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 품목별 원외처방실적 보니… 대웅, 알비스 공백으로 하락세
'리피토' 여전히 1위… 케이캡·카나브 등 국산신약도 이름 올려
코로나19 장기화로 제약업계 상반기 처방실적이 제자리를 맴돌았다.
한미약품은 처방 시장에서 선전했다. 자체개발 개량신약이나 복합제로 시장 파이를 넓히고 있는데, 고지혈증복합제 '로수젯'의 처방액이 이를 증명한다.
최근 유비스트가 집계한 올 상반기 원외 전체 처방실적은 7조3504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0.02% 줄었다. 매년 성장했지만 올 들어 코로나19와 불순물 검출로 인한 품목 퇴출 등 여러 변수로 성장세가 꺾였다.
코로나19 초기 만성 질환자들은 병·의원에 가지 않기 위해 복용해야 할 약을 미리 장기 처방받았고, 최근들어 처방 공백이 생기고 있다. 마스크와 손씻기 등 개인 방역이 철저해져 질병 빈도 등 병원찾는 일 자체가 줄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이 가운데 올 상반기 국내외 제약사 중에서는 한미약품이 3277억원의 원외 처방실적을 거뒀다. 2년 전, 5000억원이 넘는 원외 처방액으로 처음 1위에 오른 이후 선두주자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한미약품의 고지혈증복합제 로수젯이 전년동기대비 24.4% 오른 469억원의 처방액을 기록했다. 로수젯은 지난 2015년말에 발매돼 2016년 235억원을 기록한 후 매년 상승 속도가 빠르다. 암로디핀과 로사트탄 성분의 고혈압복합제 아모잘탄은 상반기 400억원 처방됐다.
뒤이어 종근당은 상반기 2875억원으로 한미약품에 이어 외래 처방실적 2위에 올랐다. 콜린알포세레이트 성분의 종근당글리아티린은 39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 올랐다. 리피토의 제네릭 리피로우가 상반기 253억원 처방됐다.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 엠에스디, 노바티스 등이 처방실적 상위권에 있었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상반기 처방액이 2000억원이 넘었지만 올해는 1870억원에 그쳤다. '알비스' 등 라니티딘 제제 시장 퇴출로 인한 공백 때문이다.
한국휴텍스가 1104억원으로 전년대비 15.9% 이상 성장했다. 제네릭 시장 점유 때문이다. 이밖에 두 자리수로 상반기 처방실적이 늘어난 업체는 없을 전망이다.
화이자의 고지혈증치료제 리피토는 올 상반기 누적 940억원의 원외처방실적을 기록하며 전체 품목 중 가장 선두였다. 전년동기 949억원 보다는 하락한 규모다.

리피토는 지난 1999년 국내 출시됐는데 2009년 특허만료 후에도 제네릭이 등장했고 약가도 떨어졌지만 매년 처방실적은 오르고 있다.
리피토의 뒤를 이어 콜린알포 성분 대웅바이오의 글리아티민이 자리했다. 상반기 489억원으로 2위였다. 글리아티민과 글리아티린 등 콜린 2종의 실적은 800억원으로 추산된다. 급여재평가 이슈와 무관하게 처방은 이어졌던 것으로 보인다.
베링거인겔하임의 고혈압 복합제 '트윈스타'는 상반기 누계 467억원, 사노피의 항혈전제 '플라빅스'는 상반기 459억원의 처방액을 올렸다.
B형간염 치료제는 처방 하락세를 보였다. 비리어드는 상반기 430억원으로 전년동기 592억원 대비 27.4% 줄었다. 제네릭 출시로 약가인하와 점유율이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바라크루드도 348억원으로 전년동기 390억원 대비 10.8% 감소했다.
국산 신약은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HK inno.N(구 CJ헬스케어)의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P-CAB)인 케이캡은 상반기 307억원으로 전년동기 97억원으로 첫 진입한 데 대해 25위로 이름을 올렸다. 의료진 관심을 모으며 종근당도 영업에 가세해 소기의 성과를 얻는 것으로 보인다.
보령제약의 고혈압치료제 카나브도 상반기 243억원을 기록, 전년 같은기간 232억원 대비 4.7% 올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