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트루리시티 출시 이후 9년만 대결 예고
'+α' 내세운 노보, '강한 혈당강하' 릴리 넘어 속전속결 급여화 추진

최근 당뇨 치료제 '오젬픽'의 급여화를 서두르고 있는 노보 노디스크가 앞서 등장해 시장의 대세가 된 '트루리시티'와 전면전을 준비하고 있다. 트루리시티 대비 치료 효과 우위를 강조하고 있는 것인데 '위고비 vs 마운자로'로 귀결된 비만 치료제 시장 너머 당뇨 시장에서 릴리가 구축한 파이를 차지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노보 노디스크는 지난 25일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 'Ozempic Holistic Symposium'를 열고 오젬픽의 임상적 우위를 집중 강조했다. 이 날 행사의 핵심은 오젬픽이 단순히 당뇨 치료가 아닌 심혈관·신장 보호 효과까지 가진 팔방미인이라는 점이었다.

허규연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먼저 트루리시티와의 직접 비교 연구인 'SUSTAIN-7' 결과를 전했다 SUSTAIN-7은 16개국 194개 기관에서 제2형 당뇨병 환자 1201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40주간의 3b상 임상시험이다. 세마글루타이드(오젬픽 성분)와 듀라글루타이드(트루리시티 성분)를 저용량·고용량으로 나눠 비교한 결과 고용량 기준 당화혈색소는 세마글루타이드군에서 1.8%포인트, 듀라글루타이드군에서 1.4%포인트 감소해 0.41%포인트 차이를 보였다(p<0.0001).

특히 체중 감량 효과의 경우 고용량에서 세마글루타이드는 6.5kg, 듀라글루타이드는 3.0kg 감소해 세마글루타이드가 2배 이상의 체중 감량 효과를 입증했다는 것이 허 교수의 설명이다.

허 교수는 "SUSTAIN 1-5, 7-11로 이어지는 17개 글로벌 임상 프로그램을 통해 약 2만명의 환자군에서 효능과 안전성이 입증됐다"며 "혈당 조절뿐 아니라 지질 프로파일, 체중 감소, 대사·심혈관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교군 대비 더 많은 환자가 혈당 목표치(7.0% 미만 또는 6.5% 이하)를 달성했고 유사한 안전성 프로파일을 보이면서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체중 감소를 보였다"고 덧붙였다.

이어 연자로 나온 노정현 일산백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심혈관-신장 보호 효과를 조명했다. 실제 제2형 당뇨 환자의 가장 흔한 사망 원인은 심혈관 질환인데, 당뇨 자체가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 병태생리에 기여하는 여러 경로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정현 교수는 "최근 '심혈관 신장 대사 증후군(Cardiovascular kidney metabolic syndrome)'이라는 새로운 개념이 제시됐다"며 "혈당 조절뿐만 아니라 심혈관계와 신장 보호 효과 추가적인 이점까지 고려한 전인적 환자 중심의 접근이 강조된다"고 운을 뗐다.

실제 SUSTAIN-6 연구에서는 심혈관 고위험군 제2형 당뇨병 환자 3297명을 104주간 추적 관찰한 결과가 담겨있다. 그 내용을 보면 세마글루타이드는 주요 심혈관계 사건(MACE) 발생 위험을 26%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바탕으로 오젬픽은 GLP-1 유사체 중 유일하게 '심혈관계 사건 위험 감소' 적응증을 획득했다. 최근 발표된 FLOW 연구에서는 만성신장질환 동반 환자에서 신장질환 진행과 심혈관·신장질환 사망 위험을 24% 낮추기도 했다.

SUSTAIN-7 연구: 세마글루타이드 vs 듀라글루타이드

제2형 당뇨병 환자 대상 40주 임상시험 결과 (1201명 대상)

당화혈색소(HbA1c) 감소(%)

 
세마글루타이드
 
듀라글루타이드

체중 감소(kg)

 
세마글루타이드
 
듀라글루타이드

핵심 결과 요약

저용량 HbA1c 차이
-0.40%p
0.5mg vs 0.75mg (p<0.0001)
고용량 HbA1c 차이
-0.41%p
1.0mg vs 1.5mg (p<0.0001)
저용량 체중 차이
-2.26kg
0.5mg vs 0.75mg (p<0.0001)
고용량 체중 차이
-3.55kg
1.0mg vs 1.5mg (p<0.0001)

출처: Lancet Diabetes Endocrinol 2018; Pratley RE et al / 반응형 도표  작업= 이우진

 

전장은 비만에서 당뇨로, 트루리시티 파이 쟁탈전

우위 노리는 노보, 붙붙을 시장

이같은 움직임은 단순히 행사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시장을 들썩거리게 했던 '위고비 vs 마운자로' 라는 비만 치료제 경쟁의 전장이 당뇨로 옮겨온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실제 오젬픽은 지난 10월 약제급여평가위원회를 통과해 급여화에 청신호를 켰다. 2023년에도 약평위를 통과했으나 글로벌 공급 부족을 이유로 급여 신청을 물린 뒤 햇수로 2년만의 일이다.

노보 노디스크는 이번에는 선공급을 통해 국내 시장 진출 사인을 강하게 보냈다. 현재 건보공단과 약가협상을 진행 중인데 업계에서는 내년 상반기 급여 고시를 점치고 있다.

노보가 급여화에 성공할 경우 처음으로 만나야 하는 상태는 릴리가 내놓은 주 1회 GLP-1 유사체인 '트루리시티'(둘라글루타이드)다. 2016년 국내 출시 이후 꾸준히 성장한 트루리시티는 올해 3분기까지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 기준 506억원의 유통액을 기록하며 전년 345억원 대비 크게 성장했다. 공급 불안 이슈가 있긴 했으나 이정도 성장은 업계에 흔한 일은 아니다.

노보의 움직임은 트루리시티와의 경쟁을 위한 워밍업인 셈이다. 업계에서는 경쟁력 있는 가격을 통해 의료진과 환자에게 처방 이환을 납득시키지 않겠느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여기에 SUSTAIN-7에서 입증된 트루리시티 대비 혈당·체중 조절 우위를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설 것으로 풀이된다. 고용량 기준 체중 감량 효과가 2배 이상 차이난다는 점은 비만을 동반한 국내 당뇨 시장에서는 무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릴리가 가진 두 번째 상대와의 경쟁도 기다리고 있다. 비만 치료제로 출시됐지만 투트랙으로 비만을 노리고 있는 '마운자로'(터제파타이드)다. 릴리는 이미 지난 8월 말엽 국내에서 당뇨와 비만 적응증을 가진 채 출시됐다. 당뇨병 적응증에 대해 혁신신약으로 급여 등재를 추진 중이다. 다만 급여화의 첫 걸음인 약평위 상정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다.

마운자로는 오젬픽과의 직접 비교 연구에서 우위를 입증한 바 있다. 릴리가 공개한 SURPASS-2 연구의 주요 내용을 보면 마운자로는 오젬픽 대비 당화혈색소를 추가로 0.2~0.5%p 줄였다. 체중은 최대 5.5kg 더 감소했다. 비만 환자 대상 SURMOUNT-5 연구에서도 72주 시점 체중 감소율이 마운자로 20.2%, 위고비(오젬픽의 비만 버전) 13.7%로 약 1.5배 차이가 났다.

결국 당뇨 치료제로 옮긴 노보와 릴리의 당뇨 치료제 경쟁은 임상적으로 꾸준히 사용되던 트루리시티, 심혈관·신장 보호 효과와 체중 감량 우위를 내세운 오젬픽, 차별화된 기전과 강력한 혈당·체중 조절 효과를  앞세운 마운자로의 3파전을 예고하고 있는 셈이다. 노보가 강조한 심장 효과 등은 이 사이에서의 차별점으로 작용한다.

비만 시장에서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맞붙은 데 이어 당뇨 시장에서도 노보 노디스크와 릴리의 정면충돌이 예고된 가운데 오젬픽이 급여권에 먼저 진입해 트루리시티 시장을 잠식할지, 마운자로가 트루리시티의 자리를 이어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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