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릭 의약품 공급구조 분석 및 지출개선방안 토론회 열려
수요기전 강화 정책방안 나와...실효성은 의문

"제네릭 의약품은 건강보험재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미운오리새끼가 아니다. 의약품 공급문제, 제약자국화 등의 상황에서 구원투수 역할을 한다. 약가인하 코너로 몰아가지 말고 긍정적인 면을 봐달라."
건강보험공단이 7일 주최한 '의약품 공급 및 구매체계 개선방안 두번째 토론회'에서 패널로 나선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약가제도전문위원회 김상종 전문위원은 이 같이 말했다.
지난 6월 열린 첫번째 토론회가 제네릭 가격조정으로 귀결된 것에 대한 우려를 밝힌 것이다.
'제네릭 의약품 공급구조 분석 및 지출 개선방안'을 주제로 진행된 두번째 토론회에서는 업계 입장에서 다행히 지출 효율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정책방안이 제시됐다.
제네릭 품목 수는 늘었지만 시장 점유율은 낮아져
발표자로 나선 가천대약대 장선미 교수는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활용해 제네릭 사용양상을 분석했다.
장 교수에 따르면 지난 2007년부터 2017년까지 11년간 제네릭 품목 수는 증가했으나 약품비 점유율은 다소 감소했다. 약품비 중 제네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7년 48.0%에서 2017년 43.8%로 낮아진 것이다.
반면 오리지널이 차지하는 비중은 늘었는데, 제네릭 등재유무에 따라 살펴보면 제네릭이 없는 오리지널의 비율은 약품비 기준으로 2007년 24.7%에서 2017년 19.4%로 증가했다. 제네릭이 출시됐어도 같은기간 동안 오리지널 비중은 24.0%에서 26.5%로 늘었다.
또한 제네릭 의약품 진입 후 약가 하락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고, 동일성분 동일약가 제도 도입 후 오리지널과 제네릭 가격비는 1에 근접했다.
또다른 발표자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박실비아 연구위원은 "제네릭 등재 시 약가 설정외 사후 약가조정 기전이 미흡하고, 제네릭이 등재되지 않은 특허만료 약의 약가조정 기전이 없다"면서 제네릭 지출관리 제도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어 ▲의사(의료기관) 지불보상체계 개편과 ▲인센티브 제공, 그리고 ▲환자 본인부담제와 ▲보험자의 구매력 활용, ▲제도적인 약가조정 기전 등 5가지 지출 효율화 방안을 제안했다. 관련기사 제네릭 지출 효율화 방안은 '의사-인센티브, 환자-본인부담 면제'
제네릭 사용확대 의료진 몫?...수요기전 강화돼야
토론회 패널들은 정책방안에 대해 동의했지만 실효성에는 의문을 표했다. 특히 처방권자의 제네릭 사용 유인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모습이었다.
김상종 전문위원은 "박실비아 위원의 연구결과를 보면 제네릭과 오리지널의 상한금액이 차이가 없음에도 제네릭 점유율이 50%에 달하는 것은 가격보다는 수요자의 선택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문위원은 이어 "공단과 연구진고품질 저가격의 제네릭이 시장에서 선택되고 건보재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선순환구조를 바라겠지만 의약품 시장은 수요자가 가격 체감을 못하거나 높은가격과 고품질을 연관시켜 가격 탄력성을 잃은 상항"이라며 "결국 쉬운 길(약가인하)로 갈까봐 우려된다"고 전했다.
그는 "수요자가 가격 이점을 느낄 수 있고 저비용 고품질 제네릭을 신뢰하고 선택하도록 실효성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이 같은 정책을 개발할 수 있는 기회 장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는 "제네릭이 의료현장에서 선택받지 못하는 가장 큰 원인은 의사에게 있다"며 "의사의 모순적인 처방행태, 환자의 (의사)처방에 대한 불신, 가격 등이 작용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제네릭 사용을 위해서는 의사의 처방변경이 가장 중요하다"면서도 "지불보상체계 개편은 직역간 갈등이 있을 것이고, 인센티브 제공은 현장에서 효율성이 있을지 의문이다. 환자에게 약에 대한 충분한 정보가 주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외에 경상대약대 배은영 교수는 "낮은 가격의 제품을 대상으로 우선선호 제품으로 지정하거나 입찰제를 실시하는 보험자의 구매력 활용방안에 관심이 간다. 많은 나라가 시행하고 있는만큼 건보공단이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했고, 뉴스더보이스 최은택 기자는 "제네릭 품질논란을 해소하는 것이 최우선이며, 참조가격제와 본인부담제를 연계하면 약품비 절감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건보공단 관계자는 "한정된 건보재정에서 고품질의 저렴한 약을 제공해야겠다는 목표 하에 연구를 진행하게 됐다"면서 "제네릭 공급구조, 구매체계를 개선하는 노력을 계속해 나가야한다는 측면에서 논의된 방안이 구체화되고 공론화되는 과정이 필요할 것 같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