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피,GSK, 릴리, '그랩바디-B' 플랫폼 활용 모달리티 치료제 개발
다양한 적응증, 모달리티 적용 파이프라인 개발 추진

에이비엘바이오의 뇌혈관장벽(Blood-Brain Barrier, BBB) 셔틀 플랫폼 '그랩바디-B(Grabody-B)'를 향한 글로벌 빅파마들의 러브콜이 기술이전 및 공동 개발로 이어지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12일 미국 일라이 릴리와 신약 개발을 위한 그랩바디(Grabody) 플랫폼 기술이전 및 공동 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그랩바디는 회사가 난치 질환들을 치료하기 위해 개발한 이중항체 플랫폼으로, BBB 셔틀 기반 이중항체 플랫폼 그랩바디-B와 4-1BB 기반 이중항체 플랫폼 ‘그랩바디-T’가 있다. 그랩바디-B는 CNS 질환 치료제로, 그랩바디-T는 종양을 타깃으로 하는 면역항암제 개발에 활용될 수 있다. 

이 중 이번 릴리와 계약은 그랩바디-B와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다. 에이비엘바이오는 계약금으로 4000만 달러(약 585억원)을 수령할 예정이며, 관련 플랫폼이 적용된 파이프라인의 개발, 허가 및 상업화 마일스톤 등으로 최대 25억6200만달러(약 3조7487억원)까지 수령할 자격을 확보했다. 더불어 제품 순매출에 따른 단계별 로열티도 지급받는다.

 

사노피-GSK도 주목한 '그랩바디-B', 얼마나 유망한 기술이길래?

그랩바디 기술 설명 / 출처=에이비엘바이오 웹사이트
그랩바디 기술 설명 / 출처=에이비엘바이오 웹사이트

CNS 질환은 약물이 얼마나 BBB를 잘 통과해 작용할 수 있는 지가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BBB는 유해한 물질과 인자가 뇌로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는데, 치료제 흡수도 함께 차단돼 약효가 감소한다는 문제가 있다.

이에 자사 물질과 결합해 BBB 통과율을 증가시켜줄 수 있는 플랫폼에 대한 글로벌 빅파마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가 개발한 그랩바디-B는 ①IGF1R(Insulin-like Growth Factor-1 Receptor) 결합 부위와 ②퇴행성뇌질환 타깃 항체로 구성된 플랫폼으로, 의약품을 뇌혈관 내피를 통해 수용체 매개 경로로 유입될 수 있도록 하는 분자 셔틀 역할을 한다. 기존 사용돼 왔던 트랜스페린 수용체 셔틀 대비 CNS 신호 교란, 안전성 문제 등 부담을 줄이는 설계가 특징으로 꼽힌다. 회사는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 뇌전이 종양, 리소좀 축적질환 등 주요 CNS 질환에 적용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그랩바디-B’를 개발해왔다.    

일라이 릴리에 앞서 그랩바디-B에 관심을 보인 글로벌 제약사로는 사노피와 GSK가 있다. 

사노피는 지난 2022년 1월 11일 자사 'α-시누클레인' 타깃 치료항체에 그랩바디-B를 결합한 이중항체의 글로벌 공동연구, 전세계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7500만 달러, 마일스톤 포함 최대 9억8500만 달러 규모를 수령할 수 있는 권리 계약이다.  

사노피는 해당 파이프라인을 파킨슨병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으며, 지난 9월에는 미국에서 진행한 1상 임상의 안전성 및 내약성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현재 2상에 진입해 연구를 진행 중이다.

GSK도 그랩바디-B를 자사 퇴행성뇌질환 치료 파이프라인에 적용하기 위해 에이비엘바이오와 지난 4월 7일 기술이전 및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이 계약에서 GSK는 siRNA(small interfering RNA), ASO(Antisense Oligonucleotide) 등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Oligonucleotide) 또는 폴리뉴클레오타이드(Polynucleotide), 항체(Antibody) 등의 다양한 모달리티(Modality)를 활용해 글랩바디-B를 적용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관심은 계약 조건으로도 이어졌는데, 계약금 3850만 파운드(약 739억원)을 포함해 마일스톤 달성 시 최대 7710만 파운드(약 1480억원)까지 수령할 수 있는 빅딜이 체결됐다. 

 

CNS 강자 릴리, 그랩바디-B로 또 한번 도약 나서나

릴리는 CNS 질환 혁신 신약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대표 품목으로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키순라(성분 도나네맙)'을 포함해, 편두통 치료제 '앰겔러티(성분 칼카네주맙)', 조현병 치료제 '자이프렉사(성분 올란자핀)' 등이 있다.

더불어 현재 차세대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는 항아밀로이드 항체 렘테르네투그(Remternetug)가 3상을 진행중이며, 근위축성 측삭경화증 치료 신약후보물질 ‘QRL-204’, ‘ATLX-1282’ 등의 초기 임상도 진행 또는 진입 중에 있다. 

향후 에이비엘바이오의 그랩바디-B가 릴리의 CNS 신약 파이프라인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며, 글로벌 학회 등에서 순차적으로 소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랩바디-B 활용 모달리티, 적응증 확장 목표 

이상훈 ABL바이오 대표. 사진=에이비엘바이오.
이상훈 ABL바이오 대표. 사진=에이비엘바이오.

에이비엘바이오은 그랩바디-B를 통한 다양한 모달리티와 더불어 다양한 적응증에 확장하겠다는 입장이다. RNA를 타깃한 파이프라인 뿐만 아니라, CNS를 벗어난 적응증 영역에도 그랩바디를 적용하는 시도를 지속하겠다는 것이다. 

이상훈 대표는 "이번 기술이전 계약은 그랩바디 플랫폼의 사업화 잠재력을 재확인함과 동시에 그랩바디 플랫폼 적용 가능 모달리티의 확장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라며 "현재 그랩바디의 위상은 매우 높은 상황이다. 이러한 흐름을 살려 에이비엘바이오는 그랩바디의 적응증을 비만과 근육 질환을 포함한 미충족 의료 수요가 큰 분야로 확장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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