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인사 발탁 불발에 실망 vs 예측 가능 행정 전문성 향상

보건복지부 김강립 1차관이 식품의약품안전처 처장으로 부임하면서 식약처 내부는 허탈감과 기대감이 공존하는 분위기다.

문재인 대통령은 11월 2일자로 제6대 식품의약품안전처 처장에 보건복지부 김강립 1차관을 임명했다.

관료 출신으로는 1대 정승(2013년 3월 23일 ~ 2015년 3월 13일), 2대 김승희(2015년 4월 7일 ~ 2016년 3월 13일), 3대 손문기(2016년 3월 28일 ~ 2017년 7월 12일)에 이어 4번째이다.

복지부 외청이었던 식품의약품안전청 당시에는 복지부 출신 인사(문창진, 김명현, 노연홍)들이 청장에 임명되는 사례가 있었지만, 처로 승격된 이후에 복지부 출신이 처장에 임명된 것은 김강립 처장이 처음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장 교체설은 10월 30일을 전후에 확산됐다. 이의경 처장의 후임으로 거론된 인사는 이동희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원장, 최성락 식품의약품안전처 전 차장 등이었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2대 김승희, 3대 손문기 처장이 내부 승진 형식으로 임명됐지만, 문재인 정부에서는 외부 인사(4대 류영진. 5대 이의경)가 처장으로 임명됐기에 식약처에서는 내부 인사가 처장으로 발탁되기를 바라는 분위기가 컸었다.

하지만 복지부 차관인 김강립 씨가 처장에 임명됨에 따라 식약처 내부에서는 허탈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식약처의 한 관계자는 "지난 2014년 보건복지부 외청에서 국무총리실 산하의 처로 승격됐음에도 보건복지부 출신 인사가 처장으로 임명된 것은 여전히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복지부에 종속돼 있고 독립적인 위상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식약처와 같이 조직원들의 직열이 다양한 기관일수록 내부 인사의 발탁을 통해 조직 내부의 자긍심을 키워주고 일체감을 조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번 식약처장 인사에 내부 인사의 발탁을 기대하는 분위기가 컸던 만큼, 복지부 차관 출신의 임명에 실망감과 허탈감을 표현하는 직원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통 관료 출신이자 보건의료 정책 전문가인 김강립 차관의 식약처장 부임에 기대감을 표시하는 직원들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약처의 모 행정직 공무원은 "신임 김강립 처장은 보건복지부에서 보건의료 분야에서만 30여년을 근무한 정통 관료"라며 "공직생활 동안의 경험과 전문성을 식약처 운영에 도입하면 예측 가능한 행정을 구현함은 물론, 식약처 업무의 전문성을 더욱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인사는 "식약처가 복지부에서 독립했다고 하지만 보건의료와 보건산업 관련 정책과 관련해서는 서로 밀접한 관계가 있다"며 "그런 측면에서 김강립 신임 처장은 복지부와 식약처의 정책을 적절히 조율할 수 있는 역량이 있고, 이를 통해 국민 보건향상, 보건산업 발전의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적임자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복지부 차관 출신의 처장 부임에 식약처 내부는 허탈감과 기대감이라는 두가지 복잡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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