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T 마케팅| 베링거인겔하임 오인수 PM- 보령제약 김기범 PM-베링거인겔하임 의학부 정우석 차장

“비운의 제품이에요. 당시 약의 강점에 대한 홍보도 부족했고요. 충분히 좋은 임상데이터가 많았었거든요.”

한때 프라닥사 마케팅부에서 일했던 사람과 사석에서 나눈 말이다. 프라닥사를 떠났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프라닥사에 대한 애정이 꽤 커 보였다. 충분히 좋은 임상데이터에 많다는 그의 말은 원외처방실적자료를 볼 때마다 희미해져 갔다. 지난해 원외처방실적 기준 1000억원을 돌파하며 점점 성장하는 NOAC(비타민 K 비의존성 경구용 항응고제) 시장. 유일하게 하락세를 보이는 품목 프라닥사.

그렇게 베링거인겔하임이 프라닥사를 버린 자식 취급을 한다고 느낄 때쯤, 보령제약과 프라닥사 공동마케팅을 펼친다는 보도자료가 배포됐다. 이어 지난 2월에는 역전제 ‘프락스바인드’의 급여 소식도 함께 나왔다.

베링거인겔하임이 보령과 손잡고 어떤 전략으로 NOAC 시장에서 다시 반등의 기회를 노릴 지 궁금했다. 또 언론에서 보도됐던 것처럼 실제로 프라닥사가 다른 NOAC 약제와 비교해 출혈 이슈가 큰지도 직접 듣고 싶었다.

보령제약 마케팅부 김기범 대리(왼쪽), 한국베링거인겔하임 마케팅부 오인수 부장, 한국베링거인겔하임 의학부 정우석 차장과 함께 인터뷰를 진행했다.  

베링거인겔하임 본사에서 진행된 인터뷰는 한국베링거인겔하임 마케팅부 오인수 부장, 한국베링거인겔하임 의학부 정우석 차장, 보령제약 마케팅부 김기범 대리가 함께 참석했다. 오인수 부장과 김기범 대리는 프라닥사의 마케팅 방향을, 정우석 차장은 프라닥사의 임상적 데이터를 토대로 약물의 장점을 거침없이 설명해 나갔다. 세 명을 동시에 인터뷰해야 하다는 부담감은 기우에 불과했다. 마치 사전에 인터뷰 시뮬레이션을 해보기라도 한 듯 세명은 자신이 맡은 파트에 대해 유기적으로 프라닥사를 설명했다. 첫번째 질문은 회사 측에서 가장 민감할 만한 시장 상황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했다.

▶NOAC 시장에서 유독 프라닥사만 매출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어요. 마케팅 차원에서 어떤 분석을 하고 있나요?

오인수 부장(오)=시장 데이터(IMS, UBIST 등)에서 극명하게 프라닥사가 4위인 것은 부정할 수 없어요. 다만 저희는 ‘미래’에 더 방점을 뒀어요. 그 일환이 보령과의 코프로모션이죠. 보령은 국내에서 전통있는 제약사로, 카나브 등으로 제품력과 함께 충분한 영업력을 갖춘 곳입니다.

실제로 보령과 공동 마케팅을 펼친 이후 시장 데이터 상으로도 조금씩 성장하고 있어요. 앞으로 ‘뇌졸증 예방’에서 프라닥사 보유한 임상데이터를 바탕으로 의료진에게 더 효과적으로 전달할 예정이에요.

김기범 대리(김)=모든 일에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한꺼번에 프라닥사가 시장 1위를 차지하는 것에는 무리가 있지만)베링거인겔하임의 지원과 보령의 마케팅 시너지 효과가 점점 나타나고 있어요. 실제로 지난해 1, 2월과 비교해 시장 상황이 더 나아진 것도 사실이고요.

▶언급하신 것처럼, 지난해 1,2월과 비교해 매출 하락폭은 줄었어요. 내부에서는 이 상황에 대해서 어떻게 분석하고 있나요?

김=현재 보령 마케팅에서는 프라닥사를 우선순위로 두고 있어요. 개원가까지 합해 프라닥사 영업과 마케팅에 참여하는 인원만 300명이죠. 처음 저희 내부적으로 NOAC이라는 약 자체도 생소했어요. 베링거인겔하임에서 여러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지원을 해주셨어요. 덧붙여 지난 2월 프라스바인드 급여가 시행되면서, 의료진들이 프라닥사에 대해 다시 한번 주목하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역전제 프락스바인주에 대해 더 들어보고 싶어요. 임상의들이 프락스바인주에 대한 필요성을 실제 의료현장에서 많이 느끼고 있나요?

정우석 차장(정)=역전제가 의료현장의 응급상황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덜 알려진 측면이 있어요. 실제로 교수님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뇌졸증을 직접 진료하시는 신경과에서는 역전제의 필요성에 대해 잘 알고 계세요. 반면 뇌졸증 발생에 대한 보고를 받지 않은 다른 과 선생님들은 상대적으로 그 중요성을 아직 체감하고 계시지 못한 측면이 있죠.

이렇게 설명 드리고 싶어요. 예를 들어 혈관이 막힌 채로 온 프라닥사를 복용 중인 A환자와 다른 NOAC 약제를 복용 중인 B환자가 있다고 가정해 볼게요. 이 환자들을 혈전용해제(tPA)를 주사해 혈관을 뚫는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그런데 혈관을 뚫는 시술을 할 때는 출혈 등의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혈중에 NOAC 제제가 있어서는 안됩니다. 이때 프라닥사를 복용한 A 환자는 역전제인 프락스바인드를 통해 tPA 시술을 받을 수 있지만, 다른 NOAC 제제들 복용한 환자는 이 시술을 받을 수 없죠.

물론 임상의 입장에서 NOAC 제제를 복용한 환자 중에서 tPA시술을 받는 경우가 얼마나 되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의료진 입장에서 NOAC 제제를 선택할 때, 출혈 등 어떠한 위험성도 대비해야 한다는 관점으로 본다면, 유일하게 응급상황에서 역전제를 쓸 수 있다는 프라닥사를 선택할 수 있죠. 또 올해 프락스바인드가 급여가 되면서 의료진들이 프락스바인드를 쓰기 더 수월해 졌어요.

▶프라닥사는 NOAC 제제 중 가장 먼저 시장에 나왔고, 시장을 선점할 요소가 많았어요. 그럼에도 지금과 같은 시장지위를 갖게 된 것은 위장관 출혈 문제 때문인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에 대한 생각은 어떠신가요?

정=처음에 프라닥사를 복용하고 난 뒤, 속쓰림 있다는 의견 등이 나왔어요. 속쓰림의 이슈가 위장관 출혈(GI bleeding)의 이슈로 번졌고요. 그러나 속쓰림과 위장관 출혈은 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없어요.

실제로 저희 회사 외에도 다른 NOAC을 보유한 제약사, FDA, 의료기관 등을 포함한 곳에서 총 21만명 이상의 환자를 포함하는 9개의 리얼월드 연구를 분석했을 때, 전체 분석의 78% 에서는 주요 출혈(major bleeding)에서 다비가트란(프라닥사)이 리바록사반(자렐토)보다 유의하게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어요. 또 전체 분석의 22%에서는 주요 출혈에서 다비가트란과 리바록사반이 유사하다는 결과가 나왔죠. 출혈에 대한 NOAC 약제 간의 무작위 직접 비교임상(Head to head)는 데이터는 없어요.

오=프라닥사는 가장 먼저 출시된 약제로 무작위대조시험(RCT)와 리얼월드 데이터까지 풍부한 약제에요. 올해부터는 이런 데이터를 잘 가공해서 보령과 함께 임상의들에게 충분히 제공할 예정입니다.

▶이야기를 듣다 보니, 뇌졸중 예방에 큰 방점을 두시는 것 같아요. 실제 마케팅 부분에도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추시는 것인가요?

오=저희는 뇌졸중 예방에 대한 풍부한 데이터를 가지고 있어요. 뇌졸중 예방은 실제로 측정하기 쉽지 않은 부분이 있어, 알리기 힘든 측면이 있어요. 하지만 올해부터는 보령과 함께 의료진에게 뇌졸중이 얼마나 무서운 병이고, 환자의 삶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는지 알릴 겁니다. 또 이 과정에서 뇌졸증 예방과 부정맥에 있어 프라닥사가 어떤 임상적 유용성이 있는지 전달할 것입니다. 또 110mg, 150mg 등 허가된 용량을 환자의 상황에 맞게 어떻게 처방하는 것이 최적의 조건일지 의료진에게 리얼월드 데이터를 바탕으로 보다 상세하게 전달할 계획입니다.

▶앞으로 프라닥사 마케팅 방향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오=분명히 보령과의 공동 마케팅으로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봐요. 내년에는 1등 PM이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웃음) 또 회사 차원에서 정 차장님과 함께 의학적 자료를 보다 효율적으로 제공할 것입니다. NOAC 제제는 특히 처방할 때 근거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교수님들이 가장 관심이 많은 용량 조절 문제에 대해서 의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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