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제약 | 끝까지HIT 6호 '우리 기업의 톡신정복기' 확장팩
국내사 불붙이는 속속 불붙이는 '개량 톡신’
너무 빨리, 많이 맞는 우려 속에서 나오는 '프리미엄' 전략
매주 보도자료 하나를 소개하며 그 배경까지 함께 소개하는 '주간제약' 시간입니다. 주간제약이라고 이름을 붙이고 있지만 '제약 관련 내용은 잘 없네' 하시는 최근 모 관계자의 지적도 공감합니다.
이 코너가 제약만 다루는 것은 아닙니다. 의료기기나 바이오의약품, 최근 숙취해소제 문제까지 글감은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실제 이런 글감들은 모두 제약사의 문제라는 점입니다. 본론으로 들어갑니다. 이번 주 풀어낼 보도자료는 이겁니다.
메디톡스는 계열사 뉴메코가 지난 18일 오송 3공장에 신설된 E동을 차세대 보툴리눔 톡신 제제 '뉴럭스'(NEWLUX) 제조소로 추가됐다고 19일 밝혔다.
뉴메코가 개발한 뉴럭스는 지난해 8월 국내 품목허가를 획득하고 국내 시장에 출시된 차세대 톡신 제제다. 뉴럭스는 이번 제조소 추가로 메디톡스 기존에 생산하던 오송 3공장 B동보다 3배 이상의 생산능력(CAPA)을 갖춘 E동에서도 생산 가능하다.
뉴메코 관계자는 "이번 제조소 추가로 국내 수요 대응 뿐만 아니라 해외 파트너사들과의 대규모 공급 협상에도 활로가 열렸다"며 "뉴럭스의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높여 시장 기대에 부응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해외 수출을 위한 국가별 등록도 이르면 연말부터 시작될 것이며 용량별 단위 추가, 적응증 확대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뉴럭스는 원액 생산 과정에서 동물유래성분을 배제해 동물성 항원에 의해 유발될 수 있는 알레르기 반응 가능성을 원천 차단한 보툴리눔 톡신 제제다. 또 화학처리 공정을 줄여 단백질 변성을 최소화했으며 인간혈청알부민(HSA)에 의해 알레르기 반응이 유발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분말 형태의 900kDa(킬로달톤) 보툴리눔 톡신 제제 중 최초로 원료 생산 과정에서 동물유래성분 배제 공정을 적용했다.
네. 이번 주의 주제는 '한국의 특산품'이라고 해도 좋을 보툴리눔톡신 제제입니다. 이미 <히트뉴스>는 지난해 7월 발간된 <끝까지 HIT> 6호를 통해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톡신 제제 관련 상황과 수출 현황, 성장을 위해 향후 국내 업체가 나아가야 할 길을 살짝 제시해봤습니다.
히트뉴스가 제시한 국내 제약사의 보톡스 전략은 바로 기술과 생산 물량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번 주간제약은 그 이유를 다시 한 번 설명하는 동시에, 실제 회사들의 전략이 그렇게 진행되고 있음을 알리는 하나의 '확장팩('본편에서 추가 기능이나 이야기를 담은 컨텐츠'를 가리키는 게임용어)인 셈입니다.
우리 나라 보툴리눔톡신 제제 보유 회사들은 타국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독특한 구조로 내수와 해외서 입지를 다져왔습니다. 오늘 보도자료의 주인공 메디톡스는 국내 제품 중 제일 먼저 나온 품목인 '메디톡신'이었습니다. 한올바이오파마(옛 한올제약)가 허가받은 비티엑스에이가 있다 생각할 독자분도 있겠지만, 그건 사실 중국산 제제거든요.
그리고 3년 뒤 휴젤이 '보툴렉스'로 뛰어들며 국내 제품 사이 경쟁이 시작됐습니다. 이후 대웅제약, 휴메딕스와 휴온스바이오파마, 종근당, 파마리서치바이오, 한국비앤씨, 한국비엠아이의 제품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수많은 제품이 연이어 쏟아졌던 만큼 이들의 경쟁 구도는 여러 양상으로 펼쳐졌습니다. 첫 번째는 치료보다 미용시장에 완벽하게 편중됐다는 점입니다. 국내 성형외과 시장을 이렇게까지 키운 것은 7할이 톡신이고 3할이 필러라고 할만큼 주름 개선부터 출발해 다양한 분야에서 톡신 제제가 쓰였습니다.
두 번째는 바로 가격 경쟁입니다. 애브비(옛 앨러간)가 국내 시장 진입 당시 보톡스는 1회 시술비는 30만원 남짓이었지만 메디톡스와 휴젤이 가격 공세를 펼쳤고 후발 제제가 연이어 뛰어들면서 현재 가격은 1회 기준 3~5만원대까지 떨어졌습니다. 일각에서 덤핑이라 할 만큼 시술비용을 내리는 치킨 게임 양상입니다.
결과는 달콤합니다. 시술 기간도 짧고 효과는 단시간 나타나는 톡신을 '맞지 않을' 이유가 없었던 것이죠. 시장 규모는 말하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지난해 기준 내수만 2000억원을 넘어섰다는 것이 일반적 추정입니다.
포화상태에 다다랐다는 이야기가 나오던 것이 4~5년전인 만큼 국내 시장과 함께 해외 시장을 노리는 회사들의 움직임도 나타났습니다. 대웅제약이 '나보타'로 미국 시장에 가장 먼저 허가를 획득했습니다. 메디톡스가 애브비와 손 잡고 액상 보툴리눔톡신으로 먼저 시장에 도전했지만 오히려 진입은 늦어진 상황을 맞았고, 이 과정에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에서 판결과 합의,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인 대웅제약과 균주 도용 관련 소송이 해외 진출을 두고 벌어진 일입니다. 그리고 올해 2월 또다른 후발 주자 휴젤이 '레티보'라는 이름으로 허가를 받는데 성공했습니다.
국내 제제의 미국 진출 전략도 바로 가격이었습니다. 나보타의 미국 허가 과정 이전부터 대웅제약은 보톡스 대비 절반 정도 가격을 생각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수 년전 취재과정에서 들은 바 있습니다.
그러나 언제까지 톡신 제제를 미간 및 눈주름 등에만 쓸 수는 없는 일이었습니다. '원툴' 제제는 독창성이 떨어지는 순간 위기를 맞기 마련이니까요. 이 때문에 국내 기업들은 다양한 적응증 확대를 시도합니다.
현재 대웅 나보타의 적응증은 ①미간주름 △뇌졸중에서의 상지 경직 ②외안각(눈가) 주름 ③눈꺼풀 경련 ④양성교근비대증(사각턱) 등 5개입니다. 휴젤의 보툴렉스는 사각턱 대신 △뇌성마비 환자의 첨족기형(까치발걸음) 등 5개고 메디톡스의 메디톡신은 사각턱과 외안각을 빼고 첨족기형을 포함한 4개입니다. 이는 해외의 경우 단순 미용과 의료적 목적 사용이 1:1에 가깝게 맞춰져 있는 데 따른 것입니다. 근육 관련 이상, 치주시술, 편두통 등 다양한 증상에 톡신제제가 사용됩니다.
그리고 이와 함께 국내 업체들에게 떨어진 미션이 바로 생산능력 향상과 투여 편의성 및 내성, 알레르기 등을 해결하는 개량제품의 필요성입니다. 메디톡스가 이번 보도자료에 나온 '뉴럭스'입니다. 톡신 제제의 경우 투여 후 알레르기 증상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원액을 생산하면서 동물성 항원을 사용하다보니 투여 후 간지러움을 호소하거나 피부에서 열이 나거나 홍조현상을 띠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하나는 내성 문제입니다. 지난해 열린 보툴리눔톡신 안전사용전문위원회의 조사를 보면 보툴리눔 톡신 시술을 받은 바 있는 20~59세 조사대상 1000명 중 시술 효과 감소를 경험했다는 응답은 74%, 즉 4분의 3에 달한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는 복합단백질과 비활성화 신경독소에 따른 것입니다. 업계에서 실제 적정 수준으로 보는 톡신의 투여 횟수는 6개월에 1회 정도입니다. 하지만 저렴한 가격으로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그 이상의 주기로 제품을 투여하는 이들이 많은 것 역시, 업계가 인지하는 불편한 진실이죠.
이 때문에 멀츠의 제오민 등은 '내성 없는 톡신'이라는 콘셉트로 시장에서 작지만 유의미한 위치를 점하고 있습니다. 순수한 톡신을 원료로 해 2005년 출시 이해 현재까지 300만건 이상 내성 발생이 보고된 바 없다는 것이 회사의 '자랑'입니다.
이미 이 문제에서 메디톡스는 비독소 단백질을 제거한 코어톡스를 내놨습니다. 메디톡스의 경우 톡신 제제가 자사의 '알파이자 오메가'인 만큼 분말형에서 시작했지만 액상형을 비롯해 다양한 제형의 개량형 제제를 연이어 선보이고 있기도 합니다.
파마리서치의 톡신 분야 회사인 파마리서치바이오는 단백질 정제 관련 특허를 등록했습니다. 900킬로달톤 급에서 단백질을 99% 이상 제거하는 내용과 150킬로달톤 급의 순수톡신 단백질을 만드는 내용입니다. 프리미엄 톡신을 통해 시장에서 수익성 높은 제품으로 자리를 잡고, 해외 시장에 자랑할 수 있을 만큼 '새 버전'을 만드는 셈입니다.
그리고 이번 보도자료는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생산가용량까지 늘리면서 여전히 톡신은 커나가고 있다고 외치는 국내 업체의 모습을 보여주는 글로 볼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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