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영국 이어 중국 시장 진출…100만명 중 85% 비소세포폐암
SC 제형 전환으로 환자 편의성↑·국내 환자 895명에 EAP 운영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 레이저티닙)'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1년 만에 매출액 1억7900만 달러를 달성하는 등 글로벌 무대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18일 종가 기준 원달러 환율 1388.65원을 적용하면 2485억원에 이른다.
렉라자는 2015년 제노스코사로부터 기술을 도입하고 2018년 존슨앤드존슨(J&J)과 12억5500만 달러 규모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글로벌 개발을 본격화했다.
이후 J&J의 '리브리반트'와 병용요법으로 개발이 진행됐고, 지난해 8월 미국 FDA 허가를 획득하며 현지 시장에 진입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유럽, 올해 3월에는 영국·일본·캐나다, 7월에는 중국까지 승인 범위를 넓혔다. 중국은 매년 100만명 이상이 새롭게 폐암 진단을 받는 시장으로, 렉라자의 글로벌 확산은 단순한 진출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중국 내 폐암 환자의 85%가 비소세포폐암이며, 이 중 약 40%는 EGFR 변이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J&J는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의 2027년 글로벌 매출 목표를 50억 달러(한화 약 7조원)로 제시했다.
글로벌 매출 1억7900만 달러…유한양행 상반기 영업이익 148%↑
재무적 측면에서 유한양행은 J&J와 계약에 따라 지금까지 1억7500만 달러의 마일스톤을 수령했다. 주요 내역을 보면 2020년 4월 병용개발 진행으로 3500만 달러, 11월 병용 3상 투약 개시로 6500만 달러, 지난해 9월 미국 상업화 개시로 6000만 달러, 지난 5월 일본 상업화 개시로 1500만 달러를 확보했다. 아직 7억2500만 달러 규모의 마일스톤이 남았으며, 순매출액의 10% 이상으로 책정된 로열티가 별도로 발생한다.
렉라자와 리브리반트의 글로벌 매출은 가파르게 성장 중이다. 올해 2분기 글로벌 매출은 1억79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59%·직전 분기 대비 27% 증가했으며, 상반기 누적 매출은 3억2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유한양행의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액은 2조원을 돌파했고, 올해 상반기 매출은 1조원을 넘어서는 동시에 영업이익 543억원을 올려 전년 대비 148.1% 증가한 실적을 달성했다.
임상적 측면에서도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은 기존 치료제 대비 전체 생존기간(OS)을 1년 이상 개선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까지 환자의 생존율이 50% 이상 유지되고 있고, 발표 시점이 늦어질수록 우수한 데이터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또한 병용요법에 포함되는 리브리반트가 피하주사(SC) 제형으로 전환되면서 복약 편의성이 향상됐다. 기존 정맥주사(IV) 방식이 6시간가량 소요된 반면, SC 제형은 5분 내외로 투여가 가능해 환자의 치료 부담을 줄이는 요소가 됐다. 더불어 올해 미국임상종양학회에서 진행된 부작용 관리 임상에서 예방적 피부관리를 통해 이상 증상을 약 3분의 1 줄였다는 중간 결과가 발표됐다.
연구개발(R&D) 투자 1조원 돌파…환자 895명에 무상 공급

이번 성과는 유한양행의 R&D 전략과 맞닿아 있다. 유한양행은 매년 매출의 10% 이상을 R&D에 투자하고 있으며, 이를 20% 이상으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최근 5년간 누적 R&D 투자액은 1조원을 돌파했다.
렉라자 이후 파이프라인으로는 △알레르기 치료제 레시게르셉트(YH35324) △면역항암제 YH32367·YH35995 등이 있다. 레시게르셉트는 유럽 알레르기학회에서 공개된 만성 자발성 두드러기 환자 대상 임상 1b상에서 면역글로불린 E(IgE) 억제 효과를 입증했다.
면역항암제 YH32367은 HER2 발현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1상에서 안전성과 항종양 활성을 확인했고, 한국·호주·미국에서 용량 확장 임상이 진행 중이다. 희귀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YH35995는 치료 옵션이 거의 없는 고셔병을 대상으로 개발되고 있으며, 지난해 7월 임상 1상 승인을 받았다.
유한양행은 파이프라인을 기반으로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고도화하고 있다. 기술을 보유했지만 임상을 독자적으로 진행하기 어려운 바이오텍에서 후보물질을 도입(라이선스 인)하고, 초기 임상을 자체적으로 수행해 가능성을 탐색한 이후 글로벌 빅파마에 기술을 수출(라이선스아웃)한다. 이 과정에서 단계별 마일스톤과 로열티를 수령하고, 원개발사와 이익을 공유한다. 최근에는 전임상 이전 단계인 탐색과 후보물질 최적화까지 협력 범위를 넓히며 기초과학 분야로 오픈이노베이션을 확장하고 있다.
국내 환자 접근성 확대를 위해서는 2023년 7월부터 6개월간 조기공급프로그램(EAP)을 운영해 렉라자를 무상 공급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895명의 환자가 혜택을 받았으며, 1일 3정을 복용한다고 가정했을 때 총 지원 규모는 약 330억원에 달한다. 이는 국내 신약 최초로 보험 등재 전 무상 공급을 시행한 사례로, 환자의 치료 기회 확대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FDA 승인 1년을 맞은 렉라자는 미국과 유럽·아시아 주요 시장으로 활동 반경을 넓히며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렉라자의 성과를 토대로 후속 파이프라인 개발과 연구개발 재투자를 이어가며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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