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상 'SPOTLIGHT' 및 'GLOW' 연구 통합 분석 중 한국인 하위 분석
이근욱 교수 "위 절제 환자多, 의료진 관리 능력↑ 등 복합요인 작용"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종양내과 이근욱 교수는 빌로이와 항암화학요법 병용요법을 연구한 3상 임상 'SPOTLIGHT' 및 'GLOW' 연구의 통합 분석 중 한국인 하위분석 결과를 제50회 대한암학회 학술대회(AACR-KCA)에서 21일 발표했다. / 사진=황재선 기자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종양내과 이근욱 교수는 빌로이와 항암화학요법 병용요법을 연구한 3상 임상 'SPOTLIGHT' 및 'GLOW' 연구의 통합 분석 중 한국인 하위분석 결과를 제50회 대한암학회 학술대회(AACR-KCA)에서 21일 발표했다. / 사진=황재선 기자

아스텔라스가 개발한 클라우딘 18.2(Claudin 18.2) 타깃 치료제 '빌로이(성분 졸베툭시맙)'가 HER2 음성 위·위식도 접합부 선암 1차 치료를 평가한 3상 임상시험의 한국인 하위 분석에서 전체 환자군 대비 2배에 가까운 전체 생존기간(OS)을 기록했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종양내과 이근욱 교수는 빌로이와 항암화학요법 병용을 연구한 3상 임상 'SPOTLIGHT' 및 'GLOW' 연구의 통합 분석 중 한국인 하위분석 결과를 제50회 대한암학회 학술대회(AACR-KCA)에서 21일 발표했다.

SPOTLIGHT 연구는 클라우딘 18.2 양성 및 HER2 음성 국소 진행성 절제 불가능 위암 환자 556명을 대상으로 빌로이와 mFOLFOX6 병용요법(옥살리플라틴+류코보린+플루오로우라실 병용)을 위약+mFOLFOX6 병용요법과 비교했으며, GLOW 임상은 같은 유전형의 국소 진행성 절제 불가능 위암 환자 507명을 대상으로 빌로이와 CAPOX(카페시타빈+옥살리플라틴) 병용요법을 위약+CAPOS 병용요법과 비교한 연구다.

각 임상의 1차 유효성평가변수는 무진행생존기간(PFS), 주요 2차 유효성평가변수는 전체 생존기간(OS)으로 설정됐다.

지난 9월 16일(현지시간)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24)에서 발표된 SPOLIGHT, GLOW 연구 통합 분석에서, 빌로이+항암화학요법 병용군의 PFS 중앙값은 9.2개월(95% CI : 8.4-10.4, 중앙추적기간 18.2개월)로, 위약군 8.2개월(95% CI : 7.6-8.4, 중앙 추적 기간 17.9개월)로 나타났다. OS 중앙값은 빌로이군이 16.4개월(95% CI : 15.0-17.9, 중앙 추적 기간 32.7개월), 위약군이 13.7개월(95% CI : 12.3-15.3, 중앙 추적 기간 31.8개월)이었다.

이번 한국인 하위분석(빌로이 병용군 49명 vs 위약 병용군 47명) 결과, PFS와 OS 중앙값 모두 전체 환자군 데이터에 비해 눈에 띄는 개선을 보였다. 

한국인 빌로이 투여군의 PFS 중앙값은 12.6개월로, 위약군 8.1개월 대비 유의미한 연장을 보였다(HR=0.71, 95% CI : 0.61-0.83), p<0.0001). 이는 전체 빌로이 투여군보다 3.4개월 연장된 결과다. 전체 빌로이 투여군은 위약군 대비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을 29% 낮은 것으로 나타났고, 한국 빌로이 투여군은 이보다 낮은 41%(HR=0.593, 95% CI : 0.349-1.008)로 분석됐다.

전체 분석군과 한국인에서의 비교는 OS에서 더 극명하게 나타났다. 한국인의 전체생존기간은 빌로이군이 30.0개월(HR=0.499, 95% CI: 0.286-0.869)), 위약군이 15.8개월이었다. 이는 전체 빌로이 투여군에서 OS가 16.4개월이었던 것을 감안할 때, 2배 가까이 개선된 결과다. 사망 위험도 전체 분석군에서 빌로이 투여군이 위약 대비 23% 낮췄던 것과 달리 50%라는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다.

이근욱 교수는 발표 후 히트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인 하위 분석에서 OS가 2배가량 개선을 보일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한 소견을 전했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종양내과 이근욱 교수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종양내과 이근욱 교수

이근욱 교수는 "이번 결과는 의료진도 놀랄 정도로 유의미한 OS 개선이다. 구체적인 이유가 밝혀진 바는 없지만, 몇 가지 추측해보자면 한국인에서 ①메스꺼움, 구토 등 이상반응이 적었고 ②위 절제술을 받은 뒤 재발해 치료에 참여한 환자가 많으며 ③국내 의료진의 관리 능력으로 치료를 포기한 환자도 적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복합적인 이유들로 환자들의 예후가 좋았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 결과가 5년 상대생존율이 6.6%에 불과한 국내 전이성 위암 환자들에게 희망을 제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나아가, 앞으로 더 많은 환자들이 빌로이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클라우딘 18.2는 위 점막의 정상 조직에서 주로 발견되는 단백질로, 최근 새롭게 조명받고 있는 항암 바이오마커다. 정상 상태에서는 주로 세포들 사이에 형성된 연결 구조인 밀착연접(tight junction) 내에 묻혀 있지만, 위암 및 위식도 접합부 선암 등 특정 유형의 암에서 노출되는 경향이 있다.

면역조직화학(IHC) 검사법을 통해 클라우딘 18.2의 발현을 측정할 수 있으며, 발현율에 있어 복잡한 계산식이 필요하지 않다는 점에서 임상 현장에서의 높은 효율성이 기대되고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히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