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니티딘 사태 후 '공백' 파모티딘 처방상승세 가장 높아
"연 매출 200억 목표로 둔 가스터… 위장약 리딩하겠다"
올 들어 제네릭 38품목 신규 허가… 4월 전후로 발매 잇따라
불순물 사태로 자리를 뜬 '라니티딘'을 대신해 파모티딘이 그 자리를 빠르게 채워가고 있다. 위궤양제 시장은 PPI(프로톤펌프억제제)가 리딩하고 있지만, H2 수용체 길항제(H2b)의 필요성은 분명했다는 게 제약업계 분석이다.
PPI는 장기 처방받거나, 심혈관계 질환이 있는 환자 또는 골밀도 저하 환자군에 대해선 부작용이 우려된다. 이에 따라 H2 수용체 길항제가 처방될 때 '파모티딘' 계열 약물이 대안이 됐다는 관측이다.
H2b 제제나 PPI로 시장 판세가 바뀔 것으로 전망됐는데 H2b 제제 중 '파모티딘'의 처방 상승세가 가장 컸다.
파모티딘 오리지널 약물 '가스터'는 시장 주목을 크게 받았다. 기존 파모티딘을 가진 제약사와 사태 이후 파모티딘을 허가받은 제약사, 신규 진입자의 파모티딘 수탁 생산자의 속내를 들여다보니 달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9월 라니티딘 성분 원료 약을 수거·검사한 결과 발암우려물질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잠정관리기준 초과 검출됐다는 이슈로 라니티딘 성분 전 제품의 판매를 중지시킨 바 있다.
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 원외처방실적에 따르면 지난 1분기 H2수용체길항제의 외래처방액은 309억원이었고 전년동기대비 64.4% 감소했다. 라니티딘의 공백으로 줄어든 것이다.

다만, 파모티딘 성분의 올 1분기 외래처방액을 뜯어보면 118억원으로 전년동기 33억원 대비 3배 이상 올랐다. 불순물 사태 직전 9월부터 파모티딘의 처방실적은 오르기 시작해 올 3월까지 매달 성장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올 3월까지 파모티딘 단일제의 누적 처방액은 220억원 규모로 라니티딘 퇴출 전(지난해 3월부터 8월까지)인 6개월 처방액 63억원보다 3배 올랐다. 라푸티딘 성분 단일제의 올 1분기 처방액은 80억원 규모로 전년동기 42억원보다 2배 가량 증가했다.
동아에스티 '가스터'
기존 파모티딘 제제를 가지고 있던 제약사들은 "타사가 급히 허가, 출시하는 것 다 수월하게 라니티딘의 빈 자리를 채울 수 있게 됐다"며 "향후 처방이 늘어난다면 생산은 더 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동아에스티 '가스터'의 지난 1분기 처방액은 전년동기 26억원 대비 188.2% 증가한 74억원을 기록했다. 라니티딘 사태 이후 H2 수용체 길항제(H2b) 제제 처방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대체재로서 주목받은 효과가 발휘된 것이다.
가스터는 1986년부터 국내에서 판매돼 기존 라니티딘 제재의 시장 점유율이 빨랐을 때도 정제, 주사제, 자매품 '가스터디' 등이 100억원 대의 매출을 이어오고 있었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라니티딘 단일제 시장 1위였던 일동제약과 공동판매 계약을 맺은 이후 영업력을 하나로 이끌었다. 양사 700여 명의 영업사원이 가스터로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가스터는 파모티딘 시장에서 8%를 점유하고 있다. 다른 파모티딘 제품은 병·의원에서 처방되나, 가스터는 종합병원에서 주로 처방되는 편이다"고 설명했다.
동아에스티는 가스터의 올해 매출 목표를 200억으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학술적 자료도 구비해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으며 파모티딘 제제 시장을 넘어 위궤양제 시장에 선두가 되겠다는 계획이다.
파모티딘 성분의 한미약품 '한미파모티딘'과 휴텍스제약 '휴텍스파모티딘' 등이 1분기 10억원 이상의 처방실적을 기록했다.
이처럼 가스터를 비롯한 파모티딘 제제가 '대체 효과'를 톡톡히 보니, 라니티딘 보유사들은 너도나도 파모티딘 제제 확보에 나섰다. 라니티딘 사태 직후 11월 6품목, 올 1월 10품목 등 매달 신규 품목은 끊이지 않아 38품목 늘었다. 국내 파모티딘 제제는 81품목으로 집계됐다.
일부 제약사를 제외하고는 기존 라니티딘 품목이 있었고, 콜마파마와 삼익제약에 생산을 맡기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신규 진입사 관계자는 "라니티딘 사태 이후 두 세달만에 급하게 허가받았다. 대체되지 않더라도 필요하다는 곳에 공급하기 위해서 였다"며 "또, 알비스(라니티딘 복합제) 제네릭과 같이 파모티딘으로 완전히 대체되지 않기도 했다. 지난 4월부터 발매해 곳곳에 공급 중이다"고 말했다.
여러 제약사에 파모티딘을 수탁 생산해주는 삼익제약 위수탁팀 담당자는 "세보질 않았다. 너무 많아 얼마나 되는지 바로 답하긴 어렵다"면서도 "약가제도 변화로 인해 신규 허가를 받거나 위수탁 생산 문의하는 업체는 이제 없다"고 설명했다.
기존에 품목을 가지고 있던 제약사 관계자는 "라니티딘 사태 전후 대비 지난달까지 기존 처방량보다 4배 늘었다"며 "우리는 PPI도 있다. 라니티딘이 꼭 티딘계열(H2 수용체 길항제)로 대체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처방의에 따라 다르다. 4배 증가한 것을 보면 거래처도 꽤 많이 선택한 걸로 보인다. 다만, 파모티딘에 집중해 영업하는 방식을 택하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휴온스는 파모티딘 성분의 '가스파모정'을 지난 1일 발매했다. 위탁생산은 삼익제약이, 허가권은 오스코리아제약에, 판매는 휴온스가 맡았다. 상품공급 계약을 맺은 데 따른 것이다.
휴온스는 "기존의 휴온스 소화성 궤양용제(휴온스니자티딘캡슐, 에스엠프라정, 라베스토정 등)와 함께 경구제 매출 강화를 위해 '가스파모정' 발매를 결정했다"며 "파모티딘 제제의 장점을 강조해 시장에서 꾸준히 주목을 받는 브랜드로 키워 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히트뉴스 재정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