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대형사 강공 준비 속…영업수수료 등 고민
생산단가·특색없는 싸움 요소까지…복합제는 더 '골치'될까

"이 정도면 슬슬 (영업) 수수료가 나올 때가 됐는데 아직 회사들 중에는 출시 전까지 상황을 지켜보자는 것으로 보인다. (중략) 일부 회사가 높은 수수료를 제시하고 있는 이상 영업력이 높지 않은 제약사는 초장부터 너무 무리를 하지 않으려고 하는 느낌도 받는다."
출시까지 2주 남은 당뇨 치료제 '포시가'의 제네릭 영업대전을 앞두고 업체들이 하나둘씩 시장 진입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업체들 분위기는 조금 다른 모양새를 보인다. 절반 이상의 영업 수수료로 시장에서 공격적 움직임을 보이는 회사가 있는 반면 분위기만 살피며 움직임을 정하지 못한 곳까지 나오고 있다.
국내에서 블록버스터 제네릭이 출시될 때마다 벌어지는 특색없는 약의 싸움과 단가 등이 맞물리며 높은 수수료로 시장을 선점해야 하는 상황이 펼쳐진 것인 데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번 영업전도 결국 상위사 싸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고개를 든다.
현재까지 오는 4월 8일 출시를 앞두고 있는 당뇨 치료제 포시가(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 제네릭 중 24일까지 영업 정책을 공개한 20여 개 품목 영업전략과 수수료를 확인하니 이같은 흐름이 조금씩 보였다.
이들 제품들의 평균 수준은 일반적으로 타 약제에도 적용되는 수준의 영업대행 수수료율인 40~50% 선이 주를 이뤘다. A제약의 경우 단일제와 메트포르민 복합제에 각 40%대 후반을, B제약사는 단일제에 40%, C제약은 45% 수준, D제약은 50% 수준이었다.
물론 이 가운데 국내 중견 E제약사의 경우 20%대 초반 수준의 영업 수수료를 지급하는 특이사항도 있었지만 일반적으로 어느 정도 수수료를 지급해 영업을 늘리려는 경향을 보인다.
다만 업계 내에서는 이같은 대형 품목의 경우 상대적으로 출시 전 조금은 일찍 수수료가 나오는 것과 달리 아직은 내용이 많이 나오지는 않았다는 반응이다. 여기에는 제약사들의 고민이 어느 정도 반영되지 않았겠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는 최근 등장했던 몇 개의 제네릭 영업전에서도 추론할 수 있다. 국내에서 대표적인 당뇨 치료제인 한독의 테넬리아(테네리글립틴)와 노바티스의 가브스(빌다글립틴)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실제 가브스의 경우 제네릭 등장 후 출시 1년 후 오리지널 매출이 70억 원에서 46억 원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시장 규모인 78억 원을 생각해보면 약 32억 원 상당이 제네릭으로 돌아선 것이다.
큰 추이로 보이지만 여기에는 안국약품의 에이브스, 경보제약의 빌다 등 초기 선점에서 성공한 두 제품이 23억 원을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 10개 이상 제품이 9억 원 남짓을 '나눠먹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 선점을 위해서는 당연히 영업 수수료를 활용할 수밖에 없다. 그도 그럴 것이 개량신약 등으로 효과를 극대화한 것이 아닌 위수탁으로 다수 등장한 제네릭으로 별다른 마케팅 포인트가 없기 때문이다.
진입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고민도 나온다. 일부 상위사는 큰 수준의 영업 수수료 및 공격적 전략으로 시장에서 경쟁을 준비를 하고 있는데 인지도가 낮거나 영업력이 낮은 곳이 영업 수수료마저 낮으면 시장에서 '존재감'을 뽐낼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업체들의 고민은 단일제보다 복합제다. 5월 등장한 다파글리플로진과 메트포르민 복합제 직듀오XR의 제네릭에서는 영업을 위한 수수료 감축을 택하는 회사도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이미 두 약제의 수수료를 밝힌 몇 곳에서는 적게는 단일제 대비 복합제가 10%에서 많게는 30% 가까이 수수료가 줄어드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업계는 제조단가가 너무 높아 약가 대비 과도한 수수료를 제공하기는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낮은 약가의 영향을 많이 받아 제네릭 이환 가능성이 높은 국내 시장의 특성상 선진입이 더욱 중요한 것으로 여겨진다. 앞선 가브스와 테넬리아의 사례 역시 상대적으로 판매 금액이 단일제 대비 낮은 탓도 있지만 점유율 차이에서 복합제 전환이 빠른 것은 그 예시 중 하나다.
높은 수수료를 지급하자니 회사는 남는 것이 없고, 낮은 수수료를 주자니 혹 영업이 제대로 되지 않을까 하는 고민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업체들이 포시가 제네릭이 나오기 직전에서야 눈치싸움 이후 이른바 '정책'을 잡고 영업 수수료를 제공하지 않겠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포시가의 제네릭을 출시할 예정인 국내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회사 내부에서는 CSO 등으로 수수료를 너무 높게는 책정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고 있다"며 "제품 판매를 외부적으로 알려도 정작 수수료 문제 등에서는 출시 직전이나 돼야 결론이 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