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도멕스 전문약 항소심도 삼아 승소…'역가' 때문에?
리도멕스 전문약 항소심도 삼아 승소…'역가' 때문에?
  • 강승지
  • 승인 2020.01.18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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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재판부 '식약처의 역가 등급 인정' 주목… 2심에도 작용했나
삼아, 일반약 품목도 확보… "선례 남을까" 고민 할 식약처 판단은

'일반의약품인 리도멕스를 전문의약품으로 전환해달라'며 삼아제약이 식품의약품안전처를 상대로 제기한 1심 소송에서 승소한데 이어 2심에서도 승소했다. 판결문이 나와봐야 좀더 정확한 내용을 파악할 수 있겠지만, 앞선 1심 재판부가 언급한 '7등급 분류표상 역가등급 인정'이 이번 판결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역가는 약제를 건강한 피부에 바른 후 혈관이 수축하는 정도를 측정한 수치로 의약품 효능·효과의 강도를 뜻하는데, 식약처가 분류한 스테로이드 외용제 분류 기준으로 1~6등급은 전문약, 7등급은 일반약이다.

서울고등법원 제8행정부는 17일 오전 삼아제약주식회사(원고)가 식품의약품안전처장(피고)를 상대로 낸 '의약품 분류조정 신청 거부처분 취소 소송'의 식약처 측 항소를 기각했다.

삼아제약은 2018년 3월 자사 일반의약품인 습진·피부질환치료제 리도멕스를 전문의약품으로 전환해달라고 식약처에 분류조정을 신청했었다. 그런데 식약처는 이를 거부했고, 삼아제약은 소송까지 불사했다.

리도멕스는 프레드니솔론 발레로 아세테이트가 주성분인 국소 코르티코스테로이드제로 습진·피부염 치료에 쓰인다. 삼아제약이 리도멕스를 전문약으로 전환하려 한 이유는 원개발사인 일본 쿄와사가 2016년 10월 정식으로 요청했기 때문. 일본 오리지널 제품은 전문약(의료용의약품)으로 분류하고 있어서다.

삼아제약 측 법률대리인은 히트뉴스와 통화에서 "안전성에 대한 우려 차원에서 리도멕스를 전문의약품으로 전환해 의료인 지도와 안내가 필요한 품목으로 만들자는 의미"라고 했다. 

식약처는 삼아제약이 요청해 '스테로이드 외용제의 의약품 분류 기준'을 밝혔었다. 당시 상대적으로 부작용 위험성이 낮은 7등급 역가의 제제는 일반의약품으로, 1 내지 6등급 역가의 스테로이드 외용제는 전문의약품이라고 설명했었다.

식약처는 2014년 경 모 대학에 '스테로이드 외용제의 부작용 조사·연구 용역'을 맡겼었다. 이 연구에 따르면 7등급 분류표를 기준으로 했을 때 참고자료 상 강도에 관한 분류가 상이하거나 없다는 이유로 '리도멕스'의 역가가 6등급에 해당하는지, 7등급에 해당하는지 판단은 보류한 채 미분류 상태로 뒀다.

따라서 1심 재판부는 "식약처가 7등급 분류표상의 역가등급을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아 전문약 · 일반약을 분류하고 있는데, 이 사건 각 거부처분은 그 판단의 기초가 된 '역가등급 인정'에 오류가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안전성, 일본 분류 내역을 더해 살펴보면 식약처의 거부처분은 객관적으로 불합리하거나 부당한 경우다. 재량권을 일탈 · 남용한 위법한 처분에 해당해 취소해야 한다"고 했다.

따라서 "리도멕스의 전문약 전환을 주장한 삼아제약의 청구는 모두 이유가 있다"며 삼아제약의 손을 들어줬다.

그럼에도 식약처는 "삼아제약의 자료들은 기존 일반의약품 자격 유지를 뒤집을 만큼 결정적이지 않고 관련 연구에서도 일반약으로 유지되는 게 적절하다"며 항소심을 제기했다.

두 번에 걸쳐 열린 변론 등 2심 선고까지 이뤄진 양 측의 주장을 보면 리도멕스의 전문약 전환의 쟁점은 '역가 등급, 안전성, 일본 사례' 등이 꼽힌다.

식약처는 "프레드니솔론 발레로 아세테이트 0.3%의 역가를 확인할 수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점, 삼아제약이 제출한 역가 관련 자료는 신빙성이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약사법 등 관련규정에 따르면 역가 뿐만 아니라 안전성과 유효성 등 여러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의약품 분류 결정을 해야 한다. 리도멕스는 중대한 부작용 사례도 없어 일반의약품"이라고 했다.

특히 식약처는 "거부처분은 전문분야의 재량행위다. 우리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 현행 의약품 분류는 의사협회와 약사회 등의 이해관계가 대립된 사회적 합의의 산물"이라며 "현 의약품 분류를 변경하려면 사회적 요구나 합의여부도 참고해 신중해야 한다"고 근거를 들었다.

양측이 공방을 벌이던 중 리도멕스는 '처방전의약품 이외의 의료용의약품'으로 분류된 것이 드러나 사건의 쟁점이 됐다.

삼아제약은 "스테로이드 외용제는 역가가 의약품 분류에 가장 중요한 기준인데 리도멕스는 역가가 5 내지 6등급으로 해당한다. 등급이 불분명하더라도 일반의약품의 요건을 만족하지 못해 리도멕스는 전문의약품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재판부는 결국 리도멕스의 역가등급 인정에 식약처의 잘못이 있고 거부처분은 객관적으로 불합리하거나 부당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해 삼아제약 측 법률대리인은 "제약사들은 식약처가 결과를 승복할지 궁금해 할 것이다. 의약품 분류 전환은 제약업계에 중대한 이슈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반대편에 선 식약처 관계자는 "판결문을 송달받는 기간인 2주 불변기간 동안 (상고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내부적으로 논의해볼 텐데, 2심 판결문을 집중적으로 따져 볼 계획"이라고 했다.

한편, 삼아제약은 프레드니솔론 발레로 아세테이트 0.15% 성분의 일반의약품 품목 허가를 갖고 있다. 0.3%의 리도멕스 로션과 크림은 전문의약품으로 전환하고 0.15%는 일반의약품으로 시판할 전략임을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리도멕스 크림과 로션(프레드니솔론 발레로 아세테이트 0.3%) 성분 동일 품목은 14품목. 리도멕스 크림과 로션만 전문의약품으로 전환할 수 없어 식약처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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