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방톱30 | (9) 보령 2025년 시즌분석
간판품목 2종, 처방 비중 67%선 돌파
에제티미브 '엘'+다파글리플로진 '트루'도 성장세
스토가·아스트릭스 등 '구관' 하락세

2023년 보령과 HK이노엔이 보여준 '에이스 맞트레이드'는 연말 클로징이 끝나가는 스토브리그(시즌 이후 팀의 전열을 다지는 기간)의 최대 뉴스였다. 상호 10년 이상 집념어린 노력으로 육성한 품목을 넘겨주는 만큼 시너지 효과가 얼마나 될지 기대와 우려가 섞인 시선이 이어졌다. 결과는 2년차인 2025년까지도 성공적이었다. 두 제품의 핵심품목은 서로의 영업망을 타고 두 회사를 순차적으로 1조클럽의 반열에 올려놓는데 성공했다.
<히트뉴스>가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의 2024~2025년 보령 원외처방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전체 원외처방액은 5992억원으로 전년 대비 498억원, 약 9.1% 성장했다. 원외처방 시장 전체 성장률인 3.8%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전체 처방 시장에서의 점유율 역시 2.69%에서 2.82%로 크게 증가했다.
붙붙은 케이캡과 굳건한 카나브
원투펀치는 윈윈으로 이어졌다
보령의 원외처방 실적을 끌어올린 것은 HK이노엔과 함께 판매하는 품목인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이다. 2025년 기준 2179억원으로 전년 1969억원 대비 10.6% 성장했다. 원외처방 단일 품목으로 2000억원을 넘긴 만큼 보령 전체 원외처방에서도 36.4%를 책임진다.
하지만 케이캡의 도움만으로 보령이 전년 대비 성장한 것은 아니다. 회사의 대표품목이자 코프로모션을 내어준 품목인 '카나브'(피마사르탄) 패밀리 역시 여전히 성장을 이어갔다. 제품군 전체 처방액은 1872억원으로 전년 1754억원 대비 6.7% 성장했다.
세트처방이 케이캡 대비 상대적으로 어려운 고혈압 제제인데다가 이미 제네릭이 출시될 만큼 오랜 기간 판매된 것을 감안하면 매우 큰 폭이다. 보령 원외처방 중 비율 역시 31.2%에 달한다. 케이캡과 카나브 제품군이 처방의 2/3을 차지한다.
카나브 재품군 중에서도 눈여겨볼 제제는 암로디핀과 복합제 '듀카브'와 암로디핀+히드로클로티아지드 복합제 '듀카브플러스'다. 먼저 듀카브의 경우 처방량에서 693억원 처방을 기록한 카나브와 거의 같은 688억원을 기록하면서 메인 품목으로 섰다. 특히 특허심판을 비롯해 제네릭이 출시된 상황에서도 전년 608억원에서 13.1%나 처방이 올랐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3제 복합제인 듀카브플러스 역시 제품군 전체 처방액을 크게 늘리는데 일조했다. 2025년 기준 213억원으로 전년 185억원과 대비하면 15.0%나 점프했다.
여기에 맏형이자 피마사르탄 단일제인 카나브 역시 693억원으로 2024년 658억원 대비 5.2% 증가했다. 성장률은 복합제보다 낮지만 신규 고혈압 환자 중 약제의 시작을 노린 전략과 복합제 성분 중 부작용이 있는 환자에게 강한 혈압 강하 효과를 앞세우며 영업해온 결과가 꾸준한 성과로 나오고 있는 셈이다.
다만 또다른 3제 복합제인 '듀카로'(피마사르탄/암로디핀/로수바스타틴) 의 경우 2025년 149억원으로 전년 154억원 대비 조금 처방이 감소했다.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을 동시에 한 약제로 치료해야 하는 환자의 수가 적은 만큼 외려 선방한 것으로도 보인다.
이밖에 '아카브'(피마사르탄/아토르바스타틴)는 2025년 72억원으로 전년 75억원 대비 3억원, 로수바스타틴 복합제인 '투베로'가 59억원으로 74억원으로 20.5% 감소했다.
전반적으로 제품별 상황은 다르지만 HK이노엔과의 맞트레이드 영업 이후 2년간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보령 입장에서는 소화기 영역의 블록버스터를 얻는 동시에 원외처방 실적을 한 순간에 끌어올렸다. HK이노엔은 고혈압 시장에서 카나브의 처방 확대와 상대적으로 빈약한 라인업을 채울 수 있었다. 서로간의 부족함을 채운 두 제품군이 양 측에게는 성공적인 결과를 낳았다.
카나브만?
분위기 좋은 새 카드 '엘+트루'
이런 가운데 카나브 패밀리를 제외한 제품들의 성장세가 흥미롭다. 이상지질혈증 치료제인 소위 '엘 시리즈'다. 먼저 피타바스타틴 및 에제티미브 복합제인 '엘제로젯'은 2025년 13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64억원 대비 104.4% 올랐다. 보령 전체 품목 중 10억원 이상의 품목으로는 성장률 1위다.
아토르바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복합제인 '엘오공'은 114억원으로 전년 대비 13억원, 성장했다. 여기에 에제티미브 단일제인 '엘제로'가 9억원을 기록하며 에제티미브 군 전체는 253억원을 기록, 전년 169억원 대비 50% 성장했다. 카나브 제품군의 성장액의 7할 수준이다.
이 중 가장 성장세가 가파른 엘제로젯은 JW중외제약의 핵심 제품 중 하나인 '리바로젯'의 제네릭이다. 이미 낮은 약물상호작용과 당뇨 합병 가능성이 없다는 점으로 오리지널은 물론 안국약품의 '피바로젯'까지 떠오를 만큼 핫한 성분인 점이 실제 처방으로도 반영된 모습이다.
당뇨 영역에서 '트루' 시리즈 역시 나쁘지 않은 흐름이다. 다파글리플로진과 피오글리타존 복합제인 '트루버디'는 2025년 91억원으로 48억원에서 87.3% 급등했다. 여기에 다파글리플로진 단일제인 '트루다파(다파글리플로진 단독)는 소폭이긴 하지만 56억원을 기록하며 47억원 대비 늘었다. 메트포르민 복합제 '트루다파엠'은 56억원으로 47억원 대비 20.7% 올랐다.
이 밖에 '글리마'(글리메피리드)는 62억원으로 전년 47억원 대비 27.4% 상승하는 등 당뇨 관련 분야의 품목 합계 268억원으로 192억원 대비 39.4% 성장했다.
반면 떨어진 품목도 있다. 시장 상황이 불리하게 움직이는 만큼 그 여파를 그대로 받은 모양새다. 대표적인 제품이 H2수용제 길항제 계열의 위장약 '스토가'(라푸티딘)다. 2025년 145억원으로 전년 165억원에서 19억원 성장했다. H2RA에서 프로톤펌프억제제(PPI), 다음 칼륨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P-CAB)로 이어지는 흐름에서 H2RA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여기에 '아스트릭스'(아스피린)는 136억원으로 전년 148억원에서 7.9%, '아스루카'(몬테루카스트)는 49억원으로 전년 62억원에서 20.6%, 항생제 '메이액트'(세푸록심)도 148억원에서 143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LBA 등 새 전략 속에도 일단은 '원투펀치'에 기대야 한다
보령의 2025년 원외처방 성장은 결국 '맞트레이드'의 힘이기도 하다. 케이캡의 전년 대비 성장액 210억원, 카나브 패밀리 성장액 118억원이 전체 원외처방 성장액의 2/3을 차지하면서 시장을 받치고 있다.
양대 축의 비중이 커지면서 포트폴리오 케이캡+카나브 패밀리의 원외처방 비중도 2024년 66.4%에서 2025년 67.6%로 1.2%p 상승했다. 두 제품 축의 비중이 커지면서 집중도가 높아지고 있다. 그런 만큼 두 제품의 시너지를 유지하는 것이 회사 입장에서는 관건이다.
당장 제품이 빠질 경우 처방액의 저하가 크게 일어날 수 있는 만큼 지금의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앞장선 두 제품의 처방 흐름을 계속 이어줄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지금 당장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만한 신제품의 수가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인 만큼 덩치 유지를 위한 방어 전략이 필요하기도 하다.
그 과정에서 '듀카브' 등 카나브 제품의 처방량을 어떻게 더 끌어올릴지가 관건이다. 두 회사가 공격적인 움직임을 벌이고 있는 데다가 후발 제제 등장에도 시장이 커질 경우, 향후 신규 후발 제제의 공격에도 입지를 확보할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자사 입장에서는 수익성도 높고 약을 쉽게 바꾸지 않는 만성질환자에게 제품을 접하게 하는 것이 향후 방어를 위한 전략일 수밖에 없다.
셋째는 생각 이상으로 잘 나가는 제품의 성장을 키우는 방법이다. 당장 피타바스타틴을 비롯해 처방 트렌드는 보령이 판매하고 있는 복합제 쪽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2025년 보령의 한 해는 '프랜차이즈 스타'와 용병의 완벽한 호흡에 가깝다. 여기에 새로 뽑은 유망주 선수들이 조금씩 기여도를 높이고 있다. LBA 등의 품목 등을 공격적으로 밀고 있는 상황에서 원외처방만큼은 회사를 든든히 받아내줘야 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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