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T 마케팅] 퍼슨 임치훈 컨슈머마케팅팀장
"환자 접근성 넓히려 희귀약을 OTC로 개발"

"사실 다한증 치료제 시장은 작아요. 우리나라 인구 중 땀으로 고생하는 분은 1% 정도, 최대 50만명이에요. 이 중에서도 안면부(얼굴)에 땀을 너무 많이 흘리는 분은 10% 정도입니다. 최대 타깃을 5만명으로 잡을 수 있죠. 처음부터 이분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일반의약품으로 개발하려 했어요."

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다한증으로 병·의원에서 진료를 받은 환자 수는 2017년 기준 1만6000여명이다. 이 때문에 임치훈 퍼슨 컨슈머마케팅팀장 스스로 "작은 시장"이라고 부른다. 그는 그러나 타깃층은 적어도 "필요한 약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져왔다고 강조했다.

퍼슨은 과거 '빨간약'으로 불린 '포비딘'을 보유한 회사다. 국내 유일 얼굴에 바르는 다한증 치료제 '스웨트롤패드액(이하 스웨트롤)'을 7년째 판매하고 있다.

퍼슨에서 2011년부터 스웨트롤의 개발과 시장 출시에 관여한 임 팀장은 "출시 전부터 현재까지 내내 쉽지 않은 과정을 겪었다"며 "소수의 환자가 필요한 약을 약국에서 살 수 있게 하자는 퍼슨만의 특화 전략이 스웨트롤의 모티브"라고 말했다.

히트뉴스는 임 팀장을 만나 스웨트롤을 왜 만들었는지부터 물었다.

"우리나라에 다한증 관련 외용제는 스웨트롤패드액과 같은 글리코피롤레이트 성분 제품, 염화알루미늄 제품, 데오드란트 제품군이 있어요. 퍼슨은 스웨트롤을 출시하기 전 염화알루미늄 성분의 '데오클렌액'을 제조·유통하고 있었고요. 염화알루미늄 제품은 얼굴에 쓸 수 없고, 바른 부분의 땀구멍을 막아 땀이 다른 곳에서 나오게 합니다. 겨드랑이에 날 땀이 손에서 많이 나게 하는 방식이죠."

"제품 라인업을 넓히기 위해 고민하던 중 캐나다에 땀이 나는 걸 막아주는 제품이 있는 걸 알게됐죠. 한 통에 패드가 여러 장 있는 형태였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시큐어'라는 이름으로 희귀의약품으로 분류돼 있었어요. 캐나다 PurePharm 社로부터 기술이전 계약을 맺은 비엘엔에이치(BL&H)와 2년간 공동개발, 국내 임상을 거쳐 2013년 7월 첫 출시했습니다. 안면 다한증 치료제가 국내에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에서 시작된 일이었죠."

희귀의약품을 일반의약품으로 만든 퍼슨의 전략은 무엇일까.

"타깃층을 잡는 건 쉽지 않았어요. 지금도 어렵고요. 땀을 질환이라고 인식하지 않은 탓이죠. 하지만 여름이 되면 고객센터로 문의가 많이 와요. 한번은 마트에서 일하시는 아주머니가 땀을 너무 많이 흘려서 계산과 고객 응대에 고충을 겪고 있다면서 약을 찾은 적도 있습니다. 이런 분들이 요긴하게 쓸 수 있는 거죠."

"작용기전이나 활용부위를 봐도 우리 제품의 경쟁 약물은 없어요. 굳이 찾자면 선풍기 정도? 하지만 야외활동을 할 때는 선풍기를 쓰기 어렵잖아요?"

퍼슨 안면다한증치료제
스웨트롤패드액

스웨트롤 판매량은 매년 조금씩 늘고 있다. "땀이 많은데 대처 방법이 없어 곤란해하던 소비자들이 스웨트롤의 존재를 알고 사용하는 것 같다"고 임 팀장은 말했다.

"6년 간 이어오니 충성 고객층이 생긴 것 같아요. 앞으로 타깃층을 확대할 계획이에요. 4월부터 10월까지가 성수기인데, 다음 달(7월)이 가장 스웨트롤의 매출이 많은 시기(피크)에요. 활동이 많은 25~35세 젊은층을 타깃으로 삼았는데요. 얼굴 땀으로 화장이 지워지는 불편함을 겪는 여성들, 면접·비즈니스·데이트 등 중요한 날 얼굴 땀 때문에 곤란할 분들을 타깃으로 마케팅 활동을 진행 중입니다."

이야기를 듣다보니, 데오드란트와 스웨트롤을 비교할 수 있는지, 어떻게 이용하면 땀 한 방울 나지 않을 수 있게 하는지 궁금해졌다.

"데오드란트, 보툴리눔 톡신도 다한증 관련 제품군으로 묶을 수 있지만 적용하는 부위가 다릅니다. 보툴리눔 톡신의 경우 소비자에게 부담이 되죠. 데오드란트나 염화알루미늄 제제를 얼굴에 발라도 되는지 문의가 오기도 하는데, 민감한 부위라 조심해야 합니다. 스웨트롤은 안면 다한증 치료제로 약국에서 구입 후 이용 가능한 게 가장 큰 장점이죠."

먹어볼 수 있는 일반의약품이라면 실제 체험을 해보고 싶었지만, 바르는 제품이다보니 "한 번 해봐야 더 기사를 잘 쓰겠다"는 말은 차마 나오지 않았다.

임 팀장은 "괜찮다"며, 직접 스웨트롤 사용법을 소개했다. 

"먼저, 전날 저녁 세안을 한 후 얼굴을 전부 말려야 합니다. 개인차가 있지만, 약효가 하루 정도 지속되기 때문에, 전날 저녁이 제일 좋아요. 약물의 피부 전달력을 높이려면 마른 얼굴이어야 해요."

"이후 패드를 꺼내 눈, 코, 입을 제외한 부위에 다섯 번 정도 두드리며 바릅니다. 스웨트롤을 바르고 10~20분이 지나면 스킨·로션 등 기초화장이 가능해요. 제일 중요한 건 바른 후 꼭 손을 씻어야 한다는 겁니다. 또 눈에 들어가선 안됩니다."

임 팀장은 옆에 있던 물티슈로 손을 닦았다. 스웨트롤은 부교감 신경을 차단하기 때문에 눈에 닿는다면 동공 확대, 어지러움이 생길 수 있다. 입에 닿으면 입 마름증을 유발한다. 다만 1~2일 이후에는 완화된다.

임 팀장은 "이런 부분을 강조해달라"며, "복약지도를 잘못 받고 쓴다면 부작용이 생기고 효과는 못 볼 수 있다. 사용방법을 정확히 알리고 싶다"고 했다.

임 팀장은 퍼슨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퍼슨을 사람들에게 알린 건 빨간약(포비딘)입니다. 관장약도 주력 상품 중 하나이고, 어린이를 위한 프리미엄 제품을 만들기도 했어요. 두피 가려움증을 위한 OTC도 있고, 최근에는 일회용 치질치료제 치치엔W크림을 출시했습니다."

그는 특히 "대부분 일회용 제품들이다. 최근 개인위생관리가 중요해지는 만큼 일회용 의약품에 대한 R&D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는 퍼슨의 OTC에 애착을 드러내기도 했다.

디자인부에 입사한 후 마케팅부서로 옮겨 OTC 마케팅팀을 이끌게 된 임 팀장. "퍼슨이 첫 제약 직장입니다. 당시 회사에서도 스웨트롤을 신약처럼 여기며 신경을 많이 썼죠. 이 품목만큼은 브랜드를 강조하자는 방침으로 다양한 광고 활동을 펼쳤고, 현재도 진행 중입니다."

그는 또 "퍼슨이 언론 인터뷰로 제품을 소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스웨트롤은 매년 15~20%씩 매출이 오르고 있고, 전국 주요 도매 유통망을 통해 공급 중이다. 앞으로 약사와 소비자에게 퍼슨과 스웨트롤을 소개할 예정이니 많은 관심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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