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선 '제제기술+생산역량 있는 영리한 회사' 평가
중국 사업 본격화 전 판 키울 '실탄' 확보 행보?

다산제약 아산공장 / 사진=다산제약.
다산제약 아산공장 / 사진=다산제약.

원료의약품을 넘어 완제의약품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다산제약이 기업공개(IPO ) 의사를 밝혔다. 순조롭게 진행되면 내년 상장도 가능한 가운데, 업계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일관되게 보이는 전략적 행보와 향후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자금 확보를 위해 상장이 필요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산제약은 22일 코스닥 상장을 위한 주관사로 NH투자증권을 선정하고 IPO 추진을 공식화했다. 올해 1월부터 상장 관련된 이야기가 나왔는데 움직임이 본격화된 것이이다.

국내 제약업계 밖에서 다산제약은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 금융감독원이 제공하는 전자공시시스템에 의하면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938억원이며, 영업이익은 61억원이다. 영업이익률은 6%대 수준이다. 물론 2023년 화재사고 이후 빠른 회복에 성공했다.

 

특허분쟁+틈새시장 등 전략적 행보 이어와

'CMO'에 'D'(개발능력) 위한 실탄 확보?

다산제약은 기술력과 전략 면에서 규모에 비해 뛰어난 회사 중 한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틈새시장을 겨냥한 전략적 제품 출시를 통해 존재감을 키워왔다. 다산제약 시작점은 1996년 원료제약사인 다산메디켐인데 류형선 대표는 자사기술 중심의 원료을 중시해 왔다.

대표 사례가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인 '탐스로신'과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일라프라졸'이다. 2023년 4월 다산제약 화재 당시 업계는 그야말로 '난리'가 났었다. 당시 전체 시장규모가 1450억원에 육박하는 탐스로신 성분 제제 상당수가 일순간 출시 불가를 선언했다. 국내 제약사 중 탐스로신 제제를 만드는 회사가 다산제약을 포함해 네 곳 에 불과했고, 그 중 다산제약 규모가 제일 커 공급 불안 우려가 일었다.

당시 업계에 미친 파장은 단순 생산 문제와 거리가 멀었다. 탐스로신은 용해도가 낮고 위장 안정성이 떨어져 약효 변동 가능성이 높다. 오리지널 서방형 제형은 방출속도 조절이 정교하게 설정돼 흡수속도와 체내 농도를 맞추는데, 다산제약이 이 기술 을 갖고 있었다.

놀텍도 다산제약의 기술력을 볼 수 있는 대표 사례다. 일라프라졸의 경우 원료 합성 과정에서 불순물의 발생 가능성이 높고 중간체 합성이 까다로운데다가 원료 제조 과정에서 PPI의 특징인 습도와 온도 등이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 결정형을 얼마나 안정화하느냐가 핵심이다.

물론 특허 분쟁에서 고배를 마셨지만 해외를 제외하면 다산제약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일라프라졸 합성에 성공해 자사 특허를 낼 적도의 제제 기술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단순히 수탁 업체라기보다 시장에서 입지를 가지는 기술력 있는 회사라는 평가다. 특허청 기준 다산제약이 출원 혹은 보유한 특허(상표 등 제외)는 40건인데 동일한 규모 기업들 가운데 이 정도 특허를 보유한 회사는 매우 드물다. 특히 이들 제제의 상당수가 기존 오리지널과 다른 형태의 제네릭 원료라는 점은 흥미롭다.

최근 특허분쟁에서 다산제약이 다른 회사들을 리드하는 사례가 많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다산제약도 상장 관련 자료를 통해  미세캡슐화, 유동층 코팅, 방출 조절 등 고난도 제형 기술을 확보하고 있으며 난용성 약물의 서방형 제형 구현에도 성과를 냈다는 점을 언급하고 있다.

이같은 기술을 바탕으로 다산제약은 그동안의 위탁생산(CMO) 업체에서 개발 기능을 확충하는 위탁개발생산(CDMO) 업체로 체질을 변화하고 있다. 회사 측은 아산 GMP 공장과 해외 생산 거점을 기반으로 국내외 제약사들의 원료·완제 위탁 생산 수요를 흡수하며 향후 다양한 사업 역량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는 IPO를 통해 자금을 확충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름값보다는 내실을 노리는 의중이기도 하다.

류형선 다산제약 대표 /사진=이우진 기자.
류형선 다산제약 대표 /사진=이우진 기자.

 

준비 막바지 돌입한 중국 시장 공략

기술력 대비 '소신 상장' 가능성 분석도

또하나 야심작은 중국에서 사업확장이다. 다산제약은 2024년 중국에 허이다다산의약유한공사(HDP)를 설립하고 제제 생산 시설을 구축한 바 있다. 당시 보도자료에 따르면 현재 제제동과 품질관리동, 연구동 등의 건립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고 있는데 이를 통해 중국 내 원료 및 제제 생산을 통해 중국 시장과 함께 해외 시장을 노리겠다고 밝혔다. 확보된 자금을 바탕으로 국내에서 CMO 사업을 고도화하고 중국에서 원료을 포함한 다양한 제제 개발과 수출을 노리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다만 상장 과정에서 과제는 남는다. 최근 IPO 대어로 꼽히는 명인제약을 시작으로 삼익제약, 마더스제약 등 합성의약품 분야 제약사들이 뛰어들고 있는데 어느 정도 수준의 할인율을 적용할 지 문제다. 스팩 상장하는 삼익제약을 제외하면 기업 가치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이어진 헬스케어 업종의 중소 규모 청약 분위기를 감안하면 당초 회사의 예상대비 낮은 공모규모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상대적으로 이름은 덜 알려졌지만 강소제약사로 꼽히는 다산제약이 IPO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이보다 앞서 상장에 나설 국내 합성의약품 제약사들의 상장 성공이 향후 시장에서 다산제약의 상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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