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지널의약품 임상 결과 판촉에 활용 두고 설왕설래
"오리지널 제품 개발 노력 무시" vs "동일 성분 시험 결과 인용한 것뿐"

8일 당뇨치료제 '포시가(성분 다파글리플로진)' 제네릭(복제약)을 일제히 발매한 제네릭업체들이 자신들은 갖지 못한 '오리지널 브랜드 포시가의 추가 적응증'을 마치 자신들도 확보하고 있는 것처럼 영업 마케팅에 쓰고 있어 문제로 지적된다. 적응증은 고비용이 드는 임상 개발로 확보할 수 있는 대표적 지식재산권(IP)이다.

대표적으로 국내 A제약사의 경우 '해당 제네릭 제품이 신장과 심장 질환 문제와 관련 없이 안정적으로 처방이 가능하다'는 뉘앙스의 메시지를 팸플릿에 담아 넣었다. B제약사 역시 디자인은 달라도 유사한 메시지를 안에 담았다. 또 국내 C사 사내 교육 자료에는 해당 제품이 신장과 심장 질환 관련 효과가 입증됐음을 적어놓으며 영업 현장에서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밖에 여러 학회들 사이에서는 포시가가 진행했던 임상 결과를 직접적으로 홍보물에 넣는 사례들도 있었다.

국내 주요 제약사의 포시가 제네릭 관련 외부 팸플릿 및 사내 홍보 자료. 해당 임상 결과는 물론 실제 심장/신장질환에 효과가 있음을 알리고 있다.
국내 주요 제약사의 포시가 제네릭 관련 외부 팸플릿 및 사내 홍보 자료. 해당 임상 결과는 물론 실제 심장/신장질환에 효과가 있음을 알리고 있다.

문제는 이들이 홍보하고 있는 자료가 포시가에는 해당되지만, 제네릭에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기준 포시가 10㎎의 적응증(효능·효과)은 △제2형 당뇨병 △만성 심부전 △만성 신장병 등 총 3가지다. 반면 제네릭은 허가 과정에서 당뇨 치료제로만 적응증을 받았다.

그럼에도 국내 제약사가 신장 혹은 심장 관련 내용을 홍보하는 것은 효능·효과 밑에 나와 있는 하나의 문장 때문이다. 여기에는 '혈당이 충분히 조절되지 않는 제2형 당뇨병 환자 중 심혈관계 질환이 확인되었거나 심혈관계 위험인자가 있는 환자에게서 심혈관계 사건 발생에 대한 영향은 사용상의 주의사항의 전문가를 위한 정보 중 임상시험 정보 항을 참고한다'는 내용이다. 이들이 제네릭 허가를 받은 사항 안에는 허가받는 과정에서 오리지널의약품인 포시가가 수행했던 심혈관계 관련 임상인 'DECLARE' 연구 내용이 언급돼 있다.

이같은 설명 내용은 최근 등장했던 당뇨 치료제와는 조금 다른 형태이기도 하다. 기전은 다르지만 지난해 등장했던 '테넬리아(성분 테네리글립틴)' 제네릭의 경우 임상 관련 정보가 포함돼 있긴 하지만, 효능·효과면에 별도의 문장이 있지는 않다. 용법·용량에서 '신장애 환자에게 용법 및 용량 조절이 필요하지 않다' 등의 이야기가 나와 있는 것이 전부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다소 상반된 의견을 제기한다. 사실상 제네릭에 없는 적응증에 처방을 유도하도록 비칠 수 있는 행위는 오리지널의약품이 쌓아왔던 노력을 역차별하는 것이 아니냐는 이유에서다.

오리지널의약품인 포시가의 경우 심부전과 심혈관계 질환은 'DECLARE-TIMI 58' 연구, 당뇨 무관 만성심부전은 'DAPA-HF' 연구를 통해 적응증을 3개로 늘리는 데 성공한 사례다. 반면 적응증이 없음에도 '참고'라는 효능·효과 내 한마디로 적응증을 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이 나온다.

특히 이들의 영업 팸플릿에 사실상 오리지널의약품과 동일한 목적으로 처방되도록 유도할 가능성이 있는 문구 등을 집어넣은 것은 자사가 허가받은 적응증 외 여타 적응증을 허가·변경 신청 없이 사용하게 할 수 있어 부정한 영업 형태로도 비칠 수 있다는 말이 이어진다.

반면 염이 바뀌었다지만 '다파글리플로진'이라는 성분이 가진 특징이 그러하다 보니 마케팅상 이를 표기하는 것이 큰 문제는 되지 않는다는 입장도 있다. 제네릭의 경우 오리지널의약품의 특성을 가지고 가는 것뿐이기에 오리지널의약품이 입증했던 사항을 자연스럽게 후발 약제에 소개하는 것 자체에 문제는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포시가의 매출 규모가 큰 만큼 국내 제약사의 경우 해당 시장을 침투하기 위한 치열한 마케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데, 정작 보여줄 수 있는 '화사만의 장점'이 없는 상태에서 오리지널의약품의 효과를 강조하는 것으로 진입 포인트를 삼으려는 점 역시 부인할 수 없다. 이렇게 해야만 좀 더 처방 의료진의 관심을 끌 수 있다는 이야기도 이 때문에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 처방 과정에서 적응증이 없는 제네릭을 처방하는 것이 결과적으로는 오리지널의약품과 제네릭의 정당한 경쟁을 제한할 수 있다는 지적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화이자의 통증 치료제였던 '리리카(성분 프레가발린)'가 유사한 사례 중 하나다.

리리카는 '통증 및 간질 발작 보조제'로 처방됐는데, 국내 제네릭사가 2012년 제품을 출시할 당시에는 통증으로의 용도 특허가 남아있던 상황이었다. 문제는 이들 제약사가 간질 발작 보조제로 사용했다고 주장하는 것과는 별개로 적응증을 삭제하는 허가·변경 전에 특허를 어기고 이를 판매했다는 점이다.

후발 제제라는 이름으로 적응증이 없는 제품을 적응증이 있는 듯이 파는 것은 오리지널의약품 개발사 입장에서는 불만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제네릭에는 없는 오리지널의약품의 적응증을 내세우는 듯한 홍보 전략을 채택하는 국내 제약사의 과열화된 포시가 영업전이 향후 어떤 식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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