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20년차 플라빅스, 여전히 성장중"
"출시 20년차 플라빅스, 여전히 성장중"
  • 홍숙
  • 승인 2019.01.10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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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T 마케팅| 사노피아벤티스 정효묵 PM

허심탄회.

보통 PM 인터뷰에는 홍보팀 직원이 동석한다. 홍보팀 직원은 회사의 입장을 전하고, 인터뷰에 응하는 PM 역시 홍보팀이 정한 테두리 안에서 최대한 정제된 언어로 마케팅 전략 등을 답한다. 이해는 간다. 한 개인의 인터뷰도 아니고, PM으로서 회사를 대표해 언론에 나서는 것이니 회사측과 PM은 매사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

독자들이 원하는 새로운 답을 얻기 위해 질문을 해야만 하는 기자는 (과장해서 말하자면) '뻔한' 답변 밖에 할 수 없는 PM에게 조금이라도 의미있는 답변을 얻기 위해 다각도로 질문을 던진다. 하지만 이번 인터뷰는 달랐다. 정 PM은 플라빅스만이 지닌 강점, 마케팅 전략뿐만 아니라 PM으로서 겪는 고충과 보람 등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아쉽게도 그가 말한 말들을 이 기사에 다 담지는 못 했다. 그 역시 사노피아벤티스 PM으로 인터뷰에 나섰기에.

사노피아벤티스 전문의약품 사업부 정효묵 PM

다소 정제(?) 과정을 거치긴 했지만, 그가 인터뷰에서 내 놓은 답변들을 최대한 옮겨봤다.

#플라빅스는 어떻게 시장 선두를 유지하나

매우 뻔한 질문인 ‘플라빅스’(클로피도그렐)라는 약물이 무엇인지 설명해 달라는 질문으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그는 뻔한 질문에도 최대한 이해하기 쉬운 말로 상세하게 플라빅스를 설명해 줬다.

“플라빅스는 죽상경화증 환자에게 항혈소판제로 처방되는 약이에요. 죽상경화증은 혈관에 피떡(혈전, blood clot)이 점점 축적돼, 이 피떡이 혈관을 막아 피가 지나지 않게 되면서 생기는 병이에요. 피떡으로 혈관이 막히기 때문에 산소가 몸 안에서 제대로 공급되지 못 하고, 산소를 공급 받지 못 한 몸 속 세포들은 죽게 됩니다. 이걸 좀 어려움 말로 하면 ‘경색’이라고도 하죠."

“플라빅스는 이렇게 피떡이 생기는 것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혈소판이 응집되는 것을 막는 약물이에요. 쉽게 말해서 클로피도그렐은 한 번 뭉친 피떡에 더 이상 자발적으로 피떡이 뭉치지 않도록 하는 약이죠.”

플라빅스는 1999년 국내에 출시돼 올해로 딱 20년 된 약물이다. 그동안 플래리스(삼진제약), 플라비톨(동아에스티), 프리그렐(종근당), 피도글(한미약품), 클로아트(대웅제약) 등 제네릭만 10개 이상 나왔다. 하지만 플라빅스는 여전히 원외처방실적(UBSIT)과 보험청구액(EDI)에서 선두를 굳건히 유지하고 있다. 그에게 출시된 지 20년이 지난 약물이 수많은 제네릭과의 경쟁에서 시장 선두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마케팅 전략을 물었다.

출처=사노피 아벤티스

“급성관상동맥증후군(ACS) 환자를 위해 클로피도렐 외에 P2Y12 억제제 계열인 티카그렐러(Ticagrelor), 프라수그렐(Prasugrel) 등 치료 옵션이 넓어졌죠. 최신 가이드라인에도 클로피도그렐 아스피린 병용 요법과 함께 아스피린과 티카그렐러 또는 프라수그레렐 병용요법이 추가됐고요.”

하지만 그의 설명을 들어보면 새로운 치료제가 꼭 기존 치료제보다 모든 면에서 월등한 것은 아니었다.

“새로운 기전인 P2Y12 억제제제들은 허혈 위험을 낮추는 장점이 있어요. 하지만 출혈 위험을 높인다는 단점도 함께 가지고 있죠. 새로운 항혈소판제가 기존 클로피도그렐을 완전히 대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때마침 아스피린 대비 클로피도그렐의 약효가 더 좋다는 것을 입증한 카프리(CAPRIE) 외에도 다양한 임상 데이터가 속속 등장했죠.”

플라빅스는 스텐트 시술을 받은 국내 환자 대상으로 이중항혈소판요법 후 단독항혈소판요법 시 아스피린 대비 유효성과 안전성 프로파일을 입증했다. 또 지난 2017년 발표된 경피적관상동맥중재술(PCI)를 받은 급성관상동맥증후군 환자를 분석한 리얼월드데이터를 통해 클로피도그렐과 아스피린의 초기 이중항혈소판요법(DAPT)이 티카그렐러 기반 DAPT 요법 대비 출혈 위험이 감소되고 허혈성 사건 발생은 차이가 없음을 증명했다.

“클로피도그렐의 우수한 약효를 입증한 다양한 임상 데이터가 발표되면서, 기존 아스피린 시장도 어느 정도 클로피도그렐로 넘어왔죠. 우리 팀에서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어요. 아스피린에서 클로피도그렐로 시장이 스위칭 되는 시점을 잘 포착해 클로피도그렐의 전반적인 시장 규모도 키우면서 다른 제네릭보다도 빠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했죠.

"실제로 저희가 분석한 자료를 보면 이 시기 아스피린에서 클로피도그렐로 스위칭 된 경우가 매우 많았어요. 우리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전략적인 방향성과 다양한 임상 근거가 어우러져 지금까지도 여전히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는 것이죠. 또 특허가 풀리면서 가격적인 면에서도 기존 2000원에서 1151원으로 약가가 떨어진 것도 또 다른 시장 경쟁력으로 작용했고요.”

또 그는 스텐트 시술을 받은 환자,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인한 ACS 환자들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앞으로도 클로피도그렐의 시장은 점점 더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스텐트 시술을 받은 환자는 1년 까지는 아스피린 병용요법, 1년 이후는 아스피린 단독요법을 써요. 지금까진 가이드라인에는 스텐트 시술 환자에게 아스피린을 권고하고 있지만, 최근 임상들은 클로피도그렐을 유지해도 되는 임상 결과들이 축적되고 있죠. 스텐트 시술을 받은 환자는 혈전증을 예방하기 위해 평생 항혈소판제를 복용해야 하니, 앞으로 클로피도그렐 시장은 계속 커질 거에요. 또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ACS 환자나 고지혈증과 같은 혈관을 막는 질환들이 늘어나고 있어 이쪽에서도 클로피도그렐의 시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이고요.”

임상의를 대상으로 마케팅을 펼쳐야 하는 전문의약품 PM에게 임상데이터는 중요한 마케팅 수단이다. 그가 말한 것처럼 클로피도렐의 우수한 약효를 입증한 임상데이터를 임상의들은 어떻게 받아 들였을까?

“최근 임상 선생님들은 새로운 항혈소판제 치료의 단계적 축소가 필요한 ‘시점’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어요. 최근 발표된 논문을 살펴보면 새로운 항혈소판제와 아스피린 병용요법 치료기간을 1달에서 3개월까지 보기도 하고, 길게는 6개월까지 보죠. 분명히 치료 초기 시점은 강한 약을 써야 해서 새로운 계열의 약물을 써요. 하지만 그 이후에는 비교적 (안전성 데이터가 더 많이 축적된) 클로피도그렐과 아스피린 병용요법으로 넘어가야 한다는 임상연구들이 많이 발표되고, 이런 데이터들이 가이드라인에도 추가되고 있어요.”

#플라빅스에이의 탭인탭 정제기술로 복합제 시장에 도전장

사노피는 2016년 플라빅스의 시장 경쟁력을 바탕으로 플라빅스에 아스피린을 더한 ‘플라빅스에이’를 출시했다.

“클로피도그렐과 아스피린을 같이 복용했을 때, 아스피린이 위에서 녹아 출혈 등이 발생할 수 있어어요. 플라빅스에이(클로피도그렐+아스피린)는 총 3번 코팅 과정을 거쳐 위에서 출혈 위험을 줄이려고 했죠. 또 ACS 환자가 PCI 시술을 받았을 때, 보통 클로피도그렐과 아스피린 두 알을 1년 정도 복용해요. 플라빅스에이는 이 시기에 복용해야 하는 약을 두 알에서 한 알로 FDC(fixed-dose combination; 고정용량복합제)로 바꾸자는 의지로 출시하게 됐죠.”

출처=사노피 아벤티스
출처=사노피 아벤티스

그의 설명대로, 플라빅스에이와 다른 제네릭의 정제 방식은 다르다. 국내에 출시된 제네릭 대부분은 플라빅스와 아스피린을 각각의 작은알갱이(granule)로 코팅해 하나의 캡슐 안에 담은 형태다. 반면 플라빅스에이는 유핵정(Tab-in-Tab) 기술을 적용해, 아스피린을 중심에 놓고, 3번의 코팅(구분 코팅, 장용 코팅, 충격흡수코팅)을 입힌 뒤에 클로피도그렐 층으로 감싸고 마무리 코팅(Finishing Coat)을 더한 형태의 정제다.

플라빅스에이에 적용된 탭인탭 기술(출처=사노피 아벤티스)
플라빅스에이에 적용된 탭인탭 기술(출처=사노피 아벤티스)

그는 이런 탭인탭 기술 개발에 오랜 시간이 걸려 다른 클로피도그렐 복합제보다 3년 정도 늦게 출시하게 됐다고 했다. 3년 늦은 출시로 현재 플라빅스에이는 플라빅스와는 달리 시장에서 국내제약사에게 밀리는 형국이다. 하지만 그는 복합제 시장에서도 앞으로 성장할 여지가 많다고 자신했다.

“현재 국내 복합제들이 마켓 선두를 달리고 있고, 우리가 쫓아가고 있는 상황이에요. (데이터 출처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지난해 3분기 기준 IMS 데이터 기준으로는 플라빅스에이가 (복합제 시장에서) 2등, 원외처방실적(UBIST)로는 4등을 했어요. 실제로 플라빅스에이는 오리지널리티와 정제로써의 강점을 가지고 있어 환자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해요. 앞으로 비즈니스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어요.”

#동화약품과 코프로모션으로 개원가 시장으로 확대

사노피는 지난 2017년 4월부터 동화약품과 코프로모션 계약을 체결하고 의원을 방문하는 환자에게도 플라빅스가 유통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동화약품은 이미 개원가 시장에서 고혈압 복합제에 대한 풍부한 마케팅 경험을 가진 곳이에요. 항혈소판제 시장에서는 플라빅스가 선두 브랜드지만, 사노피는 개원가를 대상으로 마케팅을 한 적이 없어요. 19년 만에 개원가를 대상으로 플라빅스 임상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프로모션을 시작했어요. 개원가 의료진들이 플라빅스의 논문들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다양한 학술활동을 접하게 됐죠. 또 저명한 선생님들(Key Opinion Leader)을 통해 항혈소판제 관련 의학적인 업데이트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어요. 풍부한 연구 자료와 임상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클로피도그렐에 대한 장점을 같이 알리면서 시장을 확장하고 있어요.”

동화약품과 코프로모션은 성공적이었다.

“지난해 8월부터 UBIST 기준 개원가에서도 플라빅스가 1등을 했어요. 동화약품과 2017년 4월에 계약을 해서 약 1년 3개월만에 이뤄낸 성과죠. 또 2017년 대비 2018년은 UBIST 기준으로 28% 정도 성장했어요. 전년대비 매우 큰 성장을 한 셈이죠.”

마지막으로 플라빅스 PM으로 4년 동안 일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물었다.

“플라빅스와 플라빅스 에이의 지속적인 성장을 지켜보면서 PM으로서 보람을 느껴요. 단순히 플라빅스 매출이 늘어 좋기도 하지만, 플라빅스를 필요로 하는 환자에게 효과적으로 처방될 수 있어 더 보람을 느껴요. 죽상경화증을 극복하며 보다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데 작게나마 기여하고 있다는 자부심도 있죠.”

“또 올해로 플라빅스가 출시된 지 21주년이 됐는데 20년이 지나도 플라빅스의 가치가 떨어지고 있는 게 아니라,성장하는 품목이라서 PM으로서 뿌뜻해요. ‘우리 전략이 통하고 있구나’라고 느낄 때, 마케터로서 보람을 느끼죠. 글로벌에서 한국 플라빅스 팀이 베스트 비즈니스 이노베이션 어워드 수상을 한 적도 있어요. 직접 프랑스 파리에 가서 수상을 했는데, 그 순간은 아직도 기억에 남죠.”

환자에게 적재적소에 플라빅스와 플라빅스에이가 전달될 때 보람을 느낀다는 그. 앞으로도 그는 플라빅스와 플라빅스에이의 의학적 가치를 잘 전달해 플라빅스가 시장을 늘리는 것과 함께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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