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형부터 주사제형, 용기까지 다각적 방어
제네릭 출시 허들 높이기 위한 차단 전략 먹힐까

ChatGPT로 만든 이미지 / 재가공 = 이우진
ChatGPT로 만든 이미지 / 재가공 = 이우진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간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대웅제약이 '펙수클루(성분명 펙수프라잔)'를 지키기 위해 '특허 덤불(Patent Thicket)' 전략을 가동하고 있다. 선두 주자인 HK이노엔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이 제네릭사들에게 시달리는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펙수클루의 독점적 지위를 확고히 하려는 움직임이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 특허목록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자사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20mg에 기존 40mg와 10mg 특허를 등록했다. 해당 특허는 각각 2036년 2월과 2036년 3월에 끝나는 물질특허와 조성물 특허다.

현재까지 펙수클루 세 개 용량의 제네릭 도전을 막는 특허는 이들 두 개다. 하지만 대웅제약이 펙수클루를 지키기 위한 특허 덤불은 하나둘 뿌리를 내리고 있다. 특허 출원 건수만 총 6건, 이 중 거절된 하나를 제외하면 다섯 개 특허가 출원 상태에서 등록을 기다리고 있다.
 

결정형부터, 제형, 포장용기까지 '낼 수 있으면 내봐라'

대웅제약이 구축한 펙수클루 관련 특허들은 단순히 핵심 물질 특허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 적용된다. 특허청이 제공하는 특허정보사이트 KIPRIS를 보면 제일 기본적인 특허는 2016년 2월 3일 출원돼 등록된 '신규의 4-메톡시 피롤 유도체 또는 이의 염 및 이를 포함하는 약학 조성물' 특허다.

이는 펙수클루의 핵심인 물질 자체와 그 물질을 포함하는 조성물 관련된 것이다. 2016년 3월 25일에는 '1-(5-(2,4-다이플루오로페닐)-1-((3-플루오로페닐)술포닐)-4-메톡시-1H-피롤-3-일)-N-메틸메탄아민 염의 신규한 결정형' 특허가 출원, 이후 등록됐는데 이 특허는 기존의 물질을 더 안정적이고 용해도가 높은 형태로 만든 결정형 관련 사항으로 약의 효능과 안정성을 강화하는 기술이다.

이 외 2020년 8월 24일 '신규한 산부가염' 특허가, 2020년 12월 18일 '액상 약학적 조성물' 특허가 각각 출원됐다. 앞선 특허는 새로운 염을 이용해 위장 질환 치료에 유용한 특허며 후자는 낮은 수용해도의 물질을 안정적인 액상 주사제로 만드는 조성물 관련 특허다.

이후 2022년 5월 26일 액상 조성물을 안정적으로 보관할 수 있는 '의약품 용기' 특허가, 2022년 12월 15일 '펙수프라잔 주사제 조성물 용법용량' 특허가 각각 출원돼 용도 및 용법 방어막까지 구축했다.

마지막으로 2023년 9월 28일 기존 염산펙수프라잔보다 안정성이 뛰어난 '결정형A 및 그 제조 방법' 이라는 특허를 출원했다. 통상 제네릭 방어를 위한 조성 문제부터 향후 타 제형으로 개발 가능성에 이르기까지 꼼꼼하게 벽을 쳐놓은 셈이다. 물론 등록이 최종 결정돼야 하지만, 회사 행보는 특허 분야에서 회자되는 '특허 덤불 전략'의 대표적 유형으로 볼 수 있다.

이같은 내용은 대웅제약이 지난해 배포한 보도자료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회사 입장에서 특허출원 자체의 성과를 강조하고 있지만 실상 제네릭을 향한 이중, 삼중의 경계는 제네릭사 입장에서 개발을 난처하게 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대웅제약이 이처럼 촘촘한 특허 덤불을 구축하는 배경에는 케이캡의 특허 분쟁에 얻은 교훈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케이캡의 경우 시장 출시 이후 현재까지 HK이노엔의 효자 제품으로 단일 품목 기준(50mg)으로만 보면 상반기 1위 처방 제품이다. 그러나 그 상승세가 컸던 만큼 제네릭사들의 집중적인 특허 도전을 받았다.

2031년 8월 만료 예정인 케이캡의 물질 특허에 제네릭사들의 무효화 시도가 이어졌지만 실패했다. 그러나 2036년 4월 만료되는 결정형 특허는 상황이 다르다. 국내 제약사들은 2022년 10월부터 이 결정형 특허를 상대로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제기했고 올해 경동제약 등을 필두로 무정형 결정형 제품이 대법원에서 최종 승리하면서 2031년 제품 출시의 문을 열었다.

물론 HK이노엔도 의약품 특허목록에 등재되지 않은 케이캡의 미등재 특허를 등록하며 제품을 방어하는 상황에서 대웅제약의 특허덤불 전략이 '제네릭 출시 억제'에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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