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한익의 시선 | JPM 콘퍼런스로 본 주목할만한 신약

사진=jpmorgan.com/solutions/cib/insights/health-care-conference
사진=jpmorgan.com/solutions/cib/insights/health-care-conference
카나리아바이오 나한익 대표
카나리아바이오 나한익 대표

지난 10일부터 13일까지(현지시간) 비대면으로 진행된 제40회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는 300여개의 메인트랙 발표 기업이 참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국내 유일의 메인트랙 발표 기업으로 참가한 가운데 LG화학, 한미약품, HK이노엔, 씨젠 등이 APAC 트랙에 참가해 발표를 진행했다.

이번 JPM 콘퍼런스 기간 도중 빅딜이 성사됐다. 국내 바이오 벤처인 에이비엘바이오는 글로벌 빅파마 사노피와 ABL301에 대한 10억6000만달러(약 1조2720억원) 규모의 대형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고, 다수의 비즈니스 미팅을 마무리했다고 지난 12일 밝혔다.

에이비엘바이오는 기존에 계획돼 있던 다수의 빅파마 외 새로운 글로벌 기업들과 비즈니스 미팅을 추가로 진행했다. 회사가 콘퍼런스 기간 중 파킨슨병 치료제 ABL301에 대한 빅딜 소식을 발표하자 이중항체 플랫폼 기술에 관심을 보인 빅파마들의 미팅 요청이 쇄도했기 때문이다.

히트뉴스는 이번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의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의 동향'을 문의하기 위해 카나리아바이오(구 두올물산) 나한익 대표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카나리아바이오는 현재 난소암 면역항암제인 오레고보맙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온라인 회의(Virtual meeting)에 참가하셨는데요. 가장 주목할만한 이슈가 무엇인지 알고 싶습니다. 올해 신약개발 트렌드, 떠오르는 기업이 어디인가요?

올해 주목할만한 약으로 레카네맙을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초기 알츠하이머 치료를 위한 약인데요. 이 약은 알츠하이머의 진행을 늦추는 약으로 에자이와 바이오젠이 공동 개발 중입니다. 에자이와 바이오젠은 작년에 승인을 받은 알츠하이머 치료제 아두카누맙을 공동으로 개발한 이력이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주에 이례적으로 미국 CMS는 메디케어에서 아두카누맙의 보험처리를 임상시험에 참가하는 환자들만 우선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최초의 알츠하이머 치료제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지만 효능에 대한 논란이 불거진 약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에자이는 레카네맙 임상 3상 환자모집을 2021년 3월에 완료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2021년 9월 에자이는 FDA에 BLA 순차제출(rolling submission) 절차를 밟았습니다.

임상 데이터를 보면 레카네맙의 효능과 안전성은 아두카누맙보다 더 좋을 것으로 보여집니다. FDA가 아두카누맙을 승인했는데 레카네맙을 승인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승인을 받는다면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많은 바이오텍에게 넘어야 할 산이 하나 더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최근 일본 제약사 에자이 주식이 아두카누맙 논란으로 많이 떨어졌는데 한번 관심을 가져볼만 합니다.

개인적으로 주목하고 있는 약은 트로델비입니다. 길리어드가 트로델비를 만드는 항암제 전문 개발 기업 이뮤노메딕스를 25조원을 주고 인수를 하면서 많은 기대를 모았는데요. 항체약물접합체(Antibody drug conjugate) 트로델비는 삼중음성 유방암 치료에 ADC 최초로 미국 FDA에서 조건부 허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3차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상업적으로 성공하기 위해 올해 초 발표되는 ER+/HER2- 유방암 임상 결과가 매우 중요합니다.

작년 말에 발표하기로 했던 결과가 지연이 되고 있습니다. 환자 수를 늘리고 1차 임상적 종점을 바꾸면서 결과에 대한 확신이 없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있는 상황입니다. 길리어드는 이번 임상에서 무진행생존기간을 2개월 이상 늘리는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트로델비에 25조원을 베팅한 길리어드의 주가뿐만 아니라 ADC를 개발하고 있는 많은 회사들에게 영향을 미칠 이벤트가 될 것 같습니다.

또 올해 주목해 볼만한 기업으로 RNA 간섭 기반 치료제를 만들고 있는 앨라일람 파마슈티컬스(Alnylam Pharmaceuticals)를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회사는 파티시란이라는 약을 보유하고 있는데요. 유전성 트랜스티레틴 매개성 아밀로이드증(hATTR)이라는 희귀 유전병에 쓰이는 약입니다.

앨라일람은 RNA 치료제 개발 업체 중 기술력을 인정받고 가장 앞서나가고 있으며, 올해 M&A 타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회사 중 하나입니다. 한국과 다르게 미국은 대주주 지분뿐만 아니라 소액주주 주식도 같은 가격에 모두 공개매수를 해야 하기 때문에 M&A는 소액주주에게도 좋은 이벤트가 됩니다.

 

올해 JPM 콘퍼런스에 참가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30여개 정도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표님이 생각하시기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이번 콘퍼런스를 통해 어떤 점을 배웠을까요? 혹은 참가 기업들의 (해외 비즈니스 관련) 개선 방향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2020년 FDA는 187개의 패스트 트랙(fast track)을 지정했습니다. 2019년 151개, 2018년 145개에 비해 높은 수치인데요. 최근 FDA는 신약개발을 좀 더 신속하게 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 같습니다. 아래 그래프를 살펴보면 최근 신약 허가가 많이 증가했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글로벌 빅파마들의 매출이 특허 만료로 성장세가 두드러지게 꺾인 상태입니다.

매년 특허만료와 바이오시밀러의 등장으로 기존 약들 매출의 7~8% 정도가 감소하고 있어 새로운 매출 창출에 온 힘을 다하고 있습니다. 한국 업체들이 더 좋은 조건에 기술 수출을 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생각합니다. 바이오 콘퍼런스에는 항상 기술이전이나 M&A를 도와주는 BD(business development) 컨설팅 업체가 많이 참가합니다.

최근 한국 회사들의 성과가 좋아 이런 업체들로부터 미팅 요청을 많이 받았습니다. 이들과 얘기를 나누다 보면 한국 바이오 기술을 상당히 높게 평가하는 것 같고, 좋은 자산을 먼저 선점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았습니다. 수많은 업체들이 이미 수년전부터 한국에 자주 방문해 한국 바이오 기업들과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해들었습니다.

한가지 문제점은 이런 업체들이 요구하는 성공 보수가 너무 높다는 것인데요. 대부분 성공했을 때 매출의 일정 비율을 받는 조건을 제시합니다. 실력도 있고 합리적인 성공보수를 요구하는 업체들도 있으니, 되도록 많은 회사들을 만나보고 결정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면역항암제 오레고보맙을 개발 중인 카나리아바이오는 이번 JPM 콘퍼런스 미팅에서 어떤 성과가 있었나요?

오레고보맙은 현재 글로벌 3상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기술이전 계약은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다. 지역별로 판권계약을 염두에 두고 여러 다국적 제약사들을 만났습니다. 북미, 남미, 서유럽, 동유럽, 구소련지역, 중동과 북아프리카, 이스라엘, 일본 이렇게 지역을 나눠 각 지역을 담당할 수 있는 다수의 다국적 제약사들과 논의를 했습니다.

우선 오레고보맙의 임상결과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습니다. 2상에서 난소암 대상으로 무진행생존기간이 30개월 늘어났다는 고무적인 결과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어떤 회사가 오레고보맙을 잘 팔 수 있는지 또 얼마나 좋은 조건을 제시할지 분석하고 고민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좀 더 지켜봐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2상을 마치고 기술 이전을 하게 되면 아무리 데이터가 좋아도 로열티(Royalty)를 15% 이상 받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3상 성공 이후 판권 계약을 한다면 5대5 또는 그 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좋은 파트너사를 선정하기 위해 가능한 많은 다국적 제약사들과 논의를 진행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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