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바이오 정책 강조에 식품직 소외감 컸다"는 보상적 시각도 존재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김용재 차장을 임명한데 대해 해석이 분분하다. 오유경 식약처장이 차장 물망에 올랐던 유력 후보군에서 제일 낮은 인지도를 가졌던 김용재 차장을 낙점했다는 이유에서다. 

식약처는 8일 김용재 전 수입식품안전정책국장을 차장으로 발령했다. 김용재 차장은 전북대학교 식품공학 박사 과정을 수료한 이후 2017년부터 식품의약품안전처 식중독예방과장으로 재직했다. 이후 식품안전관리과장, 식품안전정책과장, 광주식약청장, 식품소비안전국장, 수입식품안전정책국장 등 요직을 거쳤다. 

차장 발표 당시 식약처 내부에서 김용재 차장 발탁을 '깜짝 인사'로 해석하는 분위기가 엿보였다. 김 차장이 함께 물망에 올랐던 1969년생 중 제일 인지도가 낮은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약무직 공무원들은 김 차장 임명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약무직 공무원은 "약무직 공무원들 사이에서 김용재 차장의 임명을 예상하는 사람들은 없었을 것"이라며 "김유미 전 차장이 기획조정관 출신이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기획조정관이 차장으로 승진할 것이라고 생각한 이들이 많았다"고 했다. 

그래서 "'김용재'라는 이름이 들린 순간 대부분 약무직 공무원들이 적잖이 놀란 것"이라며 "식품 쪽에서 보직을 맡아 이름도 생소할뿐더러 얼굴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식약처 일각에서 이번에야말로 식품직 출신이 차장이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다고 한 관계자는 언급했다. 

한 서기관은 "오유경 처장이 과거 정부에서 임명했던 김유미 전 차장은 변호사 출신이지만 바이오의약품과 의료기기 전반을 맡아 식품보다 의약품 쪽 인물이라는 성격이 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때문에 이번에는 식품직 국장이 차장이 임명돼야 한다는 분위기가 일었다"며 "특히 올해 하반기부터 케데헌 열풍으로 K-푸드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위상에 걸맞는 대우를 해줘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때부터 오 처장이 김용재 차장 임명할 것이란 내부 분위기가  관측됐다"라고 덧붙였다. 

분위기가 급변한 배경에 '식품 홀대론'이 있었다는 게 식약처 내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식품의 위상은 높아졌는데도 올해 하반기 오유경 처장이 주로 신약, 바이오 쪽의 정책 발표를 이어가면서 식품직들이 소외감을 느꼈다는 의견이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과 국가 전략회의 등 공식 석상에서 식품 관련 정책 언급이 상대적으로 적어 부담을 느낀 오 처장이 뒤늦게 기존 후보군보다 김용재 차장 임명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는 관측도 같은 맥락에서 나온다.

물론 오유경 처장의 '유임'이란 변수도 이번 인선에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식약처의 다른 사무관은 "오유경 처장은 이전 정부의 식약처장이지만 이재명 정부에서도 유임에 성공한 인물"이라며 "새로운 정부에서는 새 인물을 차장으로 내세워야 하는 부담도 있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윤석열 정부 때 차장 물망에 올랐던 1969년생을 배제하고 김용재 차장을 발탁한 배경"이라며 "이번 인선을 계기로 오유경 처장은 의약품, 김용재 차장은 식품을 맡아 균형을 갖췄고 내부에서는 그동안 소외됐다고 평가받던 식품 분야를 강화했다는 평을 들을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식약처 내부에서는 김용재 차장의 임명으로 국과장급 인사들의 연쇄 이동이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차장 임명으로 미뤄뒀던 국과장급 승진 인사가 올해 안으로 단행될 수 있다는 것이다. 내년 정년 퇴임을 앞둔 1967년생이 맡고 있는 주요 보직을 중심으로 인사가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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