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억 투자로 생산·연구 인프라 확충
퍼스트제네릭·개량신약으로 성장 가속

 

[끝까지HIT15호] "작지만 좋은 회사, 삼익제약을 자랑하고 싶습니다."

권영이 삼익제약 대표는 인터뷰 내내 자신이 몸담은 회사를 소개할 때 유독 목소리에 힘을 줬다. 단순히 매출 규모나 외형 성장만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사람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창업주의 철학과 이를 지켜내는 회사의 분위기를 강조했다.

권 대표가 삼익제약과 인연을 맺게 된 건 한국의약품시험연구원으로 일할 때였다. 여러 제약사의 과제를 수행하며 이세영 회장을 비롯한 제약계 인사들과 접촉했고, 과제가 성공하거나 실패할 때마다 분석을 함께하면서 자연스럽게 인연이 시작됐다.

그러던 어느 날 이세영 회장이 '함께 일 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건넸고, 권 대표는 흔쾌히 삼익제약에 합류하기로 결심했다. '사람을 가장 중요한 자산으로 생각한다'는 이 회장의 경영 철학이 권 대표의 마음을 훔쳤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말을 지금까지 실천하고 있다고.

권 대표는 이 회장의 철학을 존경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기업의 규모가 곧 우수성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오히려 작지만 사람을 중심에 둔 경영, 준법과 정도를 지키는 기업이 더 강하다고 믿는다." 

그런 작지만 좋은 회사인 삼익제약이 창립 52년 만에 기업공개를 앞두고 있다. 오랜 내공을 코스닥 무대에 드러낼 때가 된 것이다. 상장을 통해 유입되는 투자금은 부평공장 증축, 노후 제조시설 리노베이션 및 연구소 확장에 사용할 예정이다. 권 대표를 만나 삼익제약에 대한 A부터 Z까지를 들었다.
 

삼익제약이 52년이나 된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도 많은데, 어떤 회사인가요.

'삼익'이라는 이름에는 하늘, 땅, 사람이라는 우주의 3요소를 제약으로 이롭게 한다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창업주 이세영 회장님께서 1973년 회사를 세우신 이후 올해로 52년을 맞았어요. 초창기에는 어린이 면역증강제 '키디'가 대표 품목이었습니다.

특히 키디는 1994년 서울 정도600년을 기념해 타임캡슐에 넣을 600가지 문물 중 어린이 의약품으로는 유일하게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2000년대 들어 의약분업 이후 전문의약품 제조사로 전환해 현재는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치료제 등 노인성 질환 치료제를 주로 생산·판매하고 있습니다.

 

삼익제약도 2세 경영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각자대표를 맡고 계시는데, 어떻게 합류하셨나요.

현재 삼익제약은 창업주인 이세영 회장님 장남인 이충환 대표와 제가 각자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재무 등 회사운영 전반은 이 대표님이, 저는 연구개발 및 기술분야를 담당하고 있죠.

저는 숙명여대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석·박사 학위를 받은 뒤 서울의대 연구교수, 신약벤처, 식약처 연구기획조정실, 우석대 약대 교수, 한국의약품시험연구원 임상본부장 등을 거쳤습니다.

2017년 삼익제약에 합류해 이제 9년째고요. 회사의 경영 철학을 한마디로 말하면 '사람'입니다. 모든 일은 사람이 하는 거잖아요.

직원 개개인이 자부심을 갖고 행복하게 일하면 회사도 성장하고, 성장의 결과는 다시 직원들에게 돌아옵니다. 저는 직원들에게 '내가 행복한 직장을 만들라. 내가 직장에서 행복하기 위한 아이디어는 언제나 환영한다'고 합니다.
 

행복한 직원들이 다니는 회사, 좋은데요. 그 기운을 받아 회사도 성장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2023년 매출 512억 원, 2024년 559억 원, 올해 1분기만 140억 원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순환기 제품으로 고혈압치료제인 로살탄 단일제 및 복합제 시리즈, 올메사르탄 단일제와 복합제 시리즈, 발사르탄 복합제 시리즈 등이 있고 고지혈증치료제로 로수바스타틴 시리즈가 있습니다.

또 피타바스타틴과 에제티닙 복합제 퍼스트제네릭의 생동성을 입증해 2027년 시판을 앞두고 있습니다. 개량신약인 포르자듀오 및 피오시타를 개발해 품목허가를 받은 후 상급종합병원에서 처방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과립타입의 일반의약품으로 양한방 복합제인 감기약 '마파람'과 '마파람쿨'이 있고, 국내 멀미약 판매 1위인 '노보민' '소보민'도 회사 매출 성장을 견인하고 있습니다.

 

최근 IPO를 추진하셨어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회사 매출과 영업이익은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고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어요. 이번 상장을 통해 유입되는 투자금은 부평공장 증축, 노후 제조시설 리노베이션 및 연구소 확장에 사용할 예정입니다.

또 장기지속형 주사제 개발에 동력을 추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코스닥 상장 후 원주에 제2공장 신축도 예정하고 있습니다.
 

계획에 대해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세요.

회사에 유입되는 자금은 약 170억 원으로 부평공장 별관 신축에 80억 원, 생산설비 증설에 20억 원, R&D에 40~50억 원 그 외는 운영자금으로 투입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원주 제2공장에 대한 개념설계는 완성된 상태에요. 대량생산 품목의 이전 생산과 장기지속형 주사제 생산을 위해 인프라를 확장할 계획입니다.
 

흑자 행진에도 직상장이 아닌 스팩 합병 상장을 택하신 이유가 있나요.

저희는 경쟁력과 성장기반을 보유하고 있어 일반상장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만, 2022~2024년 고금리 상황과 이에 따른 기업실적 악화, 정치적 불안정 등 전반적인 주식시장 투자 심리 위축 기조가 올해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스팩 합병 방식은 상대적으로 신속한 상장 추진과 상장실패 리스크가 낮다는 점을 고려한 전략적 결정입니다. 코스닥 입성 이후 생산역량과 R&D 투자를 확대하여 성장을 더욱 가속화할 계획이에요.
 

삼익제약의 파이프라인과 R&D 전략에 대해 여쭤볼게요. 앞서 순환기·당뇨병 치료제 말씀하셨는데, 만성질환 파이프라인에서 경쟁력은 무엇일까요.

의약분업이 시작된 2000년부터 전문의약품 제조사로 전환한 이후, 순환기 및 당뇨병치료제를 개발해 주품목으로 출시하고 있습니다.

고혈압치료제인 세자르정 시리즈는 단일제 및 복합제로 처방되고 있는데, 국내 로사르탄 시장에서 매출규모 2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저희 경쟁력은 철저한 GMP 준수와 고품질 의약품 생산을 위한 품질 정도경영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어요.
 

퍼스트제네릭 개발 및 복합제 개량신약 등 고부가가치 제품 전략은 어떻게 되나요.

퍼스트제네릭으로 위염치료제 보노프라잔 및 고지혈증 복합제 피타바스타틴+에제티닙 제제의 생물학적동등성시험에서 동등성을 확보했고 품목허가를 위한 자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당뇨병치료제 피오글리타존+시타글립틴 복합제는 개량신약으로 허가받아 이미 출시됐습니다. 현재 8개 주요 상급종합병원에서 처방을 시작했고 연내 20개 상급종병의 DC 상정을 준비해 추가적인 처방확대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장기지속형 주사제 플랫폼 사업도 준비 중으로 알고 있습니다.

독자적인 약물전달기술인 Unisphero 플랫폼 기술을 확보했고 류마티스치료제와 비만치료제를 장기지속형으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고분자 matrix를 이용한 유용한 다른 아이템에 대한 아이디어도 보유하고 있어 연내 또는 늦어도 내년 초에는 후속 특허가 등록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 새로운 특허 출원도 계획하고 있어요. 특허등록이 되고 in vivo시험에서 바람직한 결과가 도출되면 임상시험에 진입하게 되는데, 그때 공시할 예정입니다.

 

OTC 브랜드도 강화 및 확장할 계획이신가요.

마파람, 마파람쿨, 소보민, 노보민, 키디는 모두 직접 복용해 효과를 본 소비자들의 입소문으로 더 많이 소비되고 있는 일반의약품들입니다. 블로그나 유튜브를 이용한 노출 광고도 하지만 광고보다는 입소문으로 알려지는 속도가 더 빠른 것으로 파악하고 있어요.

특히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매니아들이 있어 매니아 층을 보다 두텁게 할 수 있는 전략을 고민 중에 있습니다.
 

삼익제약은 '보수적 재무운영'을 강점으로 꼽고 있습니다. 안정성과 성장성 사이에서 어떤 균형점을 추구하시나요.

현재 제약산업은 대내외적으로 매우 어려운 환경입니다. 고환율, 원자재 가격 상승, 인건비 증가, 규제 수준 고도화에 따른 시스템 구축 비용, 지속적인 R&D 투자비용 그리고 보험급여가의 하락은 회사 운영에 많은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성장만을 추구하다 보면 재무적인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단기간의 캐시카우를 만들면서 중장기적으로 혁신 제품을 개발하는 방향으로 균형을 맞추고자 합니다.
 

2029년 매출 800억원, 영업이익 6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핵심 성장 동력은 무엇일까요.

물론 회사의 강점인 퍼스트제네릭과 개량신약 개발로 시장을 확대하는 것입니다. 보수적으로 예측해도 5년 내에 1000억 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또한 몽골 및 아시아 지역의 수출 활성화 방안도 모색하고 있습니다.
 

IPO 이후 투자자·소비자·직원들에게 어떤 회사로 각인되고 싶으신가요.

기업이념이 '질병으로부터 인간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불멸의 기업상을 이 세상에 남기는 것'입니다. 창업주의 이념에 따라 삼익제약은 정도경영으로 우리 사회 존경의 대상으로 기억될 수 있는 기업이 될 거라고 믿습니다.
 

끝으로, 제약산업의 성장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정책적 지원이나 제도 개선 과제가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최근 몇 년간 정부연구개발비의 지원이 바이오와 신약에 치중돼 있습니다.

개량신약이나 퍼스트제네릭 의약품 연구는 향후 신약개발을 위한 기술 축적이며 실질적으로 시장에 랜딩하여 성공확률이 높은 품목이므로 이들에 대한 연구비 확대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올드 드럭은 주성분 원료의약품 가격보다는 규제 고도화에 따른 불순물관리, DI(데이터 완전성), 공정관리 등에 투입되는 인건비 상승 및 시스템 구축에 투자되는 비용 등 현실적으로 제조원가 대비 약가의 밸런스가 맞지 않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올드 드럭의 보험급여 현실화 방안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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