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0%선…4월 '포시가 대전' 대비 큰 감소
생산단가·포시가때 우울한 초반 성적 발목 잡았나
9월 1일부터 시작된 당뇨 치료제 '자누비아(성분 시타글립틴)' 제네릭 경쟁에서 국내 제약사들이 생각보다 영업수수료에 힘을 쓰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시 전부터 너무 높아진 제조단가와 함께 지난 포시가(성분 다파글리플로진) 제네릭 경쟁에서 생각보다 힘을 쓰지 못한 것이 오히려 영업수수료를 위주로 하는 회사에게는 매력있게 다가오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지난 3일 업계 내 CSO를 활용하고 있는 국내 주요 제약사 10여곳의 시타글립틴 복합제, 메트포르민 복합제, 다파글리프로진 복합제(10월 2일 출시 예정)의 판매 수수료를 각각 톺아보니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 해당 약제들은 최근 종근당이 국내 판권을 가진 당뇨 치료제 자누비아정의 제네릭 및 복합제다.
먼저 이들 단일제의 평균 수준은 약 30%대였다. 국내 E사와 I사는 20%대까지 내려갔으며 나머지는 30~40%를 기록했다. 메트포르민 복합제의 경우도 이와 비슷했다. 다파글리플로진의 경우는 조금 극단화를 보였다. 많은 곳은 50%에 가까운 수수료를 내놓은 K사 등이 있는 반면 M사 등은 10%까지 줄어들었다. 특히 일반적인 추이를 보면 단일제 대비 복합제의 수수료가 다소 줄어드는 경향도 보였다.

이같은 추이는 신제품 치고는 다소 특이한 상황일 수밖에 없다. 지난해 약 1400억원에 조금 못미치는 초거대 품목군임에도 정작 수수료는 20%대를 오가는 상황이라는 점에서다. 지난 4월 시작된 포시가 제네릭만 해도 초반 경쟁에서는 40~60%를 평균적으로 오가는 영업 수수료를 보인 반면 이번에는 사실상 항생제 혹은 세트처방에서 '잘 나가는' 품목만도 못한 수수료율 수준이기 때문이다. 영업에 큰 힘을 주지 않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가장 먼저 업계는 이번 경쟁에 수수료 싸움이 되기 어려운 까닭으로 생산 비용을 꼽는다. 실제 최근 신일제약 등 일부 회사가 제조 단가를 올리는 등 시타글립틴의 원료 가격이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자누비아 특허 소송 관련 이슈가 가장 뜨겁게 불붙었을 때는 지난 2018년 즉 코로나19 이전 상황이다. 제네릭 문제에서 별다른 특이상황이 없었다지만 코로나19 이후 이들 원료의 단가가 크게 오른 것이 결국 수수료 경쟁이 나오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는 것이다.
여기에 메트포르민 복합제 생산을 꺼리는 국내 수탁 생산사들의 움직임까지 함께 일면서 자연스레 위탁생산을 맡은 곳의 분위기에 따라 업계도 움직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지난 4월 막을 올렸던 포시가 제네릭의 경쟁에서 생각보다 업체들의 '초반 스퍼트'가 좋지 못했다는 점도 업계 관계자들에게는 이번 경쟁을 아쉽게 만드는 상황이다. 실제 초기 진입 당시 보령과 퍼스트제네릭 회사인 동아에스티 등을 제외하고는 마땅한 수준의 실적을 거두지는 못했었다. 너무 많은 수와 과잉 경쟁 등에서 회사들이 자포자기하는 사례까지 이어졌다.
이번 제네릭 경쟁 역시 정작 수수료는 수수료대로 쓰더라도 이미 200개 이상의 단일제 및 복합제가 출격하는 상황에서 승리를 장담하기는 어렵다는 반응도 나온다.
한편 비싼 제조단가에 포시가 경쟁으로 인해 쓰린 마음까지 겹치면서 상대적으로 수수료 경쟁이 불붙지 않는 자누비아 경쟁에서 오리지널이 생각보다 힘을 더 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향후 어떻게 펼쳐질 지 귀추를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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