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메이오 의대 클리닉 안과 과장 '마이클 스튜어트' 교수
"강력한 VEGF 결합력·긴 지속기간 가진 아일리아, T&E요법에 이상적"
"PED, PCV 환자에 치료 예후 좋아… 한국서도 좋은 효과 기대"

인구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만성 안구질환인 연령관련황반변성(age-related Macular Degenerationㆍ이하 AMD) 국내 환자가 증가하고 있으며, 효과적 치료법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질환의 주된 특징은 글씨를 읽거나, 운전 등을 할 때 필요한 중심시력이 서서히 상실되는 것인데,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50세 이상 연령에서 실명을 발생시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손꼽히기도 한다.
AMD는 건성(dry)과 습성(wet) 등 2가지 종류가 있다. 이 중 신생혈관이 생기는 습성 연령관련황반변성(Neovascular age-related Macular Degenerationㆍ이하 nAMD)은 AMD로 인한 실명의 90% 이상을 야기한다는 점에서 심각한 유형의 AMD로 분류된다. 건성 AMD의 약 10%~15%가 nAMD로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전체 AMD 환자 중 nAMD 환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약 10%~15%다.

nAMD의 치료에는 흔히 항-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Anti-Vascular Endothelial Growth Factorㆍ이하 anti-VEGF) 요법이 사용되는데, 대표적 치료제로 독일 바이엘이 개발한 ‘아일리아(성분 애플리버셉트 프리필드시린지)’가 있다.
최근 아일리아는 기존 치료 방법을 개선한 'T&E(Treat & Extend) 요법'을 통해 최소 4주부터 최장 16주까지 유연한 투여 간격을 제공하는 맞춤형 치료 전략을 세울 수 있는 치료제로 소개되고 있다.
<히트뉴스>는 지난달 17일 국내에서 열린 한국망막학회 총회학술대회에서 주요 연자로 나선 미국 메이오(Mayo) 의대 클리닉 안과 과장인 '마이클 스튜어트(Michel W Stewart)' 교수를 만나 nAMD 질환 개요부터 글로벌 동향, 그리고 아일리아를 통한 치료 전략 등을 들어봤다.
스튜어트 교수는 현재 'Knights Templar' 재단의 지원을 받으며 황반변성, 당뇨병성 망막병증, 감염성 망막염, 망막박리 관련된 연구를 하고 있다. 특히 당뇨병성 망막병증에서 약물 상호작용 관련 수학적 모델링 연구 등을 진행하고 있는 망막 질환 분야 전문가다.

nAMD 진단 및 치료 방법과 주요 치료 목표는 무엇인가요?
"nAMD의 가장 중요한 진단 및 치료 목표는 '시력 악화 방지'와 '시력 개선' 2가지입니다. 하지만, 실제 임상 현장에서 둘 중 어떠한 목표를 추구할지는 환자가 처음 치료를 위해 병원을 방문했을 때 시력 상태에 따라 결정됩니다.
nAMD의 진단은 대부분 황반을 육안으로 확인하는 안저검사를 통해 황반에 출혈, 유체, 삼출물 등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이때 레이저를 활용해 황반을 살펴보는 빛간섭단층촬영(OCT) 검사가 필요하게 됩니다. 이 검사를 통해서 환자의 혈관 분포에 비정상적인 특징이 있는지, 유체가 계속 쌓이고 있는지 등을 확인하게 되고, 일부 환자의 경우에는 혈관조영술을 통해, 환자 몸에 조영제를 투입한 후 안구를 촬영해 안구의 혈관 분포나 유체의 유출 여부 등을 검사하기도 합니다.
질환 초기 단계라서 시력 상태가 나쁘지 않은 상황이라면 시력의 추가 손실을 막고 예방하는 데에 중점을 두는 반면, 운전이 불가능하거나 책을 읽을 수 없는 수준까지 시력이 손실돼 있는 경우에는 환자가 기능적인 일상생활을 할 수 있는 수준까지 시력을 개선하는 것이 우선순위가 됩니다.
각 단계에 따른 치료 접근법이 실질적으로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치료 목표를 다르게 설정하고 접근하게 되는 것입니다. 즉, 환자의 현재 시력을 유지하도록 도와줄 것인지, 혹은 환자의 악화된 시력을 일상생활이 가능한 수준으로 회복시켜줄 것인지 중에서 결정해 치료를 진행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nAMD의 발생 원인은 규명됐나요?
"생물학적인 특성을 고려한다면, 환자의 생활 습관이나 다른 위험 인자로 인해 수년에 걸쳐 망막 외측에 손상이 축적되면 nAMD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재까지 치료제 개발 및 치료 단계에서 유전적인 요소를 활용하고 있지 않지만, 환자의 70% 정도는 유전적인 요소들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이외에 흡연이나 콜레스테롤, 혈압, 지질 등 수치를 높이는 생활 습관이 망막 주변부에 축적되는 지방량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망막 외측에 지방이 많이 쌓이면 염증과 허혈성 문제가 나타날 수 있고, 이것이 혈관 신생으로 이어져 nAMD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최근 국내 황반변성 환자 수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으로 황반변성 발생률 추이는 어떠한가요?
"국가별로 발생률과 유병률은 차이가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약 2억명의 황반변성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미국의 경우에는 40대 이상에서 황반변성 발생률이 12% 이상으로 보고되고 있고, 이 중 10% 미만이 nAMD를 가지고 있습니다. nAMD의 주요 위험 인자 중 하나가 연령이라는 것을 감안할 때, 특히 65세 이상의 고령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지역은 더 많은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판단됩니다. 최근에는 40대 이상에서 발생률 또한 상당히 높은 수준이며, 꾸준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2018~2019년에 1만명 단위로 증가했던 환자 수가 2020~2021년에는 10만명 이상의 단위로 늘어나는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판단됩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현상은 더욱 더 심각해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nAMD를 '노안'과 혼동하는 환자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두 질환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노안은 40세가 넘어서면서 발생하는 현상으로, 환자는 가까운 것을 볼 때 돋보기가 필요하거나, 전과 비교해 근거리 시력의 교정이 필요하다고 느끼게 됩니다. 이 경우 근거리를 볼 때에는 문제가 있지만, 원거리 시력은 유지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반면, nAMD는 근거리와 원거리 모두에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노안은 예전에 비해 물체가 선명하지 않고 전체적으로 뿌옇게 보이지만, nAMD는 한쪽 눈에서 먼저 문제가 발생하고 이어서 다른 쪽 눈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양쪽 안구에 동시에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렇게 시력 문제가 양안에서 생기는지, 단안에서 생기는 지의 차이로도 노안과 nAMD를 구분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 anti-VEGF 치료제로 '아일리아'가 있습니다.
다양한 국가의 의료진들이 이 약제를 통한 T&E 요법을 전략적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그 배경과 장점을 소개해주세요.
"과거 anti-VEGF 치료는 한 달 간격의 고정주기 요법으로 시행했습니다. 많은 환자들이 좋은 치료 효과를 확인했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많이 사용되는 방식이지만, 환자가 주사를 맞아야 하는 횟수가 많고, 환자가 병원에 자주 내원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는 매달 주사를 맞아야 할 필요가 없는 환자에게도 애로사항이었습니다.
이후 이를 개선하기 위해 환자들이 매달 병원에 방문해 검사를 받고, 질병의 진행이 파악되면 주사를 하는 방식인 PRN(Pro Re Nata) 요법이 시행됐습니다. 출혈, 시력 저하 등 돌이킬 수 없는 문제가 발생한 후에나 치료가 이뤄지거나, 과소 치료의 우려가 있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환자가 방문할 때마다 주사를 놓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환자가 내원하는 주기를 조절해 나가는 T&E 요법이 도입됐습니다. 환자가 내원 할 때마다 주사를 놓는 방식은 고정주기 요법과 동일하지만, 환자의 눈 상태에 따라 내원 간격을 조절합니다.
환자 입장에서는 병원에 가면서 오늘이 검사만 하는 날인지 주사도 맞는 날인지 모르고 조마조마할 필요가 없고, 의료진도 환자의 재활성화 자체를 막을 수 있는 시점에 선제적으로 주사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T&E 요법은 지금까지 나왔던 모든 접근 방식 중에 환자의 내원 횟수와 주사를 맞는 횟수를 최소화하면서 환자의 시력을 유지하는데 최고의 효과를 보여줍니다.
아일리아는 다른 치료제와 비교했을 때 2가지 이유에서 T&E 요법에 보다 적합합니다. 첫 번째는 VEGF에 대한 강한 결합 친화력입니다. 이는 적은 농도를 투약해도 신생혈관을 강하게 억제해 치료 효과가 크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두 번째는 반감기가 길어 효과가 오래 지속된다는 점입니다. 아일리아는 주요 임상인 'ARIES'나 'ALTAIR' 연구를 통해 12주 혹은 16주 간격으로 투여해도 효과가 유지됨을 입증했습니다. 또 일부 집중적인 치료가 필요한 환자에게 8주 간격, 어떨 때는 4주 간격으로 치료가 가능한 지 대규모 임상을 통해 입증하기도 했습니다.
이 2가지 특징을 기반으로, 아일리아가 T&E 요법을 적용하기에 가장 이상적인 치료제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anti-VEGF 치료제의 '안구 내 주사' 방식에 대한 환자들의 두려움이 클 것 같습니다. 실제 임상 현장에서 환자의 반응은 어떤가요?
"환자들에게 안구 내 주사 방식을 설명하면 대부분 통증이 있는지, 어떤 부위에 주사를 하게 되는지 등을 걱정합니다. 주사를 놓게 되면 통증이 있지만, 환자에 따라 체감 정도는 각기 다릅니다.
대부분은 안구 표면에 사용하는 마취제만으로도 주사 투여시 통증을 크게 느끼지 못하지만, 통증에 민감한 환자라면 안구 표면에 마취제인 '리도카인'을 주사해 조금 더 마취를 하고 시행합니다. 이 경우 시술 시간이 늘어나고 출혈 위험도 있지만, 환자가 필요로 한다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주사제라서 혹은 통증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nAMD 치료에 아일리아의 사용을 고려하고 있는 국내 의료진에게 임상적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미국과 한국의 nAMD 환자들은 유사한 임상적 특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한국 환자들의 절반 이상은 미국의 환자들과 일맥상통할 것입니다.
아일리아는 망막 박리가 나타나는 비후성 망막색소상피박리(PED) 환자들에 아일리아가 명확한 효과를 보여주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또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쪽에서 많이 발생하는 결절성 맥락막 혈관병증(PCV) 환자에게도 예후가 좋았습니다. 한국 환자들의 3분의 1에서 40%까지가 이 양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른 그 어떤 약제도 단독 사용시 이런 환자들에게 좋은 효과를 보이지 못했는데, 아일리아는 긍정적인 효과를 보였습니다.
또 아일리아를 단독으로 사용한 환자군과 아일리아와 광역학 치료(PDT)를 같이 사용한 경우를 비교했을 때, 아일리아만으로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한국에서 꽤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PCV 문제를 안고 있는 환자들에게 아일리아가 상당히 좋은 옵션이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임상의로서 목표는 최대한 투여 간격을 늘려 환자의 주사 횟수를 줄이는 것이지만, 치료 효과를 포기하면서 투여 간격을 늘릴 수는 없습니다. 궁극적인 목표는 환자의 투여 간격을 늘리되, 최적의 치료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적절한 균형점을 잡아주는 것입니다.
환자 교육도 상당히 중요합니다. 치료 목표가 무엇인지 확실하게 알려주고, 어떤 결과를 얻을 수 있는지 충분히 소통해야 합니다. 치료 초반에 집중적으로 치료하다가 이후에 투여 간격을 12주나 16주로 늘릴 수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환자도 일정에 맞춰 적절한 검사를 받아야 의료진이 최선의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점을 잘 설명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우리가 임상시험을 통해 확인했던 데이터에 못지 않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환자가 인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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