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종양내과학회 제21차 정기심포지엄
이경훈 교수 "버제니오, 재발 방지 접근성 확대 필요"

유방암 재발률을 낮출 수 있는 치료요법에 급여 필요성이 제기됐다. 유방암은 일반 건강검진 항목(만 40세 이상 여성 2년 주기)으로, 조기진단 및 조기진단시 완치 가능성이 90% 이상으로 높아 '착한 암'으로 불리지만, 재발할 경우 5년 생존율이 20% 정도로 낮아지는 등 재발률을 낮추는 수술 후 보조요법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경훈 서울대병원 교수는 19일 열린 대한종양내과학회 제21차 정기심포지엄에서 한국릴리의 CDK 4/6 억제제 '버제니오(성분 아베마시클립)'의 재발 고위험 조기 유방암 치료를 위한 임상 연구 및 임상적 유용성을 공유하며, 의료현장 도입을 위한 급여 필요성을 소개했다.

이경훈 서울대병원  교수 / 사진=김홍진 기자
이경훈 서울대병원 교수 / 사진=김홍진 기자

버제니오는 세포 분열과 증식에 관여하는 단백질인 사이클린 의존성 키나아제(Cyclin Dependent KinasesㆍCDK) 4/6을 선별적으로 억제해 암세포 증식을 막는 치료제다. HR+/HER2- 림프절 양성 재발 위험이 높은 조기 유방암이 있는 성인 환자의 보조 치료제로써 내분비요법과 병용 사용 가능하다. HR+/HER2-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유방암이 있는 폐경 후 여성의 치료를 위한 일차 내분비 기반 요법으로써 아로마타제 억제제와 병용 사용 등 적응증을 확보하고 있다.

주요 유방암 아형 4종
주요 유방암 아형 4종

이경훈 교수는 2022년 11월 18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승인한 HR+/HER2- 유형 림프절 양성의 재발 위험이 높은 조기 유방암이 있는 성인 환자의 보조 치료로써 내분비 요법과의 병용요법을 입증한 임상시험 3상 'monarchE' 연구 결과를 분석하며 특히 재발 가능성이 높은 환자를 대상으로 버제니오가 유의미한 재발 감소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monarchE는 재발 가능성이 높은 HR+/HER2- 림프절 양성 조기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코호트 1 기준은 총 3개로 △액와 림프절 전이 4개 이상 확인 △액와 림프절 전이 1~3개, 종양 크기 5㎝ 이상 이상 등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monarchE 코호트 1 임상시험에서 버제니오+내분비 요법은 내분비 요법 단독 대비 재발 및 사망 위험(침습성 무질병 생존율ㆍIDFS)을 약 35%(4년 시점: HR=0.653, 95% CI 0.567-0.753, P<0.0001), 원격 재발 및 사망 위험(원격 무재발 생존율ㆍDRFS)을 약 35%(4년 시점: HR=0.652, 95% CI 0.558-0.761, P<0.0001) 유의하게 개선시켰다.

특히 이 교수는 지난해 공개된 투약기간(2년)을 마친 환자들의 추적 관찰 결과 버제니오+내분비 요법과 내분비요법 단독 치료의 침습적 무질병 생존율(IDFS) 및 원격 무재발 생존율(DRFS) 격차는 4년 추적 기간까지 지속적으로 커졌다고 밝히며, 이는 재발 여부가 중요한 유방암 치료에 있어 유의미한 성과라고 말했다.

내분비 요법과 내분비 요법+버제니오의 침습적 무질병 생존율 그래프. 푸른 면은 투약기간(2년)이지만 투약기간이 종료된 이후에도 지속적인 재발률 감소 효과가 확인된다.
내분비 요법과 내분비 요법+버제니오의 침습적 무질병 생존율 그래프. 푸른 면은 투약기간(2년)이지만 투약기간이 종료된 이후에도 지속적인 재발률 감소 효과가 확인된다.

이 교수는 "투약 후에도 지속적으로 재발 감소 효과가 커지는 현상은 수술 후 보조요법에서 버제니오와 내분비 요법이 인체 내 잔존 암세포를 획기적으로 줄였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는 우리 몸에 암이 될 수 있는 씨앗을 효과적으로 제거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버제니오 병용요법의 의미는 완치 환자를 늘릴 수 있다는 면에서, 재발률이 많은 유방암 치료에 유의미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버제니오는 미국, 독일 주요 학회에서 권고하고 있으며, 올해 4월 개정된 한국유방암학회 제10차 유방암 진료권고안에서는 HR+/HER2- 유방암으로 수술받은 환자 중 4개 이상의 림프절 침범이 있거나, 림프절 1-3개 양성이며 종양 크기 5㎝ 이상 또는 종양 3등급의 고위험 인자를 가진 환자의 재발률 감소를 위한 내분비 요법 병용으로 '근거 수준 1', '권고 등급 A'로 권고되고 있다.

버제니오와 내분비 요법 병용에 대한 각국 학회 권고안
버제니오와 내분비 요법 병용에 대한 각국 학회 권고안

이경훈 교수는 "조기 유방암의 치료 목표는 완치지만, 재발할 경우 생명 연장 및 삶의 질 향상으로 치료 목표가 바뀔만큼 조기 유방암 단계에서 적극적인 치료 개입이 필요하다"며 "조기 유방암 환자에게 1차 치료 이후 재발이 진행되는 시기는 주로 초기 1~2년으로, 재발과 사망 위험을 낮추기 위해 보다 효과적인 수술 후 보조치료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버제니오의 경우 아직은 급여가 이뤄지지 않아 환자 접근성 확대를 위한 급여기준 설정 필요성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해당 제품은 지난 3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제3차 암질환심위원회 안건으로 올랐으나, 급여기준이 설정되지 못했다.

이 교수는 "임상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봤을 때, 버제니오와 병용요법의 환자 접근성 확대(급여)는 곧 완치 환자 증가를 의미한다"며 "유방암은 완치 후 10년에도 재발이 보고되는 질환인 만큼 재발 방지 전략을 다각도로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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