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라자' 만든 유한양행, 청년부터 중년까지 OTC 제품도 빵빵

히트뉴스와 비저너리 데이터 공동 기획 Hello OTC 15%
빅데이터 분석회사 비저너리데이터(대표 이홍기)와 함께 전국 패널 약국 330곳
의 데이터를 분석, OTC 명가들이 어떤 전략으로 약국과 소비자의 마음을 훔쳤는지 조명한다.
① 제약회사 순위로 살펴본 약국 일반약
② 브랜드 순위로 살펴본 약국 일반약 톱20
③ 젊은 OTC의 산실로 우뚝 선 '동아제약'
④ 약물군 순위로 살펴본 약국 브랜드 톱20
⑤ 연령별 순위로 살펴본 약국 구매 트렌드
⑥ 2030 연령대로 살펴본 약국 구매 트렌드
⑦ 5060 연령대로 살펴본 약국 구매 트렌드
⑧ 제약회사 성장률로 살펴본 약국 일반약
⑨ OTC 트렌드 세터로 자리매김한 '유한양행'

용어설명
OTC 인덱스는 2024년 1월 타이레놀정의 표본약국매출을 100으로 설정한 상
대비교지수다. 패널약국 330곳은 전국에 분포해 있다. 예를 들어 2024년 1월
1일 330곳의 약국에서 각 약국당 판매된 타이레놀 매출이 30만원이다. 산술
적으로 (30만원*330곳)이면 한달 매출 1억을 100으로 잡을 수 있다. 유한양
행의 OTC 인덱스가 2853이 나왔다는 뜻은 약 28억의 매출을 올렸다는 뜻이
다. 다만 2024년 1월 타이레놀정의 표본약국매출을 100으로 설정한 OTC 인
덱스는 상대적인 개념이기 때문에 1억 또는 10억 등으로 특정할 필요가 없다
는 것이 전문가 의견이다.

이번 OTC 크리에이터의 주인공은 유한양행으로, 회사 OTC 인덱스는 1467을 기록했다. 전체 제약사 167곳 중에 7위다. 제약사 A PM은 "유한양행이 항암신약인 '렉라자(성분 레이저티닙)'로 알려져있지만 일반의약품도 약국가의 사랑을 받고 있다"며 "창업주 유일한 박사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 등 기업이미지가 좋기 때문에 약사들도 유한양행의 제품이라면 품질을믿고 구매한다. 더욱이 요즘은 빠르게 트렌드를 캐치하는 OTC전략도 돋보인다"고 밝혔다.
아르기닌 유행 포착 '유한양행', 라라올라 품고 날아올랐다
그렇다면 어떤 품목이 유한양행 OTC 매출을 이끌었을까. 주인공은 고함량 L-아르기닌 성분 OTC '라라올라'다. 라라올라의 OTC 인덱스는 118로 전체 유한양행 66개의 품목 중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서초구 내과 앞에서 약국을 운영 중인 약사 A 씨는 "2023년 유한양행이 비보존제약과 라라올라 마케팅 계약 이후, 이듬해 양도양수했다"며 "전 세계적으로 L-아르기닌 시장이 서서히주목을 받기 시작하는 찰라 유한양행이 양도양수 전략으로 빠르게 국산 제품을 내놓으면서 시장을 주도해나갔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당시 포텐시에이터라는 제품이 유명했지만 수입 품목이기 때문에 물량이 제한적이었다"며 "때문에 약사들이 국산 제품인 라라올라를 적극적으로 매입했다. 아르기닌은 특성상 혈관을 이완하고, 간해독을 돕는 기능을 갖추고 있어 영양제에 대한 선호가 높은 40~50대 사이에서 날개돋힌 듯이 팔렸다"고 밝혔다.
실제로 전국 330곳 패널 약국 데이터를 통해 아르기닌의 구매 연령대를 확인한 결과, 약국가에서 40~50대 남성이 라라올라를 가장 많이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기준 50대 남성의 라라올라 OTC 인덱스는 4.8을 기록했고 40대 남성은 4.2로 뒤를 이으면서 라라올라의 주요 소비층으로 떠올랐다.
제약사 B PM은 "유한양행은 작년 개그맨 신동엽을 모델로 선정하고 라라올라 굳히기에 들어갔다. 신동엽은 친근하고 유머러스한데다 신뢰감을 주는 이미지여서 거부감 없이 다가갈 수 있는 인물이다. 여기에 신동엽이 눈길을 사로잡는 형광 옷을 입고 등장하면서 '라라올라를 먹으면 활력과 에너지가 생긴다'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다"고 밝혔다.
세상은 시원한 파스를 원해!
손흥민 내세운 '안티푸라민쿨카타플라스마' 인기몰이
라라올라 다음으로 유한양행 OTC 매출 견인의 주인공은 '안티푸라민 시리즈'로 확인됐다. 안티푸라민쿨카타플라스마의 OTC 인덱스는 107로 유한양행 전체품목 중 2위를 기록하면서 톱 10 그룹에 안착했다.

서울 광진구 정형외과 앞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C 약사는 "파스는 전통적으로 약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OTC 제품"이라며 "전통적으로 뜨거운 느낌을 주는 파스가 인기가 많았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러닝, 헬스 인구가 늘면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시원한 파스가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운동이나 러닝을 하다가 다쳤을 때는 시원한 파스를 붙여야 통증이 덜 느껴진다"며 "유한양행이 이 같은 흐름을 파악하고 안티푸라민쿨카타플라스마 마케팅에 집중했다. 여전히 뜨거운 파스를 메인으로 내세운 경쟁사들 사이에서 유한양행은 '쿨'한 제품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면서 주목받았고 자연스럽게 시장에 안착했다"고 덧붙였다.
제약사 D PM은 "2020년 손흥민 선수를 모델로 선정하고 안티푸라민 라인업을 꾸준히 확장한 점도 주목할만한 전략"이라며 "당시 손흥민을 패키지에 삽입하면서 2030 세대의 호응을 얻었고 전국 약국에 대형 매대 전략을 사용하면서 안티푸라민 광고 효과를 극대화했다. 안티푸라민더블파워카타스마가 이른바 '손흥민 파스'로 불리면서 인기를 얻었다"고 밝혔다.
안티푸라민더블파워카타플라즈마 는유한양행 전체 OTC 품목 중 3위를 차지했다. 서울 중랑구 정형외과 앞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E 약사는 "더블파워카타플라스마는 가을과 겨울에 판매량이 높은 편"이라며 "냉감과 온감의 자극을 동시에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안티푸라민쿨카타플라스마는 여름철에 자주 찾는다. 유한양행이 카타플라스마 제형 개발과 마케팅에 집중한 결과, 젊은 층에서도 대표적인 파스로 자리매김했다"고 밝혔다.
이 약사는 이어 "파스는 약사가 매대 뒤쪽에서 꺼내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유한양행이 대형 매대를 통해 손흥민이 새겨진 안티푸라민 파스 9종을 진열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타사 제품을 주로 찾던 30대 남성들이 손흥민 전용매대를 본 후 더블파워카타플라스마를 구매했다"고 덧붙였다.
코푸시럽에스, 마그비스피드 제형변화 전략 먹혔다
이뿐만이 아니다. '코푸시럽에스'와 '마그비스피드액'도 유한양행 OTC 매출 톱5에 이름을 올렸다. 코푸시럽에스의 OTC인덱스는 87, 마그비스피드액은 83을 각각 기록했다.
서울 강남구 내과 문전약국 F 약사는 "코푸시럽 시리즈는 전통적으로 기침약으로 인지된 품목"이라며 "병타입으로 유통이 되던 코푸시럽에스에 대해 유한양행이 맛 변경을 시도했다. 일단 맛이 없으면 소비자들이 찾지 않는다. 하지만 유한양행은 제형 변경에 앞서 코푸시럽에스의 맛을 다양하게 바꿨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코푸시럽에스를 스틱형으로 제형 변경을 시도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며 "맛이 좋고 복용하기 편하게 변경해 놓았는데,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와 맞아 떨어지면서 수요가 급증했다. 유한양행이 변화를 인지하고 이에 맞춰 전략을 발빠르게 수정했기 때문에 코푸시럽에스의 인기가 지금까지 이어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유한양행은 2019년 코푸시럽에스의 맛과 향을 체리맛·체리향에서 복합과 일맛·베리믹스향으로 바꾸고 2020년에는 스틱형 포장도 도입했다.
제약사 G PM은 "어린이 감기약의 경우 시럽을 스틱포로 전환한 브랜드들이 전반적으로 매출 및 성장률이 좋은 편"이라며 "코푸시럽에스는 변화된 시장 흐름에 맞춰 포장형태를 변경하고 맛을 다양화한 전략이 매출을 견인했다"고 말했다.

2013년 '마그비 연질캡슐'로 첫 출시된 마그비 시리즈는 2019년 90억원을 돌파했다. 유한양행은 이듬해 3월 '마그비 스피드'를 출시하면서 마그네슘 영양제 OTC시장 1위를 달리고 있다.
서울 성동구 재활의학과 인근 약국을 운영하는 H약사는 "마그네슘은 가루로 하면부피가 커서 액상으로 만들기 힘들다. 하지만 유한양행이 처음으로 액상 제제인 마그비스피드를 내놓으면서 찾는 고객들이 많아졌다. 먹기 편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약사는 마그비와 마그비스피드를 선호하는 소비자를 분류했다. "눈 떨림 등의 가벼운 경련 증상이 있는 고객들이 보통 마그비를 구매한다. 마그비스피드는 운동할 때 근육 경련이 일어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복용하는 용도다. 보통 나이가 젊을수록 마그비스피드를 선호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제약사 I PM은 "마그비 시리즈가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마그네슘 대표 브랜드로 자리잡았는데 이에 만족하지 않고 액상 제제까지 내놓았다. 젊은층에서도 먹기 편하고 맛이 좋다는 이유로 선호한다. 러닝 또는 운동 전에 근육경련을 방지하기 위해 복용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안주하지 않고 시장 트렌드를 빠르게 파악해서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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