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 제약사, 수익성 이유로 CSO에 수수료 인하 통보
유통·약국, 초기 출시 밀어내기 물량에 "처치 곤란"

"(출시 직후) 재고를 받으라고 하면서 있는 대로 다 쏟아놓고는 수수료를 내리면 팔리지 않는 약은 어디에 놔야 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유효기간이 지나기 전까지는) 반품도 불가해 재고를 쌓아놔야 하는데, 이럴 거면 제품(포시가 제네릭)을 밀지나 말지…"
최근 국내 제약업계가 출시 한 달여 만에 느려진 판매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당뇨 치료제 '포시가'의 제네릭 영업을 두고 업계에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CSO 수수료 인하로 인해 당초 업계가 과잉 출고했던 제품이 사실상 애물단지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중견 제약사 D사는 최근 유통업계 및 영업대행조직(CSO) 등에 공문을 보내 자사 '다파글리플로진 제제' 및 '다파글리플로진·메트포르민 복합제'의 판매 수수료를 인하한다고 밝혔다. 해당 제제는 각각 아스트라제네카의 당뇨 치료제 '포시가'와 '직듀오'의 제네릭이다. 당초 D사의 수수료는 단일제 25%, 복합제 30% 선이었으나 이번 결정으로 모두 20%로 각각 5%포인트와 10%포인트 인하됐다.
D사의 경우 타 회사 대비 수수료가 과도하게 책정된 것은 아니라고는 하지만 불과 한 달 사이에 제품의 수수료를 내린 것이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이들이 수수료를 인하하면서 '수익성 악화로 제품 수수료를 많이 책정할 수 없다'는 이유를 내밀었다는 점이다. 실제 사유에도 저마진 품목으로 회사 손해를 방지하기 위해 수수료를 내린다는 내용이 표기돼 있다.
당초 포시가 등의 제네릭이 다수 뛰어들 당시인 4월 초만 해도 이같은 우려는 이미 제기됐었다. 당뇨 치료제 중에서도 SGLT-2 억제제 계열의 원료 단가가 가장 높아 일각에서는 보험약가에 육박하는 생산단가가 나오고 있음에도 병용 급여 등을 위해 제품을 낼 수밖에 없다는 한숨 섞인 자조도 나왔었다.
이 때문에 포시가 영업에 큰 관심을 보여왔던 일부 업체를 제외하고는 열기 대비 다소 낮은 판매 수수료가 붙은 곳이 왕왕 있었다. 실제 국내 상위 제약사 J사의 경우 CSO 판매 수수료로 15% 선을 내미는 등 사실상 제품을 팔고 싶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왔었다. 이런 상황에서 어느 정도 영업 수수료를 제공했던 업체들까지 이를 깎는 상황에 다다른 것이다.
문제는 단순히 D사가 수수료를 깎은 것에 그치는 게 아니라 이번 조치로 인해 최근 유통업체 및 약국 등이 '밀린' 물량의 악성 재고를 떠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 D사가 4월 출시 이후 해당 제품을 영업하는 과정에서 도매업체가 D사 제품을 타사 제네릭 대비 다량 사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지타산 문제로 영업 수수료가 인하될 경우 제품을 유통업체나 약국으로 과잉 공급했던 물량이 처방 저조로 악성 재고로 남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이들의 말이다.
실제 포시가 제네릭 출시 즈음에 국내 상당수의 유통업체는 제약사의 사입 요청, 이른바 밀어내기 압박에 시달린 바 있다. 4월 제네릭 대거 출시 당시 <히트뉴스> 취재 과정에서도 오리지널의 월간 출고량 대비 75% 수준에 해당하는 물량을 받아달라는 요청을 들을 만큼 이들의 불만이 컸던 것도 사실이다.
특히 이들 제제의 상당수는 '유효기간 이전 반품 금지' 등을 조건으로 내걸며 사입을 했던 상황인데 이 경우 제품 유효기간에서 출시 등의 기간을 추론하면 약 2년 이상 창고 신세를 져야 하는 상황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출시 한 달 이후인) 5월 초부터 일부 제품을 제외하고 포시가 제네릭의 판매가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수수료가 인하될 경우 (영업 동력을 잃은) 제네릭은 판매고가 더 줄어들 수 있다"며 "영업의 폐해가 악성 재고 등 다른 문제를 낳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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