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지주사 전환 이후 7년 만에 물적분할 결정 '주목'
강도 높은 경영쇄신 이은 안정적인 재무건전성 확보 차원
일동제약이 7년 만에 또다시 회사를 쪼개기로 결정하면서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에는 회사의 재무건전성을 발목잡고 있던 연구개발(R&D) 부문을 뗴어내기로 했다. 일동제약이 R&D 부문까지 떼어내는 특단의 조치까지 취한 것은 연매출 6000억원이 넘는 회사의 재무구조가 더 이상 훼손되는 것을 방치할 수 없다는 인식에서 비롯됐다는 게 회사 안팎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이번 분할로 새로 신설되는 신약 R&D 법인은 일동제약에서 각각 회사의 운영과 R&D를 담당했던 C레벨(분야별 최고책임자) 임원들이 공동으로 대표를 맡는다.
일동제약은 지난 9일 이사회를 열고 회사 분할 및 분할계획서 승인 안건을 의결했다. 해당 안건의 주요 골자는 일동제약이 영위하고 있는 사업부문 중 R&D 사업부문을 단순·물적분할 방식으로 분할해 신약 R&D 자회사를 설립한다는 것이다. 신설되는 신약 R&D 자회사의 회사명은 '유노비아'다. 유노비아의 본점 소재지는 일동제약 중앙연구소가 위치한 경기 화성시 석우동 23-9번지와 동일하다.

일동제약 측은 "유노비아는 신약 개발 등 R&D 사업에 역량을 집중함으로써 해당 사업부문이 독립적으로 고유 사업에 전념하도록 할 것"이라며 "외부 투자 유치와 투자 활동 등을 통해 성장 잠재력을 강화하고, 전문화된 사업부문의 역량을 집중함으로써 독립적이고 전문화된 책임 경영을 강화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일동제약은 그간 공격적으로 신약 R&D 투자에 나서면서 지난 2020년 4분기 이후 올해 2분기까지 11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그 여파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피할 수 없었다. 2019년과 2020년 각각 130억원대에 불과하던 당기순손실은 2021년 1010억원으로 급격하게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1400억원을 넘어섰다. 이 기간 R&D 비용은 2019년 485억원에서 2020년 602억원, 2021년 965억원, 2022년 1099억원으로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였다.
회사 측은 "의약품 사업이 중심인 기존 일동제약의 경우 매출 성장 등 꾸준한 실적을 내는 상황에서 비용 부담 요인을 해소해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확보하고자 한다"면서 "최근의 경영 쇄신 작업과 이번 R&D 부문 분할을 계기로 일동제약은 흑자 전환과 함께 매출과 영업이익 등 경영 관련 지표의 조속한 개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일동홀딩스와 일동제약은 지난 5월말 임원을 20% 이상 감축하고, 차장 이상 간부급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등 강도 높은 경영쇄신에 돌입한 바 있다.
앞서 일동제약은 2016년 8월 지주회사 전환을 위해 투자 사업부문을 담당하는 일동홀딩스(존속회사)와 의약품 사업부문을 맡는 일동제약(신설회사)으로 인적분할했다. 또 사업 다각화를 위해 물적분할을 실시하고, 바이오 및 건강기능식품 사업 부문을 맡는 일동바이오사이언스(신설회사)와 히알루론산 및 필러 사업 부문을 담당하는 일동히알테크(신설회사)를 세웠다.
이번 물적분할로 세워지는 분할 후 신설법인인 유노비아는 자본금 10억원으로 설립된다. 보통주 1주당 액면가는 500원, 발행하는 주식의 총수는 200만주다. 물적분할인 만큼 일동제약이 유노비아 지분 100%를 보유하게 된다. 유노비아의 자본잉여금은 204억원 정도다. 자산총계는 433억원으로, 이 중 부채총계는 219억원 정도다.

유노비아는 서진식·최성구 2명의 일동제약 사장이 공동 대표 체제로 출범한다. 서 대표와 최 대표가 각각 경영 부문과 R&D 부문을 총괄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진식 사장은 일동제약에서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최성구 사장은 연구소장으로서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맡고 있다. 일동제약 대표로 경영을 총괄하고 있는 창업 3세 윤웅섭 부회장과 글로벌사업본부를 맡고 있는 이재준 부사장도 유노비아 사내이사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사내이사 후보 등은 이사회 또는 창립총회 결의로 변경될 수 있다. 유노비아는 임시 주주총회 의결 등 관련 절차를 거쳐 오는 11월 1일 출범할 예정이다.
한편 일동그룹은 현재 상장사 2곳, 비상장사 12곳 등을 포함해 14곳의 계열회사를 두고 있다. 유노비아가 신설되면 총 계열사 수도 15곳으로 늘어나게 된다. 일동그룹의 지배구조를 유노비아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윤웅섭 부회장(창업 3세)→씨엠제이씨→일동홀딩스→일동제약(일동생활건강, 유니기획, 루텍, 일동바이오사이언스, 일동히알테크, 아이디언스, 에임스바이오사이언스, 후다닥)→유노비아(일동이커머스, 아이리드비엠에스)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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