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화일약품·삼일제약과 엇비슷, 이젠 완전히 따돌려
윤성태 부회장 개인기 넘어 시스템이 강한 기업으로 전환
휴온스그룹(부회장 윤성태)이 성큼성큼 성장하며 10대 제약회사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에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으며, 해마다 평균 성장률 이상약진 중이다.
윤성태 부회장이 유능한 기업가로 주목받는 동시에 그의 '사업 다각화' 전략도 연구 대상으로 떠올랐다. 윤 부회장은 '글로벌 토탈 헬스케어 그룹'을 목표로 각 사업군을 전문화하고 있다. 웰빙 의약품을 출시해 성장 기반을 다졌고 부가가치가 높은 에스테틱과 건강기능식품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그룹은 지주회사인 휴온스글로벌이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5230억원, 영업이익 892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15일 잠정 공시했다. 이는 전년대비 각 16%, 22% 증가한 수치다. 2019년 처음(4494억원) 연 매출 4000억원대를 돌파한 지 1년 만(5230억원)에 다시 5000억원 선을 가뿐히 넘었다.
주력 자회사 휴온스의 매출은 2010년 1000억원 미만이었으나, 2015년 2000억원, 2019년 3600억원, 지난해 4000억원(4067억원)을 넘었다.

길지 않은 기간 1000억원 씩 큰 보폭으로 외형을 키웠다. 그룹은 올해도 선제적 투자와 시장 대응 기조를 이어가 성과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휴온스, 어떤 회사길래...
전문의약품 기반의 휴온스는 1965년 창업해 2004년까지 중소제약사에 머물며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포텐이 터지기 시작한 것은 윤성태 부회장이 경영일선에 나서 2006년 코스닥 상장 이후다.
국소마취제/주사제, 비만/비타민 등 웰빙의약품을 출시하며 기반을 다졌다. 휴온스는 치과용 리도카인 국소마취제로 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이어오는 등 경쟁업체가 많지 않은 시장에서 선전했다.
2010년만 해도 매출 1000억원을 목전에 뒀지만 적자 상태였다. 당시 업계 30위권으로 매출 700억원 대 동성제약, 삼천당제약보다 크고 1000억원대를 바라보던 화일약품, 삼일제약과는 비등했다.

2011년 매출 1066억원이었고 2015년 매출 2000억원 대를 넘었다. 이 때 필러, 보툴리눔톡신 등 고부가가치 영역인 에스테틱과 건강기능식품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공격적 M&A로 동력 마련하고 역량키워 IPO로 또다시 점프
윤 부회장은 사업 영역을 넓히기 위한 M&A 행보를 이어갔다. 2010년 작은 벤처기업이던 휴메딕스(옛 한약마을)를 인수해 히알루론산(HA)을 이용한 원천기술로 필러 사업을 시작해 코스닥 상장 기업으로 키웠다.
휴온스그룹은 지주사 휴온스글로벌 아래에 ▲휴온스(제약) ▲휴메딕스(에스테틱) ▲휴베나(의료용기) ▲휴온스메디케어(감염·멸균관리) ▲휴온스랩(바이오연구개발) ▲휴온스USA(미국법인) 등 7개 자회사를 두고 있다.

휴온스 자회사로 ▲휴온스내추럴(이너뷰티 건강기능식품) ▲휴온스네이처(홍삼 전문 건강기능식품)가 있고, 휴메딕스 자회사에 ▲휴온스메디컬(구 파나시, 에스테틱기의료기기)이 있다. 그룹 아래 10개의 자회사, 손자회사가 있다.
그룹은 휴온스글로벌의 보툴리눔 톡신 사업 등 바이오사업을 '휴온스바이오파마(가칭)'로 올 4월, 분할, 신설하기로 했다. 지난 4일에는 화장소품 제조업체 블러썸엠앤씨를 58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이로써 그룹 내 계열사는 12개사로 늘어난다. 그 중 휴온스메디케어와 휴온스바이오파마는 기업공개(IPO)를 추진해 가치를 높이며 사업역량을 강화할 방침이다. 추진될 경우 그룹 내 상장사는 5개사로 늘어난다.
그룹에 따르면 그룹 내 모든 자회사는 지난해 사업 실적이 상승했다. 코로나19를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사업의 전문성을 더했더니 수익을 얻게 됐다고 했다.
통찰, 기회포착, 실행 능력 업계 최상위권으로 발돋움
윤성태 부회장은 지난 한 해를 "사업 다각화의 결실, 위기가 기회가 됐다"로 표현었했다. 전 임직원이 합심해 실적을 경신할 수 있었다고도 덧붙였다. 이어 "올해도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유연한 사고와 탄력적 경영, 선제적 투자와 시장대응 기조를 이어간다"고 했다.
업계에 따르면, 휴온스 그룹의 성장 비결로 '스피드 경영'을 꼽았다. 니치마켓을 꿰뚫어보고 경쟁자보다 앞서 진출한다는 것이다.
'통찰과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휴온스그룹 문화'가 성공을 거둔 사례가 있다. 코로나19 초기 미국 법인 '휴온스USA'를 세워 미국 워싱턴 주정부에 방역 용품 수출을 꾸준히 이어가 그룹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
지난해 2분기부터 전개하고 있는 휴메딕스의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출도 회사의 새 성장동력으로 작용해 호실적을 이끌었다. 기회 포착과 실행능력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휴메딕스는 연결기준으로 지난해 986억원, 영업이익 16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각 25%씩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144억원으로 전년대비 19% 늘었다. 외형성장과 수익성 개선까지 모두 이뤄냈다.
계열사 모두 기존 사업의 내실은 다지고 신 사업에 도전해 성장세를 지속했다.
지난해 잠정 집계된 휴온스 매출 4067억원은 2019년 업계 13위였던 동국제약의 4822억원, 14위 한독의 4730억원에 이어 업계 15위 수준이었다. 올해 50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면 10대 제약사에 한발 더 다가서게 된다.
그룹의 각 회사들은 역점사업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휴온스는 올해 캐시카우 역할을 할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육성한다. 여성 갱년기 건강기능식품 '엘루비 메노락토 프로바이오틱스' 마케팅에 주력하며 중년 남성을 위한 전립선 건강기능식품을 출시한다.
휴메딕스와 휴온스메디컬은 올해 신제품과 해외 시장을 공략해 성장흐름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이로써 수 년마다 1000억원대의 외형을 키운 휴온스그룹이 매출 1조원에 언제 도달하게 될지도 관심사가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