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D, 9가 HPV 백신 '가다실9' 출시 9주년 기념 간담
OECD 38개국 중 28개국서 남녀 모두 9가 HPV 백신 NIP 지정

여성 자궁경부암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진 인유두종바이러스(HPV)가 남성의 구인두암(편도암) 발병과도 연관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국가필수예방접종(National Immunization Program·NIP) 대상에 남성 또한 추가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중앙대병원 이비인후과 이세영 교수는 26일 개최된 9가 HPV 백신 '가다실9' 출시 9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HPV 감염이 여성과 더불어 남성에서도 암 발병의 원인으로 규명된 만큼 예방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가다실9은 현재 만 9-45세 여성과 만 9-26세 남성을 대상으로 자궁경부암, 외음부암, 질암, 항문암 및 생식기 사마귀 등의 질환 예방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된 백신이다.
이세영 교수는 "현재 전세계적으로 전체 발생 암의 약 5.2%가 HPV 감염에 의해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연간 60~80만명 수준"이라며 "이 중에서도 두경부암 등 남성의 HPV 관련 암 발병은 증가 추세지만, 여전히 이들의 삶의 질 저하는 과소평가 돼 왔다"고 설명했다.

이세영 교수에 따르면, 두경부암은 구인두암, 구강암, 인두암, 후두암, 침샘암, 코암 등을 포괄하는 질환으로 2019년 기준 국내에 5613례가 보고됐다. 남성은 4306례를 차지했는데, 이는 전체 남성 암발생의 7위 수준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또, 최근 20년간 인두암은 약 2배, 구인두암은 약 3배가 늘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남성은 여성에 비해 약 5배가량 HPV 감염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을 뿐만 아니라, 체내 HPV 제거율 또한 여성이 90%, 남성은 70%로 더 낮다"며 "오래 잔존한다는 것은 암에 걸릴 확률이 더 높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미국과 달리 여전히 가다실9의 허가 적응증이 두경부암 예방을 포함하고 있지 않고 있으며, NIP 대상도 2, 4가 백신에 한해 여성 청소년만 투여할 수 있도록 제한돼 있다.

이 교수는 "OECD 38개국 중 28개국에서 남녀 모두 9가 HPV 백신을 투여하고 있다. 한국, 멕시코, 코스타리카만 2, 4가 백신에 한정해 여성 청소년에만 NIP 적용중"이라며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를 따라가기 위해서는 단순히 2, 4가 백신 NIP 대상을 남성으로 확대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중간 단계를 생략하고 9가 백신 NIP를 전체 성별 대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백신 투여 만으로 암 발생률을 줄일 수 있음에도 이를 아이들에게 제공할 수 없다는 점은 의사로서 직무유기라고 본다"며 "윤 정부가 국정 과제로 HPV 백신 대상을 남성 청소년으로 확대한다고 주장했던 만큼, 빠른 시일 내 NIP 대상으로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MSD 의학부 양경선 이사는 10년간의 실사용증거(RWE)를 기반으로 가다실9의 임상적 이점을 소개했다.
양경선 이사는 "가다실9는 6·11·16·18·31·33·45·52·58 등 가장 넓은 HPV 유형을 포함하고 있는 백신으로, 가다실과 더불어 유효성, 면역원성 및 장기간 추적 관찰데이터를 확보한 제품"이라며 "가다실9를 1년 내 3차까지 접종 완료한 9-15세 남아 및 여아의 RWE에 따르면, 남녀 모두에서 3차 접종 후 10년 차에도 지속적인 HPV 항체 반응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또, 심각한 이상반응이나 사망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으며, 이는 임상시험에서 밝혀진 양상과 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양 이사는 "전세계적으로 HPV의 예방 및 소멸을 위한 국가의 노력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최신의 9가 백신의 남녀 모두 접종은 현재 청소년들과 미래세대들을 HPV로 인한 각종 암과 질병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다. 한국MSD는 이를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서는 해외에 비해 국내에 9가 HPV 백신 및 NIP 남성 대상 확대가 늦어지고 있는 점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이세영 교수는 "HPV 백신은 타 치료제와 달리 감염 환자수 증가에 따른 비용 대비 경제성을 평가하기 어려운 제품 중 하나다. HPV 감염 후 암 발생은 20~30년 후에나 일어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라며 "다만, 일부 해외 국가에서도 경제성 평가 등을 거쳐 가다실9의 남성 대상 NIP가 결정된 만큼 국내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결국, 정책적인 문제로 귀결되기에 논의를 거쳐 해결돼야 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