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픽셀 송교석 대표, 무작정 AI 공부 시작
심혈관협착 진단보조 SW 개발

"컴퓨터 공학자였던 제게 2016년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은 큰 충격이었습니다. 'AI가 벌써 이정도 까지 왔나?' 라는 생각이었죠. 곧바로 하던 일을 그만두고 1년여 간 '자발적 백수'가 됐고, 무작정 AI를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의료에 관심을 갖고 있는 컴퓨터공학자, AI·빅데이터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의료진 중 의료용 AI와 빅데이터 개발에 누가 더 공헌할 수 있을 것인가는 정답이 없는 막연한 궁금증이었습니다.

얼마 전 의사 출신으로 뇌파를 이용한 경도인지장애 진단보조SW 개발에 나서고있는 아이메디신 강승완 대표 인터뷰를 마친 후, 저는 의료에 관심을 갖고 있는 컴퓨터 공학자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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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중 최근 65억원 규모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하며 글로벌 기업과 협업을 준비하고 있다는 한 컴퓨터공학자의 스타트업 소식을 접하게 됐고, 이야기를 나눠 볼 수 있게 됐습니다.

이번에 히트뉴스가 만난 이는 심혈관협착 분석 SW개발사 대표이자 컴퓨터공학자인 메디픽셀 송교석 대표입니다.

 

컴퓨터공학자가 의료영역에 도전하게된 이유가 듣고 싶습니다.

"2016년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곧바로 하던 일을 그만두고 '제대로 공부해보자'하는 마음에 무작정 AI를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인공지능을 이용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사업을 탐색하던 중 2017년 아산병원에서 AI로 의료영상 이미지를 분석하는 경진대회가 열려 폐암진단 SW로 참여하게 됐습니다. 시상식 현장에서 인연이 닿아 교수님과 함께 연구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메디팍셀 송교석 대표.
메디팍셀 송교석 대표.

 

심혈관 질환을 선택한 이유가 따로 있으신가요?

"평생 공부한 컴퓨터와 인공지능이 의료와 만나 사람들에게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이 크게 와닿았습니다. 인공지능을 접목한 의료기술 개발을 목표로 영상진단보조 SW개발을 시작했습니다.

사실 처음 개발을 시작한 것은 폐암·폐질환 진단 보조SW였습니다. 아산병원 경진대회 수상작도 폐암관련 SW였고요. 그런데 두가지 이유에서 심혈관 질환을 선택하게 됐습니다.

첫번째로 폐질환 관련 SW시장은 당시에도 '레드오션'이었습니다. 뷰노와 루닛 등 현재 이름있는 진단보조 SW 업체들은 모두 폐질환 관련 AI개발에 나서고 있었고, 정확하게는 시장을 주도하고 있었습니다.

후발주자로서 경쟁력에 대해 고민하던 차에 경진대회부터 연을 맺어 온 교수님들이 심혈관 질환 진단에 진출해보면 어떻겠냐는 의견을 전해와서 해당 질환과 관련AI 현황에 대해 조사해보니 의료용 AI 후발주자임에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Medipixel XA는 심혈관 협착 진단보조SW로 알고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소개 전에, 심혈관 협착은 어떤 질환인가요?

"심혈관은 심장에 위치하면서 심장 자체에 산소와 영양소를 공급하는 혈관입니다. 그 심혈관벽 내부에 콜레스테롤, 지방산, 칼슘 등이 쌓이고 내피세포의 증식이 일어나서 커지면 죽종(atheroma)이 되는데, 이것이 혈류를 막게되는 것이 심혈관 협착입니다.

심혈관의 협착은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발생하는데, 고혈압, 당뇨병, 고콜레스테롤혈증, 흡연, 비만 등이 위험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Medipixel XA는 어떤 역할을 하나요?

심혈관 협착이 어느정도 진행되면 심장 CT나 심혈관 조영술을 통해 획득한 영상 판독을 통해 질환 진단을 보조합니다.

영상자료를 눈으로 확인해 진단하는 방식을 '형태적 진단'이라고 부르는데, 여기서 협착이 발생하는 부위를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어려운 부분은 카테터 삽입 등 시술을 판단하는 중증도라 할 수 있습니다.

형태적진단으로 시술을 결정하는 기준은 70%입니다. 혈관이 70%이상 막혀있으면 시술을 진행한다는 의미인데, 사실 눈으로 70%를 판단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입니다.

Medipixel XA는 정량화된 계산으로 정확한 수치를 제공하는 것이 주 역할입니다."

Medipixel XA의 병변 분석 화면 P는 근위, D는 원위

 

정량화는 어떤 식으로 이뤄지게 되나요?

"우선 현재 혈관 형태를 파악합니다. 협착이 발생하면 원통형 혈관이 좁아지는 모양이 확인되는데 AI가 이 형태를 판독합니다. 혈관분할(Segmentation)과정입니다.

또 AI는 학습된 데이터를 통해 협착이 발생하지 않았을 경우의 혈관을 모델링합니다. 이후 정상이었을 혈관 모양과 현재 혈관 모양을 비교해 협착 정도를 측정합니다.

 

기존 검사방법 대비 강점은 정확한 계산으로 볼 수 있을까요?

"기존 형태적 진단법은 심장박동에 따라 계속 움직이는 심혈관조영영상 중 적절한 이미지를 선택한 후 협착 정도를 의료진 눈으로 판단해 시술 여부를 결정합니다.

말씀 드렸듯이 시술 기준(70%)에 따라 시술을 판단하게 되는 데, 의료진에 판단에 따라 다른 결론이 나올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또한 심혈관 협착은 한 부위에 특정해서 발병하지는 않습니다. 여러 부위에 협착이 생기기도 하는데 이때 의료진은 하나의 긴 스텐트로 시술을 진행할지, 짧은 스텐트 여러개를 삽입할지 판단을 해야 하기도 합니다.

Medipixel XA는 눈으로 판단해야 하는 병변의 최적 프레임 선택과 중증도의 수치화로 의료진의 보다 정확한 판단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현재 개발중인 새 버전에서는 적절한 심혈관 스텐트 규격과 삽입 부위 등을 제안하는 기능도 연구되고 있습니다.

 

정확한 치료를 위해서는 진단이 중요할 것 같은데요. 눈으로 확인하는 방법 외에 다른 검사방법은 없나요?

"형태적 진단 외에 '기능적 진단'이라는 방법이 있습니다. FFR이라고 부릅니다. 원리는 병변에 와이어를 삽입합니다. 와이어 양 끝에는 압력을 측정하는 장치가 부착돼 있어 병변 양 끝 압력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병변의 중증도를 판단합니다.

사실 이 FFR은 기존 형태적 진단에 이어 새로운 골드 스탠다드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는 것이 단점입니다.

참고로 Medipixel XA의 다음 버전 역시 이같은 FFR로의 트렌드 전환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영상의 3D모델링 기술과 혈류역학을 접목한 개념으로 영상을 통해 혈관 내 압력을 예측할 수 있는 방식입니다.

 

마지막 질문입니다. 대표님은 인터뷰 초반에 메디픽셀을 '후발주자'라고 설명했는데, 후발주자로서 메디픽셀의 경쟁력과 목표를 들어보고 싶습니다.

"현재 메디픽셀의 경쟁력은 3년여간 고도화된 AI와 알고리즘 그리고 심혈관협착에 대한 데이터라고 생각합니다.

아산병원과 연계로 한국인 환자에 대한 양질의 심혈관 데이터를 많이 확보하고 있는데, 심혈관 형태는 인종별로 차이가 크지 않아 강점이 되고 있습니다.

저희 기술에 관심을 갖고 있는 글로벌 업체들도 저희가 가진 데이터와 데이터 기반 연구성과에 신뢰를 보내고 있다고 말씀 드릴 수 있겠습니다.

성장을 위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진단을 넘어 치료 영역에 도전하려고 합니다. 현재 저희가 개발중인 시술로봇 자동제어 SW가 시작이자 차별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잠깐 소개를 드리자면 시술로봇 자동제어 SW에는 강화학습이라는 기술이 적용됩니다. 강화학습은 목표를 정해주면 AI가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법을 익히게 하는 학습법입니다.

현재 개발하고있는 복강경 수술로봇 제어 SW는 영상 자료를 바탕으로 목적지를 지정해주면 SW가 의료진 수술로봇 조작을 보조합니다.

시술로봇 자동제어 SW가 시술도구를 목적지(파란점)까지 제어하는 모습
시술로봇 자동제어 SW가 시술도구를 목적지(파란점)까지 제어하는 모습

메디픽셀 송교석 대표 프로필
■학력
△Carnegie Mellon University Computer science 석사
△고려대학교 지구환경과학 학사

■경력
△국회 안철수의원실 2014.03 ~ 2016.06 보좌관
△노리타운스튜디오 2010.10 ~ 2014.01 대표이사
△안랩 사내벤처팀 2001.03 ~ 2010.09 팀장
△LG전자 대외협력팀 1995.12 ~ 1996.06 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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