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트스템 식약처 중앙약심 후반부 회의록에 나타난 '대조군' 논란

네이처셀은 16일 기업설명회를 통해 미국 진출 계획을 예고한 가운데, 임상전문가들이 퇴행성 관절염 치료제 '조인트스템' 관련 식품의약품안전처 중앙약사심의위원회 회의록 후반부를 주목하고 있다.

중앙약심위원들의 태도를 보면, 네이처셀이 FDA 허가 트랙에 승부수를 던진 배경을 추정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달 8일 식약처가 공개한 조인트스템 품목허가 관련 중앙약심 회의록 후반부에서는 '대조군'이란 단어가 수차례 등장한다.  

한 위원은 "3년 장기추적결과는 대조군 없이 수행돼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다른 위원은 "장기 추적 결과는 대조군 없이 시험약 투여 전후만 비교한 자료여서 시험약의 효과 정도를 판단하기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이는 네이처셀이 임상적 유의성을 보완하기 위해 제출한 '조인트스템 3년 추적 데이터'가 대조군 없이 이뤄진 open label 연구이기 때문에 시험약의 효과를 입증하기 어려운 것은 물론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중앙약심 회의록 후반부
중앙약심 회의록 후반부

그러나 임상전문가들은 약심 위원들의 발언은 윤리적으로 타당하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식약처 전 임상심사위원(의사)은 "임상시험에서 시험약의 안전성과 유효성이 확인된 이후 대조군 환자를 대상으로 위약 또는 효과가 떨어지는 약을 지속적으로 쓰게 되면 윤리적인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조군 환자들이 무릎 통증을 지속적으로 겪으면서 수술적 치료 등 다른 대안을 포기하고 계속해서 위약이나 진통제를 투여하라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며 "그런데도 약심위원들은 3년 동안 '대조군' 없이 후속 연구를 진행했다는 것을 근거로 효과 여부를 판단하고 있는데 이는 이해하기 어려운 발언"이라고 덧붙였다. 

또다른 임상전문가(의사)는 "통증에 관해서 6개월이란 임상 시험기간도 상당히 긴 편"이라며 "이후 추적 관찰을 대조군을 포함해서 3년 이상 진행하는 것은 윤리적 허용 수준을 넘었다. 때문에 미국 FDA는 통증 임상 시험 6개월 이후 이중맹검 없이 open label 연구를 진행하라고 권고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통증 뿐만이 아니라. 심장질환 당뇨 항암제 모두 추적 관찰에서 open label 연구를 진행하는 이유"라며 "더구나 조인트스템은 3상을 통해 통계적 유의성을 입증했다. 1차 유효성 평가 지표를 만족했는데도 대조군을 계속 가져간다는 것은 임상 3상을 포함한 전체 연구를 다시 진행하라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15일 히트뉴스 취재 결과,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식약처와 상반된 결정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네이처셀의 open label 형태로 진행한 조인트스템 5년 추적 데이터 평가 기준에 안전성 뿐 아니라  '임상 효능'을 추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처셀 관계자는 "식약처는 대조군이 없다는 이유로 자료 심사 자체를 하지 않았다"며 "그러나 미국 FDA는 추가 데이터 인정 기준으로 '임상 효능'을 포함시켰다"고 밝혔다. 

글로벌 빅파마 출신 임상전문가(보건위생학, 의사)는 "통증 임상에서는 현실적으로 대조군 없이 open labeling으로 후속 연구를 진행하는 것이 대부분"이라며 "FDA도 이같은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임상 3상을 통해 24주에 관찰된 효과가 5년간 지속되었는지 여부를 추적조사로 살펴볼 수 있다고 동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식약처는 애초에 약효가 없다고 판단했다. 대조군 없는 장기추적을 해봐야 그걸로 효과가 있는지 여부를 검토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며 "그러나 FDA는 임상 3상을 통해  '치료 효과가 있는 약'인지를 판단하고 후속 데이터로 '치료 효과가 5년간 유지될 수 있는 약'인지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약의 특징을 이해할 수 있는 데이터로 추적 관찰 자료를 평가하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상전문가들은 네이처셀이 미국으로 향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고 강조했다.

식약처 전 임상심사위원(의사)는 "중앙약심에서 대조군을 없다는 이유로 추적 관찰 데이터의 타당성을 논하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사례"라며 "이같은 지적은 사실상 대조군을 추가해 임상 3상을 다시 하라는 것이다. 네이처셀 입장에서는 합리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미국으로 향할 수 밖에 없다. 이는 필연적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네이처셀은 16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서울 중소기업중앙회 지하 1층 KBIZ홀에서 기업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설명회는 '조인트스템'을 포함한 줄기세포의 미국 시장 진출 계획을 설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주 정부들의 줄기세포 실용화 촉진 현황 △조인트스템의 임상·허가 추진 계획 △플로리다 주를 비롯한 자가줄기세포 치료 촉진 지역 대상 줄기세포 치료 실용화 추진 계획 △미국 바이오스타 캠퍼스 구축 현황 및 계획 △미국 FDA 만성통증 적응증 확대 추진 계획 △국내 조인트스템 허가 추진 방향 등이 다뤄질 예정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히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