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원식 건기식이사 "건기식에 약사 직능 달렸다"
약물과 건기식의 통합데이터...약사 마지막 기회
약사의 찬스 "영양사 한계 느끼는 소비자 늘어"

두 대화에 나오는 건기식 상담사 가운데 한 명은 영양사고, 한 명은 약사다. 영양사들의 건강기능식품 관련 지식과 고객응대 수준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언제까지고 약사는 건기식 전문가라고 자부만 할 수 있을까.
오원식 대한약사회 건강기능식품위원회 이사는 6일 제8회 대한민국약사학술제에서 '약사 중심의 맞춤형 건기식 소분사업의 필요성과 진행 계획'을 주제로 건기식 시장 현실과 약국형 건기식 소분 사업 진행상황을 소개했다.
일반의약품 3조, 건기식 2조시장 "차이는 성장세"
오원식 이사는 건강기능식품 산업에 약사가 뛰어들어야 할 이유로 시장 규모를 언급했다. 그에 따르면 2020년도 일반의약품 시장은 3.17조원으로 건기식(2.26조원)보다 앞서있지만 차이는 성장세였다.
오 이사는 "일반의약품 생산액은 전년대비 3.4%감소한 반면 건강기능식품 생산액은 5년 평균 12.4%로 성장하고 있다"며 "이는 개인이 건강관리를 위한 방안이 건기식으로 대체되고 있음을 시사하며 약사가 환자 건강 전문가라는 지위를 잃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 통계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8년까지 일반의약품 품목수와 건기식 품목 수는 뚜렷한 증감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오 이사는 이 같은 현상 원인으로 △규제 △코로나19 등을 꼽았다. 일반의약품/전문의약품보다 사업 확장에 유리하고 온라인 몰을 통한 가격경쟁을 할 수 있는 등 규제관련 리스크가 적고 코로나19를 겪으며 환자 개인건광관리 욕구가 늘어난 만큼 시장이 활성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
오 이사의 팩폭 "약국이 뻔 할 동안 시장은 Fun 해 졌다"

오 이사는 새로운 건기식이 출시된다는 것은 새 제품에 대한 소비욕구가 충분하다는 것이라며 약사가 손을 놓고 있는 동안 건기식은 새로운 것이고 약은 뻔한 것이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건기식 업체들이 루테인에 소팔메토를 넣는 동안 약사들은 '약사 관점에서 이 루테인이 좋다'에 머물러 있었다"며 "내년 건기식 판매조건이 없어지는 법률개정이 이뤄지면 약사는 완전히 외면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약사는 약 전문가... 그런데 약이 몰락함"
오 이사는 약사의 전문성은 의약품에 있지만 최근 일반의약품 시장 품목 축소세는 보건의료전문가라는 약사 지위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일반의약품 품목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건기식 시장에서조차 약국이 소멸한다면 약사는 건기식 전문가는 물론이고 보건의료전문가 지위까지 잃을 수 있다"며 "맞춤형 건기식 소분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이 때에 약국형 건기식 소분 사업은 약사들의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약물-건기식 통합이 핵심인 약국형 건기식 소분
오 이사는 환자 약물 정보와 그에 따른 건기식 상호작용 관리에 약사들의 마지막 기회가 남았다고 밝혔다. 따라서 개인 맞춤형 건기식 소분 시범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약국형 건기식 소분은 영양사들이 할 수 없는 약사만의 역할이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오 이사가 밝힌 약국 특성을 갖춘 건기식 소분사업은 △약물과 건기식 부작용 신속대응 △약물과 건기식 상호작용 및 보완 △약물과 건기식의 통합데이터 구축에 차별점이 있다.
최근 만성질환자가 증가하면서 약물복용과 건기식을 동시에 복용하는 환자군이 늘고있는 만큼 여기에 약사 기회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고객응대와 상담-구매로 이어지는 역할은 오히려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영양사에게 강점"이라며 "그렇지만 영양사가 답변하지 못하는 약물과 건기식의 상호작용과 부작용에서 구매욕구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직능으로 돈을 벌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오원식 이사는 "나는 지금 분명히 약사직능을 활용해 돈을 벌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선언했다. 이같은 오 이사의 다소 노골적인 발언은 직능 활용과 수익추구가 결국에는 국민 건강을 궁극적 목표로 두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오원식 이사는 약국형 건기식 소분사업 참여 약사들을 모집하겠다고 밝히며 "매우 까다로운 참여조건들이 있겠지만 직능을 위한 일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