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샤우팅카페서 김주희 학생 사건 다뤄
‘주희 3법’ 입법 촉구, 복지부 장관에 피해자 목소리 청취 요청

환자샤우팅카페는 환자 또는 환자가족이 자신의 고충·울분·피해를 마음껏 쏟아내고(shouting) 듣는 사람들이 함께 위로하며(healing) 해결을 위한 지혜를 모으는(solution) 보건의료 소통공간이다.
환자샤우팅카페는 환자 또는 환자가족이 자신의 고충·울분·피해를 마음껏 쏟아내고(shouting) 듣는 사람들이 함께 위로하며(healing) 해결을 위한 지혜를 모으는(solution) 보건의료 소통공간이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가 21일 서울 영등포 환자단체연합회 사무실에서 제26회 환자샤우팅카페를 개최했다. 이번 자리에서는 지난해 12월 기도삽관 재시도 중 심정지가 발생해 저산소성 뇌손상을 입은 김주희 학생 사건이 다뤄지며, 예방 가능한 환자안전사고의 심각성과 피해자 가족의 울분이 공유됐다.

8개월째 의식 없이 중환자실에 누워 있는 김주희 학생의 어머니 류선 씨는 "딸은 특수한 기도 구조가 기록에 명시돼 있는데 의료진이 이를 확인하지 않아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었다"며 "병원은 사고 이후에도 제대로 된 설명과 사과조차 하지 않고 전원만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 씨는 특히 "가해자는 침묵하고 국가는 제도가 없다는 이유로 외면하면서 피해자만 버려지고 있다"며 "상급종합병원의 협진 체계 강화와 중증장애 의료사고 피해자 보호 장치 마련을 국가가 책임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자문단으로 참여한 서울대병원 권용진 교수는 "환자의 기도 특이 구조가 이미 기록돼 있었지만 응급 상황에서 반영되지 않았고 반복된 재삽관 시도로 이어졌다"며 협진·정보 공유 시스템의 문제를 지적했다. 법무법인 제현 구영신 변호사도 "사고 원인이 분명히 드러났음에도 병원의 침묵과 무책임이 피해자의 고통을 키우고 있다"면서 제도적 보완을 강조했다.

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는 "이번 사건은 충분히 예방 가능했던 환자안전사고다. 의료사고 설명의무 법제화, 유감 표시의 증거능력 배제, 피해자 트라우마 지원체계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과 국회가 직접 피해자 목소리를 듣고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환자단체연합회는 이날 '주희 3법'을 공식 제안했다. 의료사고 발생 시 7일 이내 설명을 의무화하는 법안, 의료진의 유감표시를 민형사 소송에서 증거로 인정하지 않는 법안, 그리고 의료사고 트라우마센터 설치·운영을 의무화하는 법안이 그 내용이다. 단체는 이 3법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입법운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단체 측은 "의료사고 형사고소를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피해자와 가족의 울분을 해소하는 것"이라며 "정부가 피해자와 직접 만나 어려움을 듣고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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