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연이어 상장 전 열기 속 '물밑 논의' 설왕설래도
경쟁자 적은 해외 시장, 국내 제품 향한 인기, 단기 성장성에 관심 분석

필러 및 스킨부스터, 뷰티 디바이스 등 소위 에스테틱 기업들의 상장 이슈가 뜨겁다. 4월 말까지 몇몇 업체가 상장을 추진하는 가운데 업계에서 이들 외 여러 회사가 물밑 논의를 진행 중이다. ①성장세 ②수익성을 갖출 수 있는 높은 해외 사업 비중 ③중소형 공모주 인기 등 여러 조건이 맞아 떨어진데 따른 움직임으로 보인다.
바이오비쥬는 24일 서울에서 기업공개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며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필러와 스킨부스터, 코스메틱 관련 사업을 하고 있는 회사는 상장을 통해 240억원 규모의 자금을 모집할 계획이다. 공모주는 300만주로 공모희망가는 주당 8000원에서 9100원 사이다.
회사는 이 자금을 제2공장 건축 및 연구개발 투자에 사용할 계획이다. 지난해 매출 296억원으로 전년 대비 73% 늘었는데 이 자금을 바탕으로 생산능력을 높이는 동시에 향후 연구개발 체계를 구축해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매출을 이끌겠다는 것이 회사의 계획이다.
에스테틱 분야의 한 축인 의료기기 시장에도 차갑게 식은 바이오와 달리 뜨거운 청약 열기가 몰렸던 앞선 사례가 있다. 청약 증거금을 3조7600억원이나 모았던 아스테라시스다. 아스테라시스는 지난 1월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서 8만7593건의 건수를 기록했다. 이보다 앞서 진행했던 국내외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1242대 1을 기록하며 최상단인 4600원 고지를 찍은 바 있다.
지난해 상장 일정을 철회한 뒤 올해부터 해외시장 공략을 외치며 2월 13일 기업공개에 성공한 동방메디컬도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률은 106.3대 1,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경쟁률은 910.14대 1이었다.
업계에서 두 개 업체가 기업 공개를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에스테틱 분야에서 상장 논의가 핫한 이슈로 떠올랐다는 것이다. 한 에스테틱 업계 관계자는 "현재 설왕설래 두어개 업체가 상장 준비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확실히 바이오 분야에 비해 에스테틱을 향한 관심이 높다"고 넌지시 전했다.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들이 전하는 에스테틱 관련 업체들의 상장 인기는 내수보다 해외 시장에서 성장세가 높은데 기인한다. 바이오비쥬는 2024년 연결 매출 296억원을 기록했는데 수출 비중이 65% 가까이 된다. 같은 기간 2337억원 매출로 전년 대비 30% 가까이 매출이 성장한 초음파 에스테틱 기기 기업 클래시스의 매출 가운데 해외 매출 비중은 65% 선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해외 매출 1위인 레이저 장비 '라비앙'을 가진 원텍, 지난해 에스테틱의 신데렐라 중 하나로 떠오른 쥬베룩의 바임 역시 664억원 중 수출 비중이 매우 높은 회사다. 국내를 쳐다보던 에스테틱, 뷰티 디바이스, 코스메틱 기업이 내수 과당경쟁 등을 피해 새 길을 찾아왔던 몇 해의 실적이 눈부시게 성장했다는 점이 투자자들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들 기업은 자체 생산 체계를 갖출 경우 수익성이 매우 높아진다는 점을 자세히 볼 필요가 있다. 보툴리눔 톡신 업체보다 제조원가율이 낮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뷰티 디바이스 등은 한 번 들여놓을 경우 전용 카트리지 등 소모품을 꾸준히 판매할 수 있어 수익성이 높게 평가된다.
수출 위주 미용 관련 기업이 전년 주식시장에서 꽤 재미를 봤다는 점도 이들의 기대감을 높이는 이유다. 지난해 상장한 회사 중 코넥스 시장에서 주가 상승률 1위를 기록했던 센텔라 앰플 ODM 업체 에스알바이오텍을 비롯해 세계 첫 하이드로겔 마스크팩을 개발했던 제닉 등이 주식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보여준 이후 자연스럽게 그 관심이 의료기기 및 의약품 분야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다.
이들 기업 상당수가 상대적으로 가볍게 접근할 수 있는 중소형 공모주라는 점도 뜨거운 공모열기를 만든다는 분석이다. 실제 올해 IPO 시장의 대어로 평가받았던 LG CNS와 서울보증보험 등이 대표 사례다. 특히 서울보증보험은 총청약증거금이 1945억원, 일반 청약 경쟁률 7대 1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에스테틱과 뷰티 디바이스의 경우 상장 직후 유통 가능물량은 상대적으로 작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투심과 상장 전 보여준 성과 등으로 상장 후 성장 기대감이 높아 자연스레 시장에서 눈길이 가게 됐다는 평가다. 이 밖에 금융당국이 시장 상황에 대비해 매출 성장 목표치 등을 보수적으로 보는 시점에서 '어닝 서프라이즈' 가능성, 한국 문화로 인한 해외 시장에서 한국의 이미지 상승 등이 최근 들어 복합적으로 작용하지 않았느냐는 평가다.
한 에스테틱업계 고위 관계자는 "남미나 CIS를 중심으로 한국 뷰티제품과 관련한 신뢰감과 기대감이 높다는 점, 국내 업계가 규모 대비 다양한 연구활동을 진행하거나 차별화된 지식재산권을 가지고 있다는 점 등이 상장 분위기에도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필러 등 일부 제품은 늘어나는 물량으로 인해 '쇼트'(단기 공급 중단)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시장 상황이 좋은 이상 전반적으로 에스테틱 관련 시장 분위기나 상장 움직임도 예상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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