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 백신 브로슈어에 '오이'가 등장한 사연
영유아 백신 브로슈어에 '오이'가 등장한 사연
  • 홍숙
  • 승인 2019.11.22 0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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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T 마케팅] 김정혁 GSK BM
김정혁 BM

백신의 5가지 예방 성분에 2가지 성분이 추가됐다는 것을 이미지로 표현한다면?

회사에서도 ‘B급 감성’이라고 놀림을 받았다는 김정혁 GSK 인판릭스 브랜드 매니저(BM)는 위 질문에 대해 ‘오이’를 생각해 로타릭스 브로슈어에 삽입했다. 일반적으로 아이가 등장하는 영유아 백신 브로슈어와 사뭇 다른 모습니다.

“로타릭스 브랜드 브로슈어를 보신 분들은 모두 '이게 뭐지? 이게 제약회사 브로슈어야?'라는 반응을 보였죠. 흔히 영유아 백신은 아이 이미지가 대부분 이잖아요. 브로슈어를 본 사람들은 왜 오이가 있는지 관심을 가졌죠.”

다른 전문의약품과 달리 소비자 마케팅 영역이 무엇보다 중요한 백신. 김 BM은 사람들이 어떤 부분에서 한번 더 눈길이 멈추는지 그만의 ‘B급 감성’으로 간파하고 있는 듯 보였다. 히트뉴스는 김 BM을 만나 소비자와 의료진을 대상으로 영유아 5가 백신 시장에서 새롭게 도전장을 내민 인판릭스 마케팅 전략을 들어봤다.

-GSK가 백신 분야에서 ‘후발주자’라는 이미지가 있는데요.

“DTP(디프테리아, 백일해, 파상풍 균에 의한 감염) 백신 ‘인판릭스’가 이미 국내에 출시돼 있기 때문에 후발주자라는 생각은 안 해요. 1인 사용량이 소포장된 프리필드시린지 방식의 인판릭스는 백신 시장에 출시 초기부터 의료진과 환자 모두에게 큰 주목을 받았죠. 아마 의료진 사이에서도 인판릭스는 '프리미엄' 백신이라는 이미지가 있을 거에요.

‘인판릭스IPV/Hib’를 출시하면서 왕의 귀환(king is back)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사용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 나왔죠. 기존 인판릭스가 가진 브랜드 이미지가 상기된다면, (후발주자의 이미지는) 어느 정도 해소될 것 같습니다.”

-경쟁 제품과 비교해 차별화 된 마케팅 전략은요?

“퍼팍틱을 포함한 3가지 백일해 예방 성분이 차별점입니다. 이를 기반으로 백일해 질환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퍼팍틴을 함유한 백신이라는 점을 전면에 강조할 것입니다.”

-백일해 예방 효과를 브로슈어에 강조했다. 국내 백일해 유병률은 어떤가요?

“미국과 비교해 발병률은 낮은 편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발병률이 낮은 것인지, 진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인지 보다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의료 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르면, 백일해는 집계되지 않은 건수가 집계된 건수의 2~10배 이상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백일해가 전염성이 높은 질병인 만큼 영유아뿐 아니라 성인도 예방접종을 통한 예방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퍼팍틴이 백일해 등 예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나요?

“인판릭스IPV/Hib 출시 전 국내에서 유통된 5가 혼합백신은 2가지 백일해 예방성분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번에 출시된 인판릭스IPV/Hib은 기존 제품이 가지고 있는 백일해 항원인 톡소이드(PT), 섬유질 헤마글루티닌(FHA)을 비롯해, 호흡기 세포에 균의 부착을 촉진시킵니다. 또 후두, 폐에서 균 지속성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퍼탁틴(PRN) 성분이 추가돼 총 3가지 백일해 예방성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백일해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부족하다면, 구체적인 캠페인 등을 계획하고 있나요?

“성인 백일해 백신 부스트릭스와 함께 공동 온라인 홈페이지를 만들어 제품과 질환 정보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다양한 백신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소비자와 의료진을 대상으로 다양한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백신은 소비자 대상 마케팅이 가능하다. 전문의약품과 다른 백신 마케팅만의 특징은요?

“의료진을 대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거나 캠페인을 진행할 때는 과학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메시지와 자료를 만들어요. 의약계에서 주목하는 리얼월드데이터(RWD), 예방효과에 집중한 예방효과 데이터(Effectiveness data)를 잘 전달하는 것을 중심으로 합니다.

반면, 소비자에게는 브랜드가 가진 특장점을 좀 더 기억하기 쉽도록 각인되는 메시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해요. 또 인판릭스IPV/Hib가 영유아 백신인 만큼 주요 타깃인 엄마들이 자주 이용하는 채널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죠.

GSK 입사 후, 영업사원으로서 제약회사 브로슈어들을 접하다 보니 천편일률적으로 의학정보만 가득 담겨있어 재미가 없었어요. 고민이 됐죠. 어떻게 하면 소비자들이 흥미를 느낄 브로슈어를 만들 수 있을까? 경영학도로서 마케팅 수업에서 들은 내용을 비교적 백신에서 실현할 수 있었죠.”

-마케팅 수업에서 들은 내용을 어떻게 실현했나요?

“로타릭스 브로슈어를 만들 때가 기억나네요. 당시에 백신 브로슈어에 오이를 이미지로 삽입했거든요. 5가지 예방성분에 2가지 성분이 추가됐다는 5+2를 생각하다가 떠오른 아이디어였어요.

매번 이런 아이디어를 내놓아 회사에서는 ‘B급 감성’이라고 놀림을 받았어요. 하지만 이젠 회사 내에서 저희 독보적인 캐릭터로 자리잡은 느낌이에요. 의료진에게 잘 각인돼 성공 케이스로 자리잡기도 했고요.”

- 인판릭스IPV/Hib 브로슈어의 차별화 포인트가 뭔가요?

브로슈어 아이디어에 많은 시간을 보내요. 마케터는 신선한 아이디어로 제품을 한번이라도 더 각인시키기 위한 욕심이 있잖아요. 이번에도 아이는 등장시키죠 않았어요. 왕좌만 브로슈어 삽입했는데요. 중의적인 의미가 있어요. ‘영유아 DTP의 강자 인판릭스가 돌아왔다’는 것을 의미하는 동시에, ‘인판릭스IPV/Hib을 접종하는 당신의 아이가 왕좌의 주인공’이라는 의미를 담았죠.

백신 브로슈어에 흔히 등장하는 ‘우리 아이를 위해 예방하세요’와 같은 문구 대신 ‘King is Back’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넣었어요. 브로슈어를 받은 사람의 호기심을 자극하고자 했죠. 브로슈어를 넘겨보면, 인판릭스IPV/Hib이 왜 왕의 귀환인지에 대한 설명으로 인판릭스 브랜드의 명성(heritage)과 핵심 메시지를 넣었죠.

인판릭스IPV/Hib 브로슈어를 접한 의료진분들은 이번 “King is Back” 컨셉에 공감한다며, 예전에 명성에 대해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매우 뿌듯했어요. 또 과거 인판릭스 접종 경험이 없으신 의료진분들도 메시지를 재미있게 보시고 궁금증을 많이 가져주셨죠. 이런 이야기를 들었을 때 마케터로서 뿌듯해요.”

-앞으로 마케팅 계획과 마케터로서 포부는요?

“인판릭스IPV/Hib은 ‘King is Back’에 이어 내년에 Switch캠페인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이는 중의적 의미를 담고 있는데요. 기존에 사용하던 백신을 인판릭스IPV/Hib으로 바꾸자는 의미입니다. 다른 의미로는 인판릭스IPV/Hib을 통해 질환 예방을 시작, 즉 예방 스위치를 켜자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제약회사에 근무하는 백신 마케터로서 인지도가 낮은 질환에 치료보다 예방이 우선이 되야 한다는 인식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또한 현재 영유아 백신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관련 질환들에 대한 인식을 높여 자라나는 아이들이 질병에서부터 자유롭고 더 나아가 예방하고,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습니다.”

인판릭스IPV/Hib은?

인판릭스IPV/Hib은 기존 인판릭스(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소아마비 예방을 위한 4가 혼합백신)에 Hib(B형 헤모필루스 인플류엔자에 의한 질환 예방)을 결합한 5가 혼합백신이다.

기존 인판릭스IPV와 Hib백신을 각각 접종할 경우 총 6번(인판릭스IPV3회, Hib3회), DTaP과 IPV, Hib 백신을 모두 단독으로 접종할 경우 총 9번의 접종이 필요했다. 그러나 인판릭스IPV/Hib은 생후 2,4,6개월에 각각 1번씩, 총 3번으로 주사 횟수를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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