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혜 회장 "KGSP 유통업체 역량 향상기회, 당위성 갖춰야"
보관부터 수송까지 정온 · 글로벌기업/정부 대비 특장점 찾나

코로나19 백신의 유통을 국내 의약품유통업체들이 할 수 있을까?

미국의 경우 초저온 화이자 백신을 의약품 유통업체가 아닌 냉동 유지장치와 실시간 GPS 모니터링 시스템을 갖춘 물류업체가 담당하고 있는데, 국내는 유통 방법에 대해 공지된 바 없지만 업체별 규모가 다양하기 때문에 전략적 제휴를 맺고 백신 콜드체인을 분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같은 전망은 한국의약품유통협회(회장 조선혜)와 성균관대학교 LINC+ 사업단이 21일 협회 대회의실에서 '국내 의약품 콜드체인(Cold Chain)의 현 주소와 솔루션'을 주제로 온·오프라인으로 진행한 2020 의약품도매유통발전포럼에서 백신 유통 관련 질의·응답과정에서 나왔다.

코로나19 백신이 국내 도입될 경우 국내 유통업계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한 질문에 대해 조선혜 유통협회장은 "콜드체인의 중요성과 활용도가 커지고 있다. 의약품 유통이 본업인 우리가 맡아야 한다. 앞으로 그 당위성을 설명해야 한다"고 답했다.

조 회장에 따르면 협회는 코로나19 백신 취급국들의 유통 현황을 조사 중인데, 각 국은 정부 주도 아래 배송 업무를 FedEx, DHL 등 물류업체가 맡고 있다.

조 회장은 "국내 업계가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고 초저온 유통·보관 장소를 정하는 등 콜드체인 역량을 올려야 할 때"라면서 "보관소부터 의료기관 백신 인계까지 정온관리하며,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느꼈다. 업계가 국제 수준에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백신 도입국들은 정부가 맡아 유통하고 전문 물류업체들이 수송을 하는 형태"라며 "우리 업계는 의약품유통품질관리기준(GSP) 아래 있는 만큼, 백신 유통을 도맡아야 한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조 회장은 "보관용 냉장고·냉동고, 폼박스 등 기준이 필요하다. 우리 업계가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 정부가 운송과 보관 방법을 마련, 제시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지난 14일 미 식품의약국(FDA)이 긴급사용 승인한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운송은 현지에서 의약품 유통업체가 아닌 UPS, 페덱스(FedEx), DHL 등 물류업체가 맡고 있다. 

화이자 백신은 초저온 유통·보관 시스템이 필요한데, 물류업체가 초저온 냉동 유지장치와 실시간 GPS 모니터링 시스템을 갖췄다는 이유에서다. 

국내 상황에 비춰보면, 현재로선 이 시스템 갖춘 유통업체는 없다. 아직 정부가 유통 규정과 방안을 발표하지 못한 터라 상위 업체는 정보를 수집하는 상황이다. 

이재현 성균관약대 교수는 "기본에라도 충실하면 된다. 의약품 유통품질관리기준(KGSP)과 생물학적 제제 등의 제조·판매 규칙을 숙지해야 한다"며 "콜드체인 개념과 운영 방향을 이해해 준비 필요성을 알리려했다. 장기적으로 콜드체인 실태를 연구해 회원사에 제공할 계획"이라고 했다.

국내 업계가 코로나19 백신 유통을 맡으려면 상위 업체의 시설을 활용하고 콜드체인 단계별로 중소·지역 업체가 분담해, 보관-수송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류충열 히트뉴스 유통전문기자는 "도매유통업계가 콜드체인을 분담한다면, 상위 업체는 백신 입찰에 적극 나서고 중소형 업체에 물류 과정을 위탁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콜드체인 중요성이 부각되고 국내 업계가 주도적으로 나서자는 협회 의견에 대해 업체별 견해 차도 존재했다. 입찰, 마진과 업체 간 경쟁 때문이다.

A사 의약품유통업체 대표는 "백신 유통은 기존 업체간 경쟁도 치열했다. 신규 업체의 진입, 전략적 제휴가 녹록치 않은 분야"라며 "KGSP 준수 등 보관·운송 과정에서 여러 업체가 위탁 진입한다면 마진이 얼마 남을 지 모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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