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한미·에이비엘·레고켐바이오 등서 주요 비임상 연구 결과 발표
업계 "학술 행사 AACR 참가 통해 빅파마 연구자와 네트워킹 가능"

사진=AACR 홈페이지
사진=AACR 홈페이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다음달 5일부터 10일(현지 시각)까지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2024 미국암연구학회(American Association for Cancer Research 2024ㆍ이하 AACR 2024)'에 참가해 주요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의 비임상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이를 통해 글로벌 빅파마와 파트너링에도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1907년 설립된 미국암연구학회(AACR)는 암과 관련한 광범위한 영역에서의 연구 성과를 전 세계에 소개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암 관련 의과학 학술단체다. 약 140개국, 5만8000명 이상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의료 및 학계 인사 등을 포함해 약 2만명 이상이 참가하는 암 연구 학술대회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 △한미약품 △에이비엘바이오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신라젠 △루닛 등이 AACR에 참가해 자사의 파이프라인에 대한 비임상 연구 결과 발표에 나선다. 유한양행은 이번 AACR 2024에 참가해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YH32367(개발코드명ㆍABL105)'과 'YH41723(IMC202)'의 비임상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회사에 따르면 면역항암제 2종의 비임상 결과는 AACR 2024 연례 학술대회에서 포스터로 발표될 예정이다. 관련 초록은 지난 5일 학회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됐다.

YH32367은 유한양행이 에이비엘바이오와 공동 연구를 통해 개발한 면역항암제 후보물질로, 유방암ㆍ위암ㆍ담도암 등 다수의 HER2 발현 고형암에서 기존 항암 치료에 내성을 보이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국과 호주에서 임상 1상이 진행 중이다. 또 이번 학회를 통해 최초로 공개되는 YH41723은 유한양행과 이뮨온시아가 공동으로 개발 중인 PD-L1ㆍTIGIT 이중 타깃 면역항암제다.

한미약품은 AACR 2024에 참가해 EZH1/2 이중저해제인 'HM97662'의 고형암에 대한 비임상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EZH2는 히스톤(Histone)이라는 단백질의 라이신(Lysine)을 후성학적으로 메틸화하는 효소다. EZH2 돌연변이나 과발현 EZH2를 제어하고 있는 다양한 단백질의 기능 이상은 여러 악성 종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회사는 △IRE1 α RNase 억제제인 'HM100168' △HER2 엑손20(Exon20) 삽입 변이 등 초기 연구 결과도 발표할 예정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AACR 2024에 참가해 새로운 이중항체 면역항암제인 'ABL112'와 'ABL407'의 비임상 데이터를 포스터로 발표할 예정이다. 또 다른 이중항체 면역항암제인 'ABL105(YH32367)'의 포스터는 파트너사인 유한양행이 발표한다. 회사 관계자는 "ABL112와 ABL407은 4-1BB 기반 이중항체 플랫폼 '그랩바디-T(Grabody-T)'가 적용된 파이프라인"이라며 "ABL112는 T세포 면역관문 중 하나인 'TIGIT'을, ABL407은 면역억제 종양 관련 골수성 세포(Tumor-associated myeloid cells)에 과발현하는 'LILRB4'를 타깃한다"고 설명했다.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이하 레고켐바이오)는 이번 AACR 2024에서 항체약물접합체(ADC) 후보물질인 'LCB84(Trop2-ADC)'의 비임상 데이터를 공개한다. 레고켐바이오는 지난해 12월 존슨앤드존슨 자회사인 얀센바이오텍(Janssen Biotech, Inc.ㆍ이하 얀센)에 LCB84의 개발 및 상용화에 대한 2조240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L/O) 계약을 체결했다. LCB84는 레고켐바이오의 차세대 ADC 플랫폼 기술과 메디테라니아로부터 기술도입한 Trop2 항체가 적용된 ADC 약물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신라젠은 AACR 2024에서 항암제 'BAL0891'의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BAL0891은 신라젠이 지난 2022년 스위스 제약사 바실리아에서 도입한 항암제로, 현재 미국과 한국에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AACR 2024의 포스터 발표로 채택된 이번 연구에 따르면, 연세대 의과대학 연구진은 비뇨기암에서도 BAL0891이 효과적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도출했다. 구체적으로 BAL0891이 타깃하고 있는 TTK와 PLK1 효소가 다수의 비뇨기과암 세포주 및 환자 조직에서 유의하게 발현돼 있음을 확인했다.

신약 개발 바이오텍이 아닌 의료 인공지능(AI) 개발기업의 등장도 눈에 띈다. 루닛은 AACR 2024에 참가해 자사의 AI 바이오마커 플랫폼인 '루닛 스코프'를 활용해 △다양한 암종에서 ERBB2 변이가 인간 표피성장인자 수용체(HER2) 면역조직화학염색(IHC) 발현에 미치는 영향 분석 △18가지 암종에 AI를 활용해 암세포에서 발현하는 항원인 CNTN4(Contactin-4) 발현 및 PD-L1과의 연관성 평가 △위암에서 CNTN4 발현과 키트루다(성분 펨브롤리주맙) 반응성 사이의 연관성 평가 등 연구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앱클론 △에스티큐브 △에이비온 △와이바이오로직스 △유빅스테라퓨틱스 △이피디바이오테라퓨틱스 △지놈앤컴퍼니 △지피씨알 △큐리언트 △티움바이오 △파로스아이바이오 등이 AACR 2024에 참가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기업들이 AACR 참가시 유의미한 비임상 결과 발표를 통해 빅파마 관계자들의 주목을 받을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한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이 학술 행사의 성격을 띠는 AACR 참가를 통해 최근 개발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다"며 "(AACR은) 빅파마 연구자들로부터 관심을 받을 수 있는 기회의 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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