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방톱30 | 2025년 3분기 국내 단일제품 유통액 순위
팍스로비드 '계절 상품' 한계 넘어 640억원 1위 안착, 누적선 타그리소 1300억원대
고용량 위고비 맹공 속, 한달 만 마운자로 100억원 진입
베믈리디, 비리어드 역전 눈앞…전립선암 시장 녹여버린 '얼리다'까지
3분기 국내 의약품 유통시장은 세 가지 키워드로 정리된다. ①팍 뛴 팍스로비드 ②사람 살빼고 실적 살찌운 위고비와 마운자로 ③ 독야청청 타그리소다.
<히트뉴스>가 3분기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의 2024년~2025년 각 3분기 전문의약품 유통액 변화를 살펴보니이같은 흐름이 관찰됐다.
3분기만 봤을 때 한국화이자제약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가 가장 큰 유통액을 기록했다. 팍스로비드는 3달 사이 640억원 상당 유통액으로 1위를 차지했다. 물론 3분기까지 누적 유통액이 767억원인 '계절성 상품'의 특성이 반영된 것이다.
2위는 한국아스트라제네카의 폐암 치료제 '타그리소'였다. 1차 치료제 지위를 확보한 이후 성장이 이어지고 있는데 올해 3분기 479억원의 유통액을 기록하며 전년 357억원 대비 34.4% 상승률을 보였다.
3위는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 치료제 '위고비' 고용량 9.6mg 제품이다. 지난해 9월에는 출시되지 않았기에 추이를 집계할 수는 없었지만 1년 사이 무려 241억원의 유통액을 기록했다.
물론 30개 제품 중 4mg와 2mg, 6.8mg 등 4개 제품이 모두 순위 안에 들었지만 유난히 9.6mg 제품의 유통액이 컸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유통 추이가 지난해 이후 환자의 고용량 전환이 어느 정도 이뤄진 것은 물론 고용량 나눠맞기 등 다양한 복용 패턴이 나오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 가운데 4위를 기록한 유한양행의 폐암치료제 '렉라자'는 분기 200억원이 넘는 유통액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1.2% 성장했다. 더욱이 다국적사의 경쟁력이 강한 항암제 분야에서 국내 제제의 이같은 성장은 괄목할 만하다.
5위를 기록한 사노피의 항혈전제 '플라빅스'는 지난해 떨어졌던 매출을 다시 200억원대로 끌어올렸다. 성장 역시 4.6% 수준으로 낮지 않으나 경쟁자의 선전이 눈부셨던 만큼 순위는 다소 하락했다.
'콜린' 위세 여전... 전립선 치료제 '얼리다' 부상
간염치료제 비리어드→베믈리디로 바통터지 직전
최상위권은 아니지만 3분기 유통액 순위에서 주목할 만한 제품들이 있다. 6위인 대웅바이오의 '글리아타민연질캡슐'과 종근당의 '종근당글리아타린연질캡슐' 등 소위 콜린 쌍두마차는 순위권에서 호실적을 보였다.
대웅바이오 글리아타민이 180억원으로 종근당글리아티린의 170억원을 누루고 유통순위에서 역전현상을 보인 것이다. 이는 소송 진행상황의 변화가 이어지면서 판매 집중 및 하락 추이가 상이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8위 길리어드사이언스코리아의 B형간염 치료제 '비리어드'와 '베믈리디' 사이의 격차가 줄어드는 점도 흥미롭다. 비리어드는 148억원으로 전년 대비 4.8% 유통액이 감소했다. 이 가운데 후속 제제인 베믈리디는 142억원으로 전년 55억원 차이를 6억원까지 줄였다. '바통 터치'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신호다.
10위에 오른 '얼리다'는 3분기 유통액 144억원으로 전년 101억원 대비 42.6%나 실적을 올리며 전립선암 치료제 시장을 뜨겁게 녹였다.

시장의 활력은 결국, 비만치료제가 주도하고 있다
최상위권 제품 중 눈에 띄는 제품은 비만 치료제다. 앞서 언급한 위고비 고용량을 제외하더라도 위고비 4mg가 128억원, 6.8mg 제품이 105억원, 2mg 제품이 96억원을 기록했다. 위고비 4개 제품의 유통액을 종합하면 572억원이 넘는 규모인데 이는 팍스로비드이다.
릴리의 비만치료제 '마운자로'도 약진했다. 8월 말 시장에 출시됐으니 실제로 시장에 유통된 일자는 한달 남짓이다. 선행 출시된 저용량 제품 중 고용량인 5mg는 한달 새 109억원을 기록하며 안착했다. 가장 낮은 용량인 2.5mg는 96억원의 유통액을 기록했다.
4분기부터 마운자로의 고용량이 본격 출시되고 있어 위고비와 경쟁이 본격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 기운도 감돈다. 릴리의 당뇨 치료제 '트루리시티'다. 비만 치료에 쓰이는 경우가 없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비만주사제 경쟁에서 '대안'으로 자리잡은 아니냐는 업계 관계자들의 조심스러운 예측도 있다. 처방 패턴을 모두 체크할 수 없지만 비만 치료제 광풍이 이상 매출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았냐는 의미다.
시장의 성장세는 이같은 주장을 뒷받침한다. 실제 전년 대비 유통액 증가가 가장 컸던 의약품 중 타그리소와 얼리다 등 항암제와 독감백신 팍스로비드를 제외하면 나머지 7개 품목이 소위 GLP-1 계열 주사제이기 때문이다. 위고비의 성장 속 마운자로와 상승액 10위를 차지한 트루리시티까지가 모두 이같은 흐름을 반영했다는 것이다.
한편 3분기 누적 유통액으로 보면 타그리소가 1326억원으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물론 위고비와 마운자로의 누적 실적을 계산하면 다르겠지만 단일 품목으로 봤을 때는 팍스로비드를 따돌렸다.
그 외 팍스로비드가 767억원, 플라빅스 608억원, 렉라자가 598억원, 종근당글리아티린이 507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번 조사는 각 제품 사이에서도 갈리는 처방 방향 등을 함께 보기 위해 단일 브랜드가 아닌 단일 제품만을 기준으로 액수를 취합했다.
해당 조사의 경우 실제 표본이 되는 의약품 유통업체의 실적을 기준으로 본 만큼 직거래 혹은 특정 유통업체 등을 전용으로 이용하는 등의 제품은 실제 유통액이 과소 계상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