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5 병원 교수들, 전공의 당직 근무 돌입… 마케팅 행사 불참 의사 보여
제약사 "파업 길어질수록 처방량 감소로 매출 손실… 상황 계속 주시"

수도권 대형병원 전공의들이 집단으로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제약회사의 마케팅 관련 행사가 줄지어 연기되거나, 취소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이달 또는 내달 초 행사를 준비하던 제약사들의 피해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진행을 앞둔 제약 관련 학회 및 심포지엄에 일부 전문의들이 참석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보이면서 이 같은 조치(행사의 연기나 취소)가 취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전공의들의 사직으로 인한 업무 공백을 메우기 위해 전임 교수들이 근무 외 시간에 당직을 서면서 별도의 시간을 내기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제약사 마케팅 담당자들은 이번 전공의 파업이 계속되는 한 의약품 마케팅 및 영업 활동 등에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한 제약사 마케팅 담당자는 "이번 주 주말에 예정됐던 심포지엄 행사가 취소됐다"며 "의사 파업이 지속됨에 따라 (전문의들이) 외부 활동을 자제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고, 비교적 스케줄 조정이 가능한 간담회 연자 섭외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행사장 대관료를 비롯해, 1박 2일 등 숙박이 요구되는 행사의 경우 지연으로 인한 손해는 제약사가 감내해야 한다"며 "파업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단기간 내 행사가 없는 회사도 계속 주시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의사 파업으로 인한 제약사들의 손실은 단순히 행사와만 연관되는 문제는 아니다. 환자 진료가 줄어드는 만큼 처방 건수 역시 줄어들기 때문이다. 한 빅5 상급종합병원 항암제 영업 관계자는 "병원에 가더라도 의사 파업으로 전문의들이 없어 사실상 업무가 불가능하다"면서 "만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시기상 업무 관련 얘기를 하기가 조심스럽다"고 털어놨다.
아울러 "회사 차원에서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얼마의 매출 손실이 발생할지 계속 산출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결국 가장 큰 피해는 환자에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빠른 시일 안에 사태가 마무리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20일부터 보건복지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반대하는 인턴 및 레지던트 등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서를 제출했다. 빅5 상급종합병원을 주축으로 사직이 이어졌으며 △길병원 △인하대병원 △인천성모병원 △대전성모병원 △대전을지대병원 △전북대병원 △조선대병원 △제주대병원 등 지역 거점 병원 전공의들로 그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은 오는 3월 10일 전국 규모의 궐기대회를 개최해 투쟁할 것임을 이날 밝히기도 했다.
이에 정부는 전공의들의 사직서 제출을 개인 사유가 아닌 '집단행동'으로 간주하고,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파업 이후 수술 또는 검사를 앞둔 환자가 취소를 통보받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했다. 복지부는 집단 연가 사용 불허 및 필수의료 유지 명령에 이어 지난 19일 전국 211개 전체 수련병원 전공의를 대상으로 '진료유지명령'을 발령했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19일 브리핑을 통해 "가장 열악한 근무 여건 속에서 근무 하는 전공의들의 고충을 다 알 수는 없지만,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하고 있다"며 "전공의가 진정한 교육과 수련을 받을 수 있도록 꼭 의료 여건을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의협은 과거 협의를 거쳐 마련한 '필수의료 패키지'의 전면 백지화를 주장하고 있다"며 "이는 '집단행동 교사'라고 보고,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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