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선 갈더마코리아 컨슈머 케어 전무

"팀원들에게 항상 '농부'의 마음으로 브랜드를 대하라고 말해요. 농부들이 작물을 키우기 위해 오랜 시간 정성을 쏟아 붓듯, 저희도 브랜드에 쉼없이 정성을 쏟으면 결국 결실을 맺는다고 믿습니다."

양정선 갈더마코리아 컨슈머 케어 전무에게 마케팅 철학은 무엇인지 묻자, 그는 '농부'라며 브랜드 지속성을 강조했다.

미장센 펄 샤이닝 샴푸, 한국존슨의 살충제, 코웨이의 화장품 사업부를 담당하며 소비재에서 경력을 쌓아오던 양 전무. 소비재 마케팅 경험을 바탕으로 제약사로 옮겨온 이유, 9년 연속 국내 보습제 시장에서 1위를 달리는 갈더마 세타필 브랜드를 어떻게 이끌지에 대해 들었다.

그는 친숙한 세타필 브랜드 이미지 만큼이나 인터뷰 내내 차분하면서도 명료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양정선 갈더마코리아 컨슈머 케어 전무 

 #1. 소비재 마케팅 경험으로 토대로 제약사를 옮기기까지 

 

소비재 기업과 갈더마와 같은 제약기업의 분위기는 다르지 않나요?

"우선순위가 좀 다른 것 같아요. 소비재 기업은 브랜드가 자체가 회사의 자산으로 여겨지거든요. 의사결정 대부분은 브랜드 중심으로 이뤄지죠. 반면 제약기업은 철저하게 근거 기반으로 움직여요. 브랜드도 중요하지만 모든 메시지는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fact) 기반으로 움직이죠. 개인적으로 제약사의 이런 방향성이 맞다고 생각하고요."

 

근거 기반으로만 마케팅 활동을 펼치려면 제약이 많을 것 같아요.

"솔직히 처음에 쉽지 않았어요.(웃음) 특히 약사 분들로 구성된 내부 전문 부서와 세타필 관련 마케팅 메시지 회의를 할 때 의견차이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죠. 전문 부서 분들은 근거를 중심으로 한 사실인지 아닌지로부터 접근하셨고, 우리팀은 메시지를 정해두고 어떻게 하면 소비자들에게 이 메시지를 쓸 수 있게 할지로 접근했죠. 그 때 전 근거와 사실만의 소비자 언어를 만드는 게 어렵다고 생각했어요.

서로 조율 과정을 거치다 보니, 요즘엔 오히려 제가 메시지 검증을 위한 사실을 준비해 가고, 전문 부서에서 사실과 소비자 언어 간 균형을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제안하세요. 이렇게 사실을 근거로 '소비자 언어'를 생각해 의견을 조율하는 것이야말로 다양성이 주는 혜택이 아닐까 싶어요."

 

 #2. 다양한 미디어롤 통해 '근거' 기반으로 '세타필' 알리기 

 

세타필은 어느 집이나 하나씩 있는 매우 친숙한 제품이잖아요. 그만큼 마케팅 측면에서 새로운 시도가 어려울 것 같은데요. 

"'제대로' 알리면, 훨씬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봐요. 매출을 올리는 것 뿐만 아니라, 세타필이 왜 존재해야 하는지, 세타필이 사라지면 어떻게 될지에 대한 고민을 통해 세타필의 존재 이유를 소비자들에게 '보다 명확히' 전달해 브랜드 이미지를 발전시킬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세타필이 보습제 시장에서 9년 연속 1위라고 알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국내 보습제 시장 현황과 시장 내 세타필의 위치는 어떤가요?

"경쟁 품목으로는 일리윤, 더마비, 뉴트로지나, 아비노, 아토팜 등이 있습니다. 보습(moisturizer) 카테고리의 시장 규모는 약 4000억 원 정도입니다. 꾸준히 성장하는 동시에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어 리더십을 유지하는 일이 쉽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세타필은 현재 9년 연속 시장 1위를 지켜내고 있습니다."

 

한국 보습시장만의 특징이 있나요?

"사계절이 뚜렷하고, 늘 건조함을 느끼는 한국인들의 특성상 국내에선 수분(Hydration) 크림이 가장 많이 팔립니다. 때문에 수분 크림을 기반으로 안티에이징, 화이트닝 등으로 시장이 확장됩니다. 또한 한국인은 대부분 본인이 민감성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내 피부가 민감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만큼 피부 건강에 관심이 많다는 반증입니다. 이에 따라 글로벌에서 보면, 한국은 인구 대비 큰 시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국내 브랜드 경쟁에서 세타필이 우위를 점할 수 있던 비결은 뭘까요?

"트렌드를 쫓기 보다는 '좋은 성분'을 바탕으로 기본기에 충실하면서, '일관된 품질'에 집중하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그 가격에 맞는 품질 덕분에 고객들의 '재구매를 확고히 했다는 점이 주효했다고 봅니다. 세타필의 가장 큰 성장 요소가 충성도(Loyalty)가 높은, 고정 고객이라는 많다는 것이죠.

올리브영이나 로드쇼 등에 매달 많은 신상품이 출시되지만, 롱런하는 제품은 많지 않습니다. 한때 유행했던 달팽이 크림은 지금 찾아보기조차 힘들잖아요. 이런 점에서 하나의 브랜드가 73년동안 꾸준히 사랑받기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세타필은 물과 공기처럼 생활 속에 반드시 필요한 브랜드로 자리 잡은 것이 그 비결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갈더마는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R&D) 투자 비율이 높은 회사입니다. 세타필에도 갈더마의 R&D 자원이 많이 투입되고 있습니다. 오랜동안 구축한 데이터를 토대로 입증된 안전성 또한 국내 브랜드와 차별화되는 세타필 만의 강점입니다. 즉, 세타필은 튀지 않더라도,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라는 점에서 대체되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소비재 특성 상 단순 제품력 외에 소비자 대상 마케팅 활동도 다채롭게 펼쳐야 하잖아요.

"최근 미디어 환경의 변화로 TV를 포함한 대중매체 보다 SNS, 파워블로거, 친구의 사용 경험이 제품 구매에 더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다양한 채널을 통한 창의적인 콘텐츠 안에,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제공해주는 것이 브랜드 마케팅의 역할이라 생각한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제품 출시 두달여 전에 크리에이터 분들께 제품을 나눠 드리고, 긍정적인 사용 경험을 확산시키기도 하고, 유명 잡지에 제품 리뷰 코너에 우리 제품을 소개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얼마 전 문지애 전 아나운서와 진행한 캠페인 활동도 이색적 이던데요.

"세타필과 같은 브랜드는 '기능'과 '감성적 가치'를 함께 제공해야 오래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지애씨와 함께 진행한 #나를아끼는시간 캠페인의 타깃은 워킹맘입니다. 워킹맘들은 다른 일과 가족을 챙기느라 정작 자신을 가꾸는 시간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캠페인에서는 세타필로 케어하는 동안만큼은 오롯이 #나를아끼는시간 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워킹맘들을 위로하고 싶었어요. 실제로 캠페인 모델인 문지애씨는 이전부터 세타필을 사용하고 있었어요. 얼마전에는 문지애씨가 최근 출산을 한 후배 아나운서 서현진씨를 만나 출산과 육아의 과정을 공감하면서 세타필을 선물하는 영상을 제작했는데, 이 영상을 통한 반응도 좋았습니다."

 

세타필은 다른 제품 대비 R&D에 많은 투자를 한다고 하셨는데, 이런 강점을 소비자에게 어떻게 전달하시나요?

"소비자의 언어로 잘 풀어낸 대표적인 표현이 바로 세타필의 모이스처락(Moisture Lock) 테크놀로지입니다. 글로벌 본사에서 오는 수많은 자료들은 딱딱한 그래프와 어려운 용어들인데, 이 부분을 소비자의 언어로 바꾼 게 모이처락이죠. 한국이 특히 이런 일을 잘해서 종종 본사에서 역으로 한국에 아이디어를 물어보기도 해요(웃음)."

 

 #3. 4000억원 보습제 시장에서 "보습=세타필' 인식 확신시키고파 

 

보습 시장이 4000억원 규모라고 하셨는데, 이 시장의 확대 요인은 무엇이 있을까요?

"사용의 편리성과 향상된 품질, 제품 세분화 등이 성장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제품 세분화에 있어서는 민감성 피부 등 다양한 피부 타입에 모두 사용할 수 있는 크림, 여름에 사용하기 좋은 젤형태의 크림 등이 주목받으며 시장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봅니다."

 

특정 질환과 컨슈머 케어가 결합할 수 있을까요?

"가령 피부 트러블이 잦거나 피부 질환을 갖고 있는 환자들은 약을 잘 복용하고 처방받은 외용제를 잘 바르는 하는 것 이외에도, 평상시 피부 관리도 매우 중요할 것입니다. 그런 분들께 적절한 솔루션으로 (질환과 결합한 컨슈머 케어 제품을) 제공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컨슈머 케어 수장으로서 비전과 향후 목표는 뭘까요?

세타필을 피부 보습에 문제가 있을 때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브랜드로 만드는 것 입니다. 보습을 생각하면 세타필을 떠올릴 수 있게 하는 것이 제 최종 목표입니다. 저 혼자만이 아니라 글로벌 본사의 도움을 통해 실현 가능하리라 믿습니다.

현재 글로벌 본사의 컨슈머 케어 팀 또한 다양한 글로벌 기업의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메디컬 솔루션 사업부와 긍정적인 시너지를 내고 있습니다. 최근 갈더마 컨슈머 케어의 신제품(innovation이라고 표현)을 보면 이전보다 더욱 혁신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본사 차원에서 아이디어와 지원이 로컬의 성공을 견인했고, 또 하리라 믿습니다.

입사 이후 두 번에 걸쳐 글로벌 본사로부터 우리 한국팀이 상을 받았습니다(Launch of the year & Cetaphil Market of the Year). 우리 팀에는 다양한 기업과 브랜드를 경험하신 분들로 이루어져 있다보니 유연하고, 자유로운 아이디어들이 많이 나옵니다. 이러한 다양성 아래에서 모든 팀이 노력해 주신 성과가 이 상이라고 믿기에 더욱 값지고 의미 있습니다. 다시 한번 팀원들께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네요.."

*세타필은?

스위스 글로벌 제약회사 갈더마를 대표하는 보습 전문 더마 브랜드다. 1947년 출시된 이후 70년 넘는 시간에 걸쳐 피부 전문가가 권장해온 브랜드로, 전 세계적으로 민감한 피부를 가진 사람들이 피부 관리를 위해 세타필을 사용하고 있다.

세타필은 건조하고 민감한 피부를 강화하고 보호하는 다양한 솔루션을 제안합니다. 모이스춰라이저 뿐 아니라 클렌징 폼, 바디워시 등 클렌징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구축해 얼굴부터 바디까지 제품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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