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J.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필수 의약품의 안정적인 국내 공급망 확보를 위해 '전략적 의약원료 비축소(SAPIR)'를 핵심 원료의약품(API)으로 채우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13일(현지시각) 백악관에 따르면 이번 행정명령은 보건복지부 산하 준비대응 담당 차관보실(ASPR)에 국가 보건과 안보에 필수적인 약 26종의 의약품 목록을 작성하고, 해당 의약품 생산에 필요한 API를 수령·보관할 SAPIR 저장소를 마련하도록 지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ASPR은 이들 핵심 API를 6개월치 규모로 비축하되, 가능하면 국내에서 제조된 제품을 우선 확보하게 된다. 또한 2022년에 발표된 86개 필수 의약품 목록을 업데이트하고, 해당 품목에 대해서도 6개월치 API를 비축하는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공급망 회복력 강화를 위해 제2 SAPIR 저장소 설립 방안도 마련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필수 의약품의 국내 생산 능력 회복을 국가 안보 차원의 과제로 규정했다. 현재 미국 처방약에 사용되는 API의 약 10%만이 국내에서 생산되고 있어, 해외 공급망 차질에 취약하다는 것이다.

백악관은 바이든 행정부가 수십억 달러를 공급망 강화에 투입했음에도 국내 생산 확대나 SAPIR 비축에 뚜렷한 진전이 없었다고 비판했다. 특히 핵심 시작물질(KSM)과 API를 외국, 그중에서도 잠재적 적대국에 의존하는 구조는 필수 의약품 부족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았다.

백악관은 "API는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유통기한이 길어 비축 전략에 효과적"이라며 "이번 조치를 통해 국가 안보와 국민 건강을 지키는 기반을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