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T CHECK | 바이오 투자 시장 ㉛
한 해 동안 400억 모은 디지털헬스케어 '휴먼스케이프' 톱픽
'230억' 카나프테라퓨틱스로 신약 개발업체 연말 체면치레

2023년 마지막 달인 12월 한 달 동안 국내 비상장 바이오ㆍ헬스케어 기업에 1900억원에 육박하는 자금이 유입됐다. 연말을 기해 변동성을 줄이려는 투자 시장의 특성도 하반기 들어 완연하게 이어지던 비상장 바이오 투자심리의 회복세를 막지 못했다.
지난달 자금 조달 톱픽(Top-pickㆍ최선호주)은 디지털 헬스케어 역량을 앞세워 400억원을 조달한 '휴먼스케이프'다. 신약 개발업체 가운데에선 '카나프테라퓨틱스'가 올해 막바지에 230억원을 모으면서 전반적으로 부진했던 섹터 내 자금 조달 성과를 만회했다.
31일 히트뉴스가 자체 집계 및 분석한 바에 따르면, 국내 비상장 바이오ㆍ헬스케어 기업 20곳이 지난달(주금 납입일 기준) 총 1848억원의 자금 조달을 마쳤다. 4개월(2023년 9~12월) 연속 1000억원이 넘는 투자 성과이자, 지난달(2492억원)에 이어 조달 총액 2000억원 문턱을 두드린 두 번째 사례다.
연말 북클로징(Book closingㆍ회계연도 장부 결산)이 시작되며 자금 집행부터 투자심의위원회 개최를 줄이는 벤처투자 관행에도 준수한 성과를 냈다는 게 지난달 비상장 자금 조달의 시장의 특징이다. 자금 조달에 성공한 업체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13곳이 헬스케어 업체, 7곳이 신약 개발업체였다.
지난달 투자 유치 성과를 시리즈별로 살펴보면 시리즈 C 투자 라운드의 성과가 가장 두드러졌다. 해당 라운드를 통한 조달한 자금 총액은 940억원이다. 이어 시리즈 B(315억원), 시드 및 기타(252억원), 시리즈 A(176억원), 프리 IPO(165억원) 순이었다. 모처럼 후기 투자에 자금이 집중된 것으로 집계됐다.

해당 기간 400억원을 조달해 톱픽으로 올라선 휴먼스케이프의 성과는 올 한 해를 통틀어도 가장 눈부시다. 휴먼스케이프는 디지털 헬스케어 섹터에서 자체 사용자 풀(pool)을 확보한 뒤 수익화 모델을 구축해 투자자들로부터 사업성을 인정받았다.
카나프테라퓨틱스는 시리즈 C 라운드로 230억원을 모았다. 올 한해 신약 개발업체 가운데 최상위권에 해당하는 조달 성과다. 기존 전략적 투자자(SI)인 GC녹십자 외에 신규 SI로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참여했다. 기관투자자(FI)로는 인터베스트, 프리미어파트너스,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 데일리파트너스, NH벤처투자, 아주IB투자, 우신벤처투자 등이 있다.
해당 기간 신약 개발업체로 유입된 자금 총액은 552억원이었다. 헬스케어 섹터의 조달 성과(1296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약 43% 수준). 그나마 카나프테라퓨틱스가 막판에 시리즈 C 투자 유치 성과를 알린 덕에 섹터별 조달 격차가 1000억원 가까이 벌어지는 사태는 면했다.
한편 올해 12월 비상장 바이오ㆍ헬스케어 섹터의 자금 조달 총액은 작년 12월(1856억원)과 비교하면 소폭 줄어들었다. 다만 작년 12월은 직전 달의 비상장 바이오ㆍ헬스케어 기업의 조달 성과가 대외적으로는 '0'에 머무르면서 딜클로징이 이연된 여파가 컸다. 올해 4분기 자금 조달 실적(5363억원)을 보면 전년 동기 대비 100% 이상 증가하며, 지난해 하반기 최악의 조달난을 호소하던 투자 가뭄이 끝나 가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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