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링거인겔하임, 1일 'EMPA-KIDNEY Kids' 3상 임상시험계획 승인
제2형당뇨병, 만성신장병 등 소아 대상 허가된 SGLT-2 억제제 전무

SGLT-2 계열 제2형당뇨병 치료제 자디앙(성분 엠파글리플로진)이 국내 소아청소년 만성 신장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첫 3상 임상시험에 돌입한다.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은 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만성 신장병이 있는 소아청소년 환자(2~17세)에서 엠파글리플로진 정제의 약동학, 안전성 및 유효성을 평가하기 위한 위약 대조 3상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연구명 EMPA-KIDNEY Kids).
이번 임상은 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전남대병원, 경북대병원 등 의료기관에서 오는 2029년 6월 25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참가자들은 6개월간 하루 한 번 자디앙 또는 위약을 복용한 뒤, 이어서 1년동안 하루 한 번 자디앙을 단독 섭취하게 된다. 연구의 1차 유효성평가변수는 1일차부터 6개월(24주)차까지의 소변 알부민-크레아티닌(UACR)의 변화와, 소변 포도당 변화로 설정됐다.
현재 자디앙은 10㎎ 제제에 한해 제2형당뇨병과 더불어 만성 심부전 및 신장병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동일 성분 제네릭은 보유하고 있지 않은 자디앙 10㎎ 만의 오리지널 적응증으로, 모두 성인을 대상으로 허가돼 있다.
경쟁 제품이었던 아스트라제네카의 '포시가(성분 다파글리플로진)' 또한 10mg 제제에 한해 이 세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었다. 다만, 2024년 포시가의 한국 시장 철수가 결정된 뒤 이들 적응증은 HK이노엔의 '다파엔'이 승계했다.
만성 신장병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신장이 손상되거나 기능 저하가 3개월 이상 지속되는 상태를 말한다. 주요 원인으로는 당뇨병, 고혈압, 만성사구체신염 등이 꼽힌다.
2022년 건강보험통계연보 기준, 국내에서 만성 신장병으로 진료받은 환자 수는 약 30만2000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혈압 727만명, 당뇨병 369만 명과 비교하면 규모는 상대적으로 적다. 학계에서는 만성 신장병 환자들이 고혈압, 당뇨을 동반하는 경우 해당 질환으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아 과소 집계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실제 환자는 더욱 많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자디앙을 제외하고 소아 적응증 확대를 위한 연구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자디앙이 적응증을 넓힐 경우 시장 기회가 예상되지만, 과거 소아청소년 당뇨병 임상 완료 후에도 국내 허가 확대가 추진되지 않았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 만성 신장병 적응증 역시 불투명하다.
베링거인겔하임은 지난 2018년 3월 미국에서 시작된 3상 임상 'DINAMO' 연구에서 10~18세 미만의 제2형 당뇨병 환자 중 △메트포르민 또는 인슐린을 복용 중인 환자 △메트포르민 중단 후 치료를 받고 있지 않은 환자를 대상으로 엠파글리플로진과 리나글립틴 간 안전성 및 유효성을 비교했다.
회사는 이를 토대로 2023년 미국에서 소아 당뇨병 적응증을 확보했지만, 국내에서는 허가로 연결되지 않았다. 아직 국내 허가 확대가 이뤄지지 않은 만큼, 이번 소아 신장병 임상 성과와 더불어 향후 적응증 확대의 물꼬를 틀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