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톡신 업체 휴젤 거두공장
색 다른 공장 그 자체가 경쟁력이다
◇ 글 싣는 순서
⑫ 강소제약 날개 달아 줄 한국팜비오 충주공장
⑬ 국내 최초 기초 수액제 만든 대한약품 안산공장
⑭ 국내 최초 구중청량제·치약제 GMP 인증 성공한 동아제약 이천공장
⑮ 에스테틱 업계 '매출 1조' 꿈꾸는 휴젤 거두공장

[끝까지HIT 15호] 국내 1위 톡신 업체. 에스테틱 업계의 아이돌이라고도 불리는 휴젤은 설립 20년만에 세계 시장의 주요 톡신 플레이어로 자리잡았다. 회사의 발전을 가능하게 한 것은 신북1공장의 힘이었다. 그런 공장을 지난해 클로징하고 새 전초기지로 춘천 거두농공단지 제조소를 가동했다.
휴젤은 이제 거두공장을 바탕으로 '매출 1조'를 꿈꾼다. 국내 에스테틱 업계 중 아무도 이루지 못했던 꿈이다. 작은 기업을 중견기업으로 키운 신북공장에 이어, 이젠 '에스테틱 대기업'으로의 발판을 만들어 줄 거두공장을 전문언론 최초로 취재했다.
쏟아지는 비를 뚫고 남춘천역에서 택시로 15분을 달려 춘천시 동내면 거두리 거두농공단지 내 휴젤 거두공장에 도착했다. 보툴리눔 톡신이 국가핵심기술로 규정된 만큼 출입증 없이는 이동이 불가능했다. 사전 촬영을 허가 받은 일부 카메라와 취재에 쓸 노트북을 제외하고는 렌즈마다 보안용 스티커가 붙었다.
휴젤은 지난 2006년 춘천 테크노파크 신북공장 설립에 이어 생산능력(CAPA) 확대를 위해 2016년에는 거두공장 A동(제2공장)의 가동을 시작했다. A동은 보툴리눔톡신 제제 '보툴렉스'와 '레티보' 생산을 담당하고 있으며 2021년 11월 유럽의 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GMP) 인증을 획득했다.
이후 회사는 2020년 400억원을 투자해 거두공장 B동을 지었다. B동의 연면적은 약 1만5771㎡(약 4800평)로 총 7층 규모다. 연간 800만 바이알 규모의 제품 생산이 가능해 A동(연간 500만 바이알)과 B동의 CAPA를 합치면 연간 1300만 바이알 제품 생산이 가능하다. 오는 2030년까지 보톡스 시장의 연평균 복합 성장률(CAGR)이 7.23%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생산능력으로 매출 확대를 책임지고 있는 셈이다.
<끝까지 HIT>는 거두공장 B동을 찾아 완제품 작업 공간을 비롯한 제조 시설 및 자동화 시설, GMP 요건 충족을 위한 품질관리 시스템 등을 살펴봤다.
거두공장 B동은 4층 건물이지만 중층 구조가 적용돼 실제로는 총 7층 높이다. 1층은 창고로 사용되고 2층부터 제조 시설이 운영된다. 원활한 제품 생산을 위해 적절한 온도·습도 관리가 필수이기 때문에 온도 정보를 모니터링하고 제어하는 건물관리시스템 (Building Management System, BMS)를 통해 적정 온도를 유지하고 있다.

바이알을 세척기에 넣으면 300도에서 가열되면서 물기가 제거되고 균이 소멸돼 주사제용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이후 톡신 제제·물·알부민염화나트륨이 일정 비율로 희석된 최종 원액이 용량 유닛별로 바이알에 충전된다.
이어서 수분 증발을 위해 고무마개를 씌워 반타전 상태로 만들고 16시간 동안 동결 건조를 진행함으로써 단백질만 남기고 케이크 형태로 바이알을 만든다.
동결 건조기는 2대를 교대로 사용하는데 4만3000개(동결 건조기 1대 용량)가 선반 사이로 들어가면 건조가 시작된다. 불량 제품과 검체를 제외하면 최종적으로 약 4만개의 바이알이 제작된다.
최종 제품은 온도 유지를 위해 냉장 창고에 보관되다가 숙련된 전문가들이 육안으로 진행하는 이물질 검사를 통과하면 포장 라인에 오른다. 라벨이 붙지 않은 누드 바이알에 라벨을 부착하고 10개~20개를 한 묶음으로 모은 뒤 국가별 포장 단위에 따라 제품을 포장하면 국내외 의료기관에 판매된다.

설희수 생산총괄본부 품질사업부장(상무)는 "바이알 세척부터 최종 제품 포장까지 모든 과정이 한 라인으로 연결된 아이솔레이터에서 끊김없이 진행된다"고 말했다. 실제 B동은 A동과 비교했을 때 자동화 시스템이 많이 도입돼 적은 인력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는 GMP를 강화해 유럽·미국 등 국가의 인증을 획득하기 위함이다.
설 상무는 "B동의 해외 허가를 획득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며 "자동화 시스템이 많이 도입됐다는 것은 사람 간섭을 줄이고 오염 가능성을 낮췄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덧신을 신고 출입한 원료 자재실에는 창고 관리 시스템(Warehouse Management System·WMS)이 도입돼 있었다. 재고가 입고되면 수량을 확인하고 품질관리(QC)에 적합한지 판단하는 시스템이다. 설 상무는 원료 자재실은 실사 진행 시 관리 받는 컨트롤 구역은 아니지만 해당 장소에 보관되던 자재가 컨트롤 구역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철저한 위생관리가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주사제는 유지해야 할 청정도가 높기 때문에 자재를 깨끗하게 관리해야 지적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외부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덧신을 신고 위생 관리를 진행한다. 일반 가정집보다 깨끗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설 상무는 검지손가락 두 마디 정도 크기의 견본용 바이알을 보여주며 "여기서 50유닛 한 로트(2만5000개)가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최종 제품은 마이너스 70도로 설정된 초저온 냉장고에서 보관되며 각 국가의 GMP 규정에 맞춰 온도 및 습도가 관리된다"며 "작은 볼륨으로 많은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전했다.
미니 인터뷰 설희수 생산총괄본부 품질사업부장(상무)

Q. 보툴리눔 톡신과 히알루론산(HA) 필러의 연간 생산량이 어떻게 되나.
A. 보툴리눔 톡신과 HA 필러는 별도의 생산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고 생산량은 공개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생산 규모로 말하자면 휴젤 거두공장은 동결건조 제품 기준 연간 총 1300만 바이알 생산이 가능하다. HA 필러의 경우 연간 800만 시린지(주사기) 규모의 CAPA를 갖추고 있고, 고속 자동 포장설비를 통해 시간당 6000 시린지 생산이 가능하다.
Q. 설비 가동률 안정화를 위해 도입한 관리 방안이 있나.
A. 안정적인 공장 가동을 위해서는 적절한 원자재 공급·설비 유지관리·인력 관리 등이 필요하다. 원자재 공급 이슈가 없도록 약 6개월에서 1년 정도의 스케줄을 고려해 공급사 측과 협의하고, 설비 이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꾸준한 유지 보수를 진행하고 있다. 직원들의 처우개선과 자기 개발 향상을 위한 지원도 이뤄진다.
Q. 제조 과정에서 가장 중요시 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보툴리눔 톡신은 미세한 공정 차이에도 품질에 영향이 간다. 공정의 일관성과 품질 안정성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 때문에 고도화된 자동화 설비와 데이터 기반 품질 관리 시스템으로 균주 관리 및 무균 환경을 유지하고 있다.
필러의 제조 과정은 화학적 합성과 가공 중심의 공정이다. 엄격한 원료 관리가 핵심인 제품이다. 상온에서 가교 공정을 진행해 안정적인 결합 구조를 확보하고 독성물질 제거 공정을 거쳐 부작용이 최소화된 물성을 확보하고 있다.
Q. GMP 조건 충족을 위한 품질관리 시스템의 특징이 궁금하다.
A. 자동화된 설비가 무조건 글로벌 GMP를 만족하는 건 아니다. cGMP를 위해서는 명확한 절차와 수행하는 사람들의 검증이 필요하다. 거두공장은 유럽 EMA의 규제 요소인 의약품 용기 및 마개 시스템의 기밀성 평가(CCIT)를 위해 자동화 설비를 도입했고, 오염방지를 위한 전수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각 국가마다 중심적으로 보는 관점이 다른데 70여개 국가의 관점을 만족하고 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더 높은 기준을 충족했다고 생각한다.
Q. 생산단가와 관련한 향후 계획은?
A. 고가의 자동화된 장비를 도입하고 인력을 줄이면서 생산 단가를 낮출 수 있게 됐다. A동은 2만5000개를 만들고 B동은 4만개를 만들 수 있으니 더 적은 인원으로 더 빠르게 제품이 생산되는 것. 향후 대체 가능한 원자재가 다양화 된다면 그 부분을 통해서 단가를 더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Q. 메인 생산기지로서 거두공장의 향후 목표는?
A. 거두공장이 본격적으로 운영되면서 소형 기업에서 중견 기업으로 뛰어올랐다. 이제는 규모의 성장을 고려할 시기고, 1조 매출의 목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