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여행자 '늘(Neul)'과 함께 떠나는 세계 여행

여행은 일상을 벗어나는 '해방감'을 준다. 업무와 출장으로 늘 바쁜 삶 가운데서도 잠깐의 휴식으로 찰나의 여유를 즐길 수는 없을까? 반복되는 '일'과 '공부'의  굴레에서 벗어나 짬짬이 자유여행자 '늘(Neul)'이 소개하는 세계 속 숨은 명소를 따라가 보자. <편집자 주>

어린 시절, 작은 색종이 한 장으로도 끝없는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놀았던 기억이 있다. 색종이를 네모반듯하게 여러 번 접어 세우면 네 개의 작은 산등성이가 만들어졌다. 그 네 귀퉁이에 동서남북을 적어 넣고 친구들이 말하는 대로 동으로 세 번, 남으로 일곱 번. 어디든 척척 날아가곤 했다. 이번에 우리가 서 있는 곳은 마드리드, 장소는 스페인이다. 동서남북을 펼치면 우리는 어디로 가게 될까?

동쪽 : 바르셀로나, 가우디의 예술과 지중해의 감성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 출처=사그라다 파밀리아 공식 홈페이지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 출처=사그라다 파밀리아 공식 홈페이지

마드리드에서 기차로 2시간 30분, 스페인의 동쪽 바르셀로나는 가우디의 도시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Basílica de laSagrada Familia)에서 하늘을 향해 뻗은 첨탑을 올려다보며 건축의 정점을 느끼고, 구엘 공원(Park Güell)의 유려한 곡선을 따라 걷다 보면 마치 동화 속으로 들어온 듯한 기분이 든다. 해안가로 향하면 바르셀로네타 해변(Playa de La Barceloneta)의 푸른 파도가 반겨준다.

고딕 지구로 향하면 중세의 골목길과 고풍스러운 건축물들이 현대적인 도시 풍경과 조화를 이루며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보케리아 시장(Mercat de la Boqueria)에서는 신선한 해산물과 과일, 하몽(스페인식 햄) 등을 맛볼 수 있다. 미식과 예술, 지중해의 감성이 어우러진 바르셀로나는 창의적인 영감을 불러 일으키는 도시다.

 

서쪽 : 세고비아, 황금빛 역사의 도시

세고비아 수도교 / 출처=세고비아 관광청
세고비아 수도교 / 출처=세고비아 관광청

마드리드에서 1시간이면 도착하는 세고비아는 스페인의 역사와 전설이 깃든 도시다. 로마 시대의 흔적부터 중세의 성까지, 도시 곳곳에서 시간의 깊이를 느낄 수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세고비아 수도교(Acueducto de Segovia)는 1세기경 산속 샘물을 도시로 끌어오기 위해 건설되어 1973년까지 사용되었다. 167개의 아치가 있는 구간은 지금도 가장 잘 보존된 로마의 수도교 중 하나로, 세고비아의 상징물이다.

세고비아 대성당(Catedral de Segovia)은 후기 고딕 양식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웅장한 건축물로, 도시의 중심을 장식한다. 또한, 일명 ‘백설공주성’ 알카사르(Alcázar de Segovia)는 월트 디즈니의 백설공주의 영감을 준 성으로, 중세 기사들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다.

여행하면 먹을 것도 음식도 놓칠 수 없다. 새끼돼지 통구이 요리 코치니요 아사도(Cochinillo Asado)에 과일주 샹그리아를 곁들이면, 바삭한 껍질과 부드러운 속살이 어우러져 세고비아를 더욱 특별한 기억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

 

남쪽 : 그라나다, 알람브라의 황홀경

알람브라 궁전 / 출처=주 안달루시아 대한민국 명예영사관
알람브라 궁전 / 출처=주 안달루시아 대한민국 명예영사관

스페인의 남쪽 끝자락, 안달루시아의 보석 그라나다. 알람브라궁전(The Alhambra)은 이슬람 건축의 정수로, 섬세한 아라베스크 문양과 붉은 성벽이 빚어내는 이국적인 풍경이 마치 천일야화 속으로 빠져든 것 같다. 해 질 무렵, 산 니콜라스 전망대(Mirador de San Nicolás)에서 바라보는 알람브라 궁전은 더욱 황홀한 빛을 띤다.

알바이신 지구(Albaicín)의 하얀 벽과 꽃이 어우러진 골목길을 거닐다 보면, 과거 이슬람 왕국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작은 바에서 플라멩코 공연을 감상하며 안달루시아의 정취를 만끽하는 것도 놓칠 수 없는 경험이다. 스페인의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이곳은 여행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곳이다.

 

북쪽 : 빌바오, 현대 예술과 미식의 도시

구겐하임 빌바오 박물관 / 출처=바스크 지방 관광청
구겐하임 빌바오 박물관 / 출처=바스크 지방 관광청

마드리드에서 기차로 약 4시간 거리 북쪽으로 눈을 돌리면 스페인 바스크 지방의 중심지 빌바오가 있다. 전통적인 항구 도시였던 빌바오는 오늘날 스페인의 현대 예술과 미식의 중심지로 거듭났다.

빌바오 효과(Bilbao Effect)라는 단어를 만들어낸 구겐하임 빌바오 미술관(Guggenheim Museum Bilbao). 쇠퇴해 가는 공업도시 빌바오를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만들어낸 빌바오의 필수 코스이다. 감탄을 자아내는 외관을 보고 내부로 들어서면, 그 유명한 제프 쿤스(Jeff Koons)의 ‘강아지(Puppy)’ 조각상이 관광객을 맞이한다.

스페인 최고의 미식 도시 중 하나이기도 한 빌바오. 현지 바에서 바스크 지방의 전통 타파스인 핀초스(Pintxos) 맛보기를 권한다. 신선한 해산물과 현지 와인이 어우러진 이곳에서 미식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지적 자극을 넘어 여행의 즐거움까지 더해보는 스페인을 경험해 보는 것은 어떨까? 동서남북 네 방향으로 펼쳐진 다채로운 매력이, 색종이 처럼 뜻밖의 아름다운 순간을 선물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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