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터뷰 | 제품 개발 총괄한 휴베이스 남태환 R&I연구소장
휴베이스, '데일리베이스' 이어 '밸런스' 브랜드 제품 출시
첫 제품 '간건강' 내놔..."약국이 건기식 주체되기 위한 노력"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약국 입지는 위태롭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건기식 시장 규모가 지난해 6조원을 돌파했지만, 약국이 판매처로서 시장점유율은 10% 밑으로 내려앉은 지 오래다. 건기식 중심축이 온라인과 홈쇼핑, 해외직구로 옮겨진 결과인데 약국은 언제까지 손 놓고 바라만 봐야 할까. 

감기약 '팜플루'를 시작으로 꾸준히 브랜드 제품을 내놓고 있는 약국체인 휴베이스가 이번에는 새로운 건강기능식품 라인을 선보인다. 건기식 자체 제품으로 '매일매일 순하게, 매일매일 건강하게'를 모토로 한 데일리베이스 라인을 보유한 휴베이스가 출시한 건 '밸런스' 라인. 연구·개발을 총괄한 남태환 R&I연구소장을 만나 밸런스 스토리를 들었다. 

남태환 휴베이스 R&I연구소장
남태환 휴베이스 R&I연구소장

"건기식 시장 구조 상 약국에 불리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남 소장은 서울 자양동에서 약국을 운영하면서 휴베이스 브랜드제품 개발 연구도 도맡은 약사다. 여기에 식품 연구를 위한 대학원 과정까지 병행하고 있다. 이 모든 경험과 지식이 휴베이스 브랜드 제품에 녹아있다. 약국이 놓치고 있는 건기식, 여기에 뛰어든 이유는 뭘까?

"건기식 시장은 구조적으로 약국에 불리한 건 사실입니다. 건기식은 말 그대로 '식품'이기에 섭취하고 바로 효과를 보긴 어려워요. 의약품과 다르죠. 그래서 소비자들이 충성도를 가지고 꾸준히 복용하기 힘들죠. 업체들은 그럼에도 계속해서 매출을 일으켜야 하니 새로운 유행을 만듭니다. 2년 전만 해도 보스웰리아, 식이황(MSM)이 인기였는데 지금은 모두 콘드로이친을 팔고 있어요. 한번 성공하면 꾸준히 판매되는 약국 특성 상, 계속해서 원료와 제품이 달라지는 건기식 시장은 잘 들어맞기 힘들죠."

남 소장은 그런 건기식 시장에서 약국이 꿰찰 틈새가 있음을 발견했다. 소비자 니즈를 분석하고 나서다. 언뜻 보기에 건기식 소비자는 저가의, 가성비 좋은 합리적인 가격의 제품 만을 선호하는 듯 하지만 이면에는 '꾸준히 섭취해 건강해지고 싶다'는 욕구가 있다. 약국을 찾는 소비자를 보며 이 점을 확신했다. 

"약국의 특장점은 오프라인 공간에서, 약사가 소비자를 지속적으로 만나 접촉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좋은 원료의 제품을, 너무 비싸지 않으면서도 약사의 상담 노력이 무색하지 않은 적정 마진까지 고려한 가격에 판매할 수 있다면 약국도 건기식 판매처로서의 역할이 분명히 있다고 봤습니다."

휴베이스가 개발한 제품은 일반적인 자체개발상품, 일명 'PB제품'과 다르다. 이름도 '휴베이스 브랜드 제품'이라고 못 박았다. 가격경쟁력만을 내세우는 일반적인 PB와는 달리, 휴베이스는 좋은 제품을 소비자가 납득할 수 있는 가격에 판매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소비자가 '약국에서 이 정도 가격이면 살 만 하다'고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이는 △좋은 원료와 제품은 물론, △소비자가 따지는 '가성비' △적정 마진과 추천할 만한 양질의 제품을 팔고싶은 약사의 니즈라는 세가지 조건의 접점 찾기가 중요한 과제였다. 제품 개발을 위한 기나긴 여정이 시작됐다.

휴베이스 데일리베이스 제품들(출처:휴베이스 홈페이지)
휴베이스 데일리베이스 제품들(출처:휴베이스 홈페이지)

"밸런스 라인을 생각하고, 인체 전반을 관장하는 '간'에 집중"

휴베이스가 일반적인 건기식 소비자를 타깃으로 디자인한 '데일리베이스'를 선보인 건, 건기식 소비자의 대다수가 온라인과 홈쇼핑으로 빠져나간 상황을 고려한 결과다. 약국에 오는 70% 이상 환자가 다빈도, 경질환 환자이기 때문이다. 

"약국에 있어보면 감기, 위장질환, 가벼운 통증, 알러지 등 가벼운 증상의 환자가 대부분입니다. 이 분들에게 평소 꾸준한 관리를 위해 비싸지 않은 가격의 필수 영양소를 배합한 데일리베이스를 권할 수 있도록 말이죠. 이제는 이보다 조금 더 불편한 증상을 겪는 환자에게 약국이 적합하게 추천할 제품을 생각해야 했습니다."

'밸런스' 라인은 중증 질환이 없는 일반적인 소비자와 달리 조금 더 불편한 증상을 겪는 소비자가 타깃이다. 의약품처럼 효능·효과를 밝힐 수 없으나, 어느 부분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정부가 인정한 개별인증 원료를 채택했다. 순서만 놓고 본다면, 일반 건기식과 의약품 사이에 놓을 수 있다. 

"이제는 약국에 와서 간장약 주세요 하는 소비자는 없어요. '간장약'을 콕 집어 말할 만큼 니즈가 강한 소비자는 이미 다른 건기식 판매채널로 빠졌습니다. 이제는 본인이 특정할 수 없는 모호한 증상들을 약사에게 물어보고 답을 구하려는 소비자가 많아요. '어떤 어떤 증상이 있다'고 호소하는 환자들에게 약사가 권할 수 있는 제품이 필요하다 생각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간건강은 인체 대사 전반에 관여하기에 가장 먼저 챙겨야 할 건강입니다. 최근 의료 관계자들과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기도 했고요."

휴베이스 밸런스 제품 '간건강'. 제품 전면에 내세운 펑호추출물 개별인증 관련 자료가 눈에 띈다.
휴베이스 밸런스 제품 '간건강'. 제품 전면에 내세운 청호추출물 개별인증 관련 자료가 눈에 띈다.

남 소장은 원료와 부형제 하나하나를 모두 따졌다. 포장지가 인체에 무해한 재질인지까지 확인서를 받았고, 소비자들이 경계하는 '화학 성분' 부형제를 전면 배제했다. 제품 겉포장에는 주 원료이면서 간기능 개선 개별인증을 받은 '청호추출물'의 간 수치 개선 실험결과를 싣기 위해 3개월을 기다렸다. 건기식의 과대광고를 막기 위한 규제가 강한 터라, 포장에 인체 실험결과를 그대로 싣는 건 업계에서도 거의 처음 있는 시도였다. 

제품은 현재 휴베이스 회원 주문이 쇄도해 첫 생산 분 모두가 완판됐다. 연내 밸런스 제품 만, 눈 건강 등을 비롯해 2가지 이상 제품을 더 출시하는 게 목표다. 

남 소장은 포장 재질까지 따진 열정이 대단하다고 말하자 "결국은 약국이 건기식을 영영 잃어버려선 안된다는 소명감이 작용한 것 같다"고 답했다. 약국에서도 합리적인 가격에 좋은 제품을 살 수 있다는 인식을 건기식 소비자들에게 심어주고 싶다는 바람이었다. 

"약국에 오는 분들은 이제 의약품 소비자에 한정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그래서 약사들이 느끼는 박탈감이 적지 않아요. 그렇다고 손 놓고 아예 포기할 순 없지 않습니까. 남은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고 떠난 소비자들도 불러올 수 있도록 더 좋은 제품을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으로 권할 수 있어야 합니다. 휴베이스가 하는 일은 그저 PB상품을 만드는 게 다가 아니라고 믿어요. 약사들이 움직이면 소비자 인식 바꾸고 국민을 더 건강하게 만들 수 있어요. 그런 바람의 일조라고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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