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표준될 렘데시비르보다 우월·동등 입증해야"
"백신, 안전성 확인 - 신속한 개발 딜레마… 예측불가"
"국제사회와 공조·협력 절실… 십시일반 결과낸다"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을 개발하려면 전략적 접근이 필수적으로, 국제사회와 공조를 통해 우리 연구성과를 국제 표준에 걸맞게 만들어야 한다."

'코로나19 치료제·백신개발 범정부 지원단' 분과위원장들은 15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코로나19 완전 극복을 위한 치료제·백신개발 등 대응방안 마련'을 주제로 제6회 헬스케어 미래포럼을 개최해 이같은 공감대를 형성했다.

기조강연에는 김성순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 감염병연구센터장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의 국내외 동향', 황응수 대한백신회장이 '코로나19 백신 개발의 국내외 동향'을 발표했다.

주제 발표 순서에선 오영돈 서울대병원 교수·성백린 연세대학교 생명공학과 교수·이왕준 명지의료재단 이사장이 각각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추진방안·백신개발 추진방안·방역물품 및 기기 수급화 국산화 추진 방안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치료제·백신 개발, 단축하리란 너무나도 부담… 전략 세워야
표준될 렘데시비르와 동등하거나, 더 낫다는 것 증명해야
안전한 약을 신속히 찾는 딜레마… 얼마나 걸릴 지 몰라

김성순 국립보건연구원 감염병연구센터장
김성순 국립보건연구원
감염병연구센터장

김성순 센터장에 따르면 현재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은 ▶약물 재창출 ▶혈장치료 ▶항체치료제 ▶신약개발 지원 등 네 가지 방향으로 진행된다. 미국에선 코로나19 관련 임상시험이 610건, 유럽에선 24건이 진행 중이다. 

이중 영국은 국가보건서비스(NHS)가 주도해 165개 병원에서 환자 5000명을 목표로 약물재창출, 항체치료, 혈장치료제 등 대규모 임상시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개발 방식 중 '약물재창출'이 활발하다. 비교적 빠르게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 허가된 약물 대상으로 코로나19에 대해 치료효과가 있는지 연구하는 방법이라서다. 오영돈 교수는 "효과만 인정된다면, 임상 1~2상을 생략하고 곧바로 환자에게 쓸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했다.

국외동향을 보면 말라리아치료제 '클로로퀸',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에이즈치료제 '칼레트라', 신종플루 약제 '아비간', 에볼라치료제 '렘데시비르' 등 화합의약품 임상 382건이 진행 중이다. 관절염치료제인 '악템라' 등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코로나19 임상은 57건이 진행 중이다.

오명돈 서울대학교 교수
오명돈 서울대학교 교수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코로나19 치료 효과를 확인하는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은 사례는 11건이다. 올해 말 출시를 기대하나, 지켜봐야 한다. 김 센터장은 "국내 코로나19 환자가 줄고 있어, 정부 주도로 임상시험 플랫폼이 마련돼야 한다"며 "완치자의 혈액확보와 항체 치료 기술 개발, 중장기적인 신약개발 연구 지원책도 필요함을 느낀다"고 했다.

오명돈 교수는 치료제 개발 전략을 세울 때 ▶시판 허가된 약물 용도 변경 ▶대상 환자 ▶질병 병태생리 ▶치료제 작용 기전 ▶국제 공조가 고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교수에 따르면, 코로나19 환자의 80%는 저절로 낫는다. 무증상 환자가 10~100배 더 많아 예방 목적의 치료제는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또한, 치사율은 2% 이하라 규제당국의 승인용량보다 더 많은 양을 투여하는 게 환자의 안전을 생각하면 바람직할지 고려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항바이러스제는 발병 후 열흘 전에 투입해야 효과가 있다. 이때까지는 바이러스가 증식하나, 이후 면역체계로 더 이상 증식하지 않는다"며 "사이토카인 폭풍처럼 숙주 면역반응을 보이는 환자를 위한 면역반응조절제는 항바이러스제 다음에 만들지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오 교수는 "코로나19 치료효과를 검증한 약물은 지금까지 없었다"며 "다만, 미국 국립보건연구원(NIH)이 수행한 렘데시비르 위약대조군 임상시험이 논문이 다음주 중 발표될 예정"이라고 했다. 렘데시비르가 최초의 코로나19 표준치료제로 인정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성백린 연세대학교 교수
성백린 연세대학교 교수

오 교수는 "앞으로 개발 될 치료제는 렘데시비르와 견줘 더 낫거나, 최소한 못하지 않다는 걸 임상시험에서 증명해야 한다. 코로나19 치료제가 나온 건 기쁘지만, 치료제를 개발해야 할 우리에게는 뚫고 가야할 장벽이 더 늘었다"고 했다.

백신 개발도 어렵다. 어느 누구도 스스로 개발에 성공할 수 있다고 자신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의 견해다. 국제적으로 100여 종이 개발 중이지만, 안전성과 신속성을 함께 갖춰야 한다.

성백린 연세대학교 교수는 "특히 백신은 건강한 사람이 맞아야 해 안전성이 중요하다. 이를 확인하려면 장시간이 필요하다"며 "팬데믹 상황에서 신속하게 개발해야 한다는 딜레마가 있는데, 기존 10여 년 이상의 기간을 1~2년으로 단축하는 건 식약처 등 규제기관과 개발자 모두에게 부담스럽고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황응수 대한백신학회장에 따르면, 백신은 부작용이 없어야하고 반복 감염을 막기 위한 면역 반응, 지속이 보장돼야 한다. 기초연구부터 규제, 생산, 공급까지 모두 가능해야 백신 하나가 만들어진다.

황응수 대한백신학회 회장
황응수 대한백신학회 회장

황 회장은 "지금 굉장히 급하게 서두르고 있지만, 절차를 피할 수는 없다.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며 아무 제약없이 하면 최단 8~10개월 걸리겠지만, 개발 중간에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며 "안전하지 않다면, 중단 후 다른 물질을 찾아 다시 해야한다. 그래서 얼마나 걸릴지 예측할 수 없다"고 했다.

"국제협력 연구 필요, 십시일반, 결과 모으며 국제표준에도 맞추자"

전문가들은 치료제·백신을 개발하며 국제협력에도 동참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국제 표준에 걸맞게 임상 연구를 맞춰야 한다는 주장도 펼쳤다.

오명돈 교수는 "우리 인류는 코로나19 판데믹이라는 같은 적과 싸우고 있다"며 "우리가 범정부 지원단을 꾸려 치료제와 백신개발에 노력하는데 영국과 미국도 공공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라고 했다. 국제공조하면 십시일반으로 단기간 내 결과도 나올 수 있고, 시간과 자원을 낭비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유다.

오 교수는 "다른 나라와 치료제 개발에 발맞추려면 국제 표준에 걸맞는 임상시험을 해야 한다. 임상시험 수행 등을 지원할 그룹이 더 보강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황응수 회장은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임상 단계에 진입한 백신 연구 등 개발목록에 100여 곳이 등재됐다. 연구소, 대학, 기업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한다. 한국은 불행히 없다"며 "WHO PQ 등 여러 단계에 올라야 개발 후에도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이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기업과 기관이 관심갖고 등록해달라, 제안한다"고 했다.

황 회장은 "국제 표준에 맞추려면 등록과 절차가 필요하다. 임상 진입하게 되면 문서 등록 과정이 대부분"이라며 "국내 개발을 위해 식약처 허가 등 문서 등록과정을 준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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