 되는데 이번에 FDA에서 편의를 봐 주었고, 두 개의 코호트(cohort) 중 하나만 성공해도 이번 글로벌 임상 3상을 성공으로 간주하겠다는 의견도 받았습니다. 임상 2상의 고무적인 결과에 FDA도 오레고보맙에 주목하는 것 같습니다. 국내에서도 이번 글로벌 임상 3상에 6개의 병원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2개의 병원이 추가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K-Master와 진행하는 임상은 연구자 주도 임상으로 저희는 오레고보맙을 제공하고, K-Master에서는 저희 약과 Avastin이라는 혈관생성억제제를 병용투여하는 임상입니다. 최근 Avastin이 난소암에 허가를 받았습니다. 기존 표준치료제인 Carboplatin [C]과 Paclitaxel [P]에 First-line 치료 및 Maintenance로 Avastin [A]이 추가됐을 때, PFS가 6개월이 더 늘어나 총 18개월이라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오레고보맙이 18개월 이상 나와준다면 표준치료제가 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런데 K-Master 연구자 임상에서 Avastin과 저희 약이 약물 간 상호작용(Drug-Drug Interaction)에 문제가 없고 시너지가 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다면 병용투여가 가능하기 때문에 환자들에게는 매우 좋은 소식이 될 것입니다.

만약 C+P+Oregovomab이 C+P+A보다 효과가 크다면 First line 표준치료요법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2017년 6월 ASCO에서 발표된 임상 2상(쥐의 CA-125에 효과적으로 붙는 항체를 이용한 연구) 등 지금까지 연구로 볼 때 오레고보맙의 강점과 가능성은 무엇입니까.

오레고보맙은 암 치료백신이기 때문에 소량(2mg)으로 4번만 투여됩니다. 하지만 효능은 상당시간 지속된다고 판단됩니다. 독성은 낮고 효능은 오래가는 약입니다. 쥐의 항체(Murine antibody)를 사용해 APC에 흡수(Uptake)가 효과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또한 투여 방식도 여러 차례 임상을 진행하면서 효능적으로 최적화가 됐습니다. 오레고보맙의 우수성은 다음 파이프라인에 그대로 적용이 될 것이기 때문에 다음 타자인 Anti-MUC1 항체(antibody)도 상당히 기대가 됩니다.

 

현재 난소암 1차 치료제로는 파클리탁셀, 카보플라틴, 베바시주맙(아바스틴) 등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오레고보맙의 경우 이들과 병용요법으로 난소암 신규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1차 치료제 시장을 겨냥하는데, 이 가능성은 어떤가요? 다국적 제약회사들도 그동안 1차 치료제 시장을 겨냥했으나 쉽지 않았으니까요.

네, 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C+P+A보다 PFS가 길게 나온다면 가능하고, Avastin과 병용 투여 데이터가 있으면 C+P+A+Oregovomab으로 1차 치료요법이 바뀌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C+P+A가 18개월 나왔으니 이보다는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또 Avastin과는 작용기전 경로(Pathway)가 부딪치는 부분이 전혀 없습니다. 시너지가 있을 것으로 판단합니다.

 

두올물산은 면역관문억제제(옵디보), 파프저해제 등 다양한 약물과 병용요법 임상을 통해 오레고보맙이 모든 난소암 환자에 적용되도록 개발을 진행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다국적 제약회사들과 협업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자료에서 밝혔는데, 현재 진행상황은 어떤가요?

옵디보 병용투여는 싱가포르 암센터에서 임상이 시작됐습니다. 파프저해제 제줄라와의 병용투여는 구두 협상이 완료됐습니다. 조만간 좋은 소식 전해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난소암 1차 치료제로 파클리탁셀, 카보플라틴, 베바시주맙(아바스틴) 등이 자리잡고 있고, 글로벌 빅파마를 비롯한 여러 기업들이 면역항암제(면역관문억제제) 관련 1000여 건의 임상을 진행하는 상황에서 오레고보맙이 메디칼 미충족 의료 수요에 부응할 수 있을까요? 경쟁력 측면에서.

오레고보맙은 치료백신이라 기존의 약들과 경쟁을 하지 않습니다. 모든 병용요법(Combination therapy)에 추가로 들어가는 약이 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업적으로 성공할 수밖에 없는 약이라고 생각합니다. 

 

두올물산의 바이오산업에 대한 비전과 오레고보맙 글로벌 3상 임상시험 이후의 비전을 듣고 싶습니다.

모든 바이오텍 CEO의 꿈은 Genentech이 되는 것입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허셉틴(Herceptin)으로 글로벌 플레이어가 된 Genentech처럼 오레고보맙으로 퀀텀 점프를 하고 싶습니다.

오레고보맙은 이제 임상의 성공 가부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좋은 데이터로 상업적으로 빨리 시장을 장악하느냐가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또 오레고보맙의 성공은 곧 Anti-MUC1 프로그램으로 연결될 것이기에 기대가 큽니다.

이밸류에이트파마(Evaluate Pharma)에서 오레고보맙 임상 3상에서 2상과 같이 좋은 결과가 나온다면 연 매출 11조원이 가능한 약이 될 것으로 보았습니다. 현실적인 예상치라고 보고 있습니다. 오레고보맙을 발판 삼아 글로벌 플레이어가 되겠습니다.

 

Anti-MUC1 현재 진행상황은 어떤가요.

췌장암을 대상으로 임상 2상을 진행할 Anti-MUC1은 오레고보맙과 동일한 모달리티와 기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타깃 항원은 90%의 췌장암에서 과발현 하는 MUC1 입니다. 임상 1상에서 안정성과 체액성 및 세포성 반응(Humoral and cellular response)이 있다는 것을 확인 했고 내년 중에 임상 2상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오레고보맙에서 기전이 확인이 됐고 MUC1이 좋은 타깃항원이라는 것을 임상1상에서 확인했기 때문에 이번 임상 2상은 적응적 설계(Adaptive Design)로 진행을 해 보려고 합니다. 임상 2상에서 중간 결과가 만족스럽다면 임상3상으로 전환하는 것입니다. 

MUC1은 리스트를 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암에서 발현이 되는 항원입니다. 췌장암에서 먼저 허가를 받은 후 적응증 확대를 통해 오레고보맙 보다도 상업적으로 더 성공하는 약이 될 것을 기대해 봅니다.

 

한국 회사가 글로벌 3상을 직접 진행하는 것은 무리라는 시각이 있습니다.

한국 회사가 글로벌 3상을 직접 진행 하는 것이 맞느냐에 대한 논란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아직은 역량이 부족하다고 보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힘들더라도 이제는 가야 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직접 모든 것을 하려면 어렵겠지만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해외 현지 전문가들과 같이 진행하면 됩니다. 이미 저희는 미국에 팀이 잘 정비돼 있습니다. 

또 저는 미국에서 제노피스를 설립할 때 미국 현지에서 전문가들을 모셔서 회사를 설립한 경험이 있습니다. 비전을 공유하고 진심으로 다가 간다면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오레고보맙의 2상 결과만으로도 앞으로 해외에서 저희와 같이 하고 싶은 분들이 많을 것이라 자신합니다.

 

질문에서 담지 못한 내용이 있을까요? 꼭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두올물산이라는 생소한 이름과 그동안 감사인과 문제로 K-OTC로 밀려났지만 저희 파이프라인은 한국에 있는 그 어떤 바이오텍 것보다 좋다고 자부합니다. 진짜 펀더멘털(Fundamental)만 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작권자 © 히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